집값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고 있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빈집 쇼크'를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가격 고점이 높을수록 추락의 충격이 클 수밖에 없기에 현재의 집값 급등 현상이 더욱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를 필두로 ‘빈집 쇼크’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과연 어떻게 해야 빈집을 줄이고, 효율적 이용을 할 수 있을까?

출처=픽사베이.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출처=픽사베이.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저출산·노령화…일본식 ‘빈집 쇼크’ 경계해야 

빈집 쇼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15~2016년 무렵부터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전국 빈집 수는 106만9000가구로 사상 처음으로 100만가구를 넘어섰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국내 빈집 수가 2035년 148만가구, 2050년 302만가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발표하기도 했다.

빈집 쇼크를 가져올 원인으로 지목되는 저출산·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 추세도 별다른 반전이 없다. 이대로면 빈집 증가와 집값 급락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빈집 쇼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게 정부 및 사회 각층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리나라 인구는 2031년이 정점이 된다. 통계청이 예측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인구는 2031년 5296만명으로 꼭짓점이 되고 이후 가파르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2065년에는 인구 수가 4300만명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2029년부터는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지는 자연감소가 시작된다. 좀 더 구체적 전망치를 살펴보면 2015년 43만명이던 출생아가 2065년에는 26만명으로 줄어든다. 사망자는 2015년 28만명에서 2065년 74만명으로 증가한다. 고령인구 비율은 2026년 20%, 2037년 30%, 2058년은 40%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보다 먼저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에서는 이미 빈집 문제가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일본 인구는 2008년 1억2808만명에서 지난해 1억2616만명으로 줄었다. 반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약 30%에 달한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2019년 빈집은 약 849만 채로 전체 주택의 13.6%에 이른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1000만 채 이상을 ‘빈집’으로 분류했으며 10년 뒤에는 2000만 채가 넘을 전망이다. 골칫덩이가 된 빈집은 경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화재·붕괴 위험 등에 노출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또 빈집이 늘어나는 만큼 지방자치단체의 세수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출처 = 한국부동산원
출처 = 한국부동산원

마을텃밭·공부방·카페 등 활용방안 대두

우리에게도 찾아올지 모를 ‘빈집 쇼크’를 예방하고자 정부기관 및 지자체 등은 선제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부동산원은 인구구조 변화, 도심 공동화 등으로 증가하는 빈집에 대한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빈집 활용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국민 누구나 빈집을 리모델링 또는 철거해 마을텃밭,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거나 자율주택정비사업 등과 연계해 새로운 주택으로 정비하는 등 실현가능한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다. 빈집을 지역명소 등으로 활용하고 있는 실제 사례도 공모대상이 된다.

참가를 희망하는 개인 및 단체(지자체, 공공기관 등)는 오는 11월 12일까지 아이디어 기술서, 설계도, 영상 등을 온라인으로 제출하면 된다.

이에 앞서 창원시는 최근까지 ‘빈집 활용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해 시민 아이디어를 공모한 결과 접수된 93건의 아이디어 가운데 11건의 수상작을 선정하는 등 빈집 활용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공모전 심사 결과 대상 작품은 ‘우리 동네 집현전’이 선정됐다. 금상은 ‘작은 놀이터’와 마을 내 택배 보관시설 활용 방안이 각각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이어 ‘상상나래 소규모 청년 공작소’와 ‘신세대 마을 역사관’ 등이 은상, ‘실버카페로 재탄생’ ‘마을 유튜브 방송국’ 등이 장려상으로 뽑혔다.

대상인 우리 동네 집현전은 교육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자녀의 공부방 등 서민 대상 교육 시설로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작은 놀이터는 빈집을 평소 집에서 혼자 지내는 아동들이 모이는 도심 놀이터로 활용하자는 것이며, 마을 택배 보관시설 활용안은 1인 가구,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한 택배 보관 장소로 빈집을 활용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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