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NH투자증권출처

지난 한해 동안 주택시장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그렇다면 올해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어떠한 흐름을 보일까.

일단 지난해와 같은 상승세는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2015년에 이어 경제성장률 전망이 불투명하고, 소득과 고용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1,200조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부동산시장의 지속적인 회복세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2016년 2월부터 정부가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비거치식 원금분할상환제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총부채상환부담평가와 스트레스 금리까지 적용되면 부동산 수요시장과 구매심리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금리 인상도 불가피하다. 지난 연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을 예고하기는 했지만,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다. 이미 지난 해 8월부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오르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른 대출 상환 부담에 수요심리가 냉각될 우려가 있다.

또 2016년 상반기까지 밀어내기식 분양공급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015년에 비해서는 주택 공급량이 줄어들 전망이지만 과잉공급 지역이 늘어날 전망이다. 2016년부터 입주가 본격화되는 지방도시를 시작으로 수급불균형과 가격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난해 시장을 살펴보면,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내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가 늘었다. 거래도 증가했다. 지난해 11월까지 전국 주택 누적 거래량은 110만 6000여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거래와 함께 주택 가격도 상승했다. 전국 주택 가격은 11월 말까지 평균 4.2%(KB국민은행 주택가격지수 기준) 상승해 2014년 연간 상승률보다 2배나 높았다. 주택 공급량 역시 급증했다.
10월 기준 주택 인허가 실적은 60만여 가구로 전년동기대비 52.3% 늘었고, 연간 공급된 새 아파트 분양 물량은 50만 가구에 육박했다.

상가나 소형빌딩 같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관심도 지속됐다. 자산 재분배나 노후준비를 위해 임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국적으로는 2017년부터 아파트 입주물량이 상당량 늘어날 예정이다.

종합해보면 불안한 거시경제 전망과 급증한 가계부채가 부동산 시장의 회복 모멘텀을 낮추고, 대출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부담이 수요심리를 냉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주택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이 급증한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 관망세가 나타나면서 거래 감소와 가격 약보합세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2016년 주택시장은 거래량과 가격변동폭, 공급량이 일제히 둔화될 전망이다. 물론 급격한 침체나 냉각보다는 점진적으로 완만한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이미 예고된 악재인데다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완급조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견조(堅調)한 흐름을 보이면서 주택시장의 급랭 우려를 완화시킬 전망이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전세난이 극심해졌고 2016년에도 새 아파트 입주량이 부족한 편이다. 재건축 사업에 따른 주택 멸실도 이어지고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서 실수요 중심의 주택 거래와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방은 광역도시와 인접 소도시에서 지난 연말부터 거래 둔화와 가격 조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 아파트 입주가 진행되는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나고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늘어날 전망이다.

신규 분양시장보다는 기존 재고주택시장의 조정 가능성이 높다. 전국적으로 공급과잉 우려가 커졌지만 서울과 신도시, 광역도시를 중심으로 입지가 양호한 유망 재건축 분양 물량이 대기 중이고 1순위 청약통장을 사용하려는 투자자가 아직 많다.

올해 2월 시행을 앞둔 가계부채대책에서도 집단대출 규제가 제외돼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새 아파트 입주량이 늘어나는 곳을 중심으로 기존 재고 주택의 수요 감소와 거래 둔화가 먼저 나타날 전망이다.

물론 주택시장의 수요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 분양시장에서도 유망단지 외에는 미분양이 늘고 계약률이 하락할 수 있다. 집단대출 이자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입지와 분양가격 등 투자가치를 따져본 후 신중하게 청약에 나서야 한다.

한편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조정 양상을 보이게 되면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상가와 토지 거래를 위한 대출규제가 강화됐고, 점진적인 금리인상으로 유동성이 이탈하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동반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2016년 부동산시장은 수도권 지역과 다르게 지방 주택시장이 둔화되면서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따라서 수요자들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의 변화를 잠시 지켜보면서 투자전략을 재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전세난과 주택 공급량 증가에 따라 서울과 지방 주택시장이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 전망도 중요하다. 2016년에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경제와 금융정책, 공급과잉 변수들이 일시적인 변화가 아니라 한동안 지속될 흐름이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WM리서치부 김규정 부동산 연구위원은 "점진적인 금리인상에 대응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출전략을 세우고 장기적인 수요시장의 변화에 맞춰 부동산자산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수요시장의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주택다운사이징이나 부동산 자산재분배를 계획하고 있는 중장년층의 경우에는 효율적인 매각전략을 먼저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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