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사장님은 며칠 전 세무서로부터 한 통의 우편물을 받았다. 제목은 '증권거래세 과세자료 소명 안내문'이었다. 일단 제목부터 낯설어 박사장님은 평소 알고 지내던 김세무사에게 문의를 했다. 김세무사가 내용을 보니, 2013년에 박사장님이 갖고 있던 시가 6억 원 상당의 상장주식을 장외에서 배우자에게 대체 거래한 건에 대해 세금을 제대로 신고했는지 소명을 하라는 것이었다. 과연 박사장님은 어떻게 소명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대가를 받고 주식을 넘겼다면, 양도에 해당

최근 국세청에서는 주식을 타인 계좌로 대체하거나 현물 출고한 고객을 대상으로 소명 안내문을 발송하고 있다. 2013년부터 증권거래세법이 개정돼 금융투자업자는 증권계좌를 통해 고객이 주권 등을 양도한 경우 해당 거래의 증권계좌 간 이체내역 등을 이체한 날이 속하는 분기의 말일부터 2개월 이내에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해야 국세청에서는 증권회사로부터 수집한 자료를 통해 각종 세금 신고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소명 안내문을 발송한다.

비상장주식 또는 상장주식을 장외에서 대가를 받고 넘긴 경우는 양도거래에 해당한다. 이 경우 양도자는 당해 주식을 양도한 날이 속한 분기 종료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양도소득세 및 증권거래세를 신고 납부해야 한다.

타인에게 진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주식을 대체한 경우도 양도거래에 해당된다. 이 경우는 주식으로 대물변제한 것이므로 채무자 입장에서는 두 가지의 세금이슈가 발생한다. ① 양도가액(변제액)과 취득가액 차이 즉, 양도차익에 해당하는 양도소득세와 ② 양도가액에 대한 증권거래세를 내야 한다.

양도소득세율은 중소기업 주식의 경우에는 11%, 그 외는 22%이며, 증권거래세율은 양도가액의 0.5%이다. 대물변제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채권채무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계약서, 금융증빙자료 등이 필요하다.


양도소득세를 신고하기 위해서는 당해 주식의 양도가액 및 취득가액을 확인할 수 있는 위탁계좌 거래내역, 취득계약서 등도 준비해야 한다. 소명안내문이 나와 뒤늦게 기한 후 신고하는 경우에는 신고 및 납부 불성실에 따른 가산세까지 부담해야 한다.

대가를 받지 않은 경우, 증여 또는 명의신탁에 해당

그러나 고객들의 대부분은 본인이 갖고 있던 주식을 가족에게 넘기고, 별도의 대가를 받지 않았다. 대가를 받지 않은 경우에는 양도거래에 해당되지 않는다. 증여 아니면 명의신탁에 해당되는 것이다.

박사장님처럼 배우자 또는 자녀에게 증여할 목적으로 대가를 받지 않고 주식을 이체한 경우에는 증여거래에 해당된다. 증여재산공제 한도만큼은 증여세 부담이 없고, 증권거래세도 해당되지 않으므로 증여재산공제를 최대한 활용해 소명하는 것이 좋다. 이 경우 유의할 점은 증여자의 주식취득 자금원천에 대한 소명도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우자는 10년간 6억 원, 성인 자녀는 5천만 원, 미성년 자녀는 2천만 원까지 증여세가 없다.

단, 주식을 대체한 후 증여세 신고기한(대체일이 속한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 이내 다시 박사장님 계좌로 대체한 경우라면, 당초 증여를 취소한 것이 돼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이 된다.

 

양도 또는 증여가 아니라면, 명의신탁에 해당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해서 가족 등 지인 계좌로 주식을 넘긴 경우라면, 국세청에서는 주식 명의신탁 증여의제로 볼 가능성이 많다. 명의신탁 증여세 과세를 하려면 조세회피 목적이 있어야 하므로, 납세자 입장에서는 조세회피 목적이 없음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다만, 조세회피 목적이 없음을 입증하는 것이 쉬운 문제가 아니므로 전문가의 상담을 꼭 받는 것이 좋다.

조세회피 목적이 없는 명의신탁 주식임을 소명하여 명의자였던 배우자에게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도록 하고, 다시 원래의 소유자에게로 이체한 주식은 명의신탁 해지 즉, 원래 자신의 주식을 찾아온 것에 해당하므로 세금 부과 대상이 아니다.

NH투자증권 Portfolio솔루션부 김인숙 세무사는 "이처럼 주식을 타인 명의로 대체하는 경우, 여러 가지 복잡한 세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그러므로 주식을 넘길 때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입증할 수 있는 금융증빙 등을 미리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현명한 대처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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