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KB투자증권

8월 들어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됐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북한은 지난 29일 새벽 기습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군사적 도발을 이어갔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 준비도 완료한 것으로 알려져 9월9일 북한의 정권 수립일에 맞춰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증시는 전일 장중 1% 넘게 하락했으며, 원화의 일중변동성도 높아진 모습을 보였다.

KOSPI지수는 기술적 반등 이후 강한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다. 잭슨홀 미팅은 소문난 잔치에 불과했다. 옐런의장은 이번 회의를 통해 자산축소 시기를 구체화하기보다 금융안정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다행스러운 점은 글로벌 경기 회복이 신흥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연초 이후 중국(H지수), 인도, 브라질 등 대표적인 신흥국 증시의 상승률은 +20%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회복의 개선 강도가 큰 동유럽 국가의 통화절상률은 15%를 넘어서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견고함을 보이고 있다’는 언급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경제가 10년만에 동반성장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는 지표는 산업금속 가격이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원자재 가격은 수퍼사이클에 진입했던 경험이 있다. 중국의 고성장에 힘입어 2004~06년 산업금속 가격은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금의 가격회복은 글로벌 경기회복과 중국의 공급과잉 노력이 더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작년부터 노후 설비를 감축하고 있으며, 슝안신구 개발 프로젝트 등 인프라 투자를 통해 수요를 지지해주고 있다. 호주달러, 남아공의 랜드화 등 자원부국 통화가 연초 이후 강세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이같이 증시의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시장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게다가 9월은 美 예산안 통과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KB투자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이번 시장의 조정이 자산시장의 붕괴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잘 쉬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 관점에서 본다면 가치주 영역에 속해 있는 자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에서 촉발된 밸류에이션 논란은 위험자산 랠리의 부담요인이다. 선진국, 신흥국 증시는 과거와 비교하더라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다.

주목할 국가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이다. 그 중 상해종합증시는 1년 8개월만에 3,300pt를 돌파했다. 특별한 재료가 나온 것은 아니다. 중국은 소득증가와 도시화 진행으로 내수시장이 팽창하고 있으며, 산업수준은 고도화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구조조정의 효과가 가시화되며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동반되고 있다.

오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을 둘러싼 무역전쟁 관련 노이즈가 있는 점은 부담이지만 실적 개선을 동반한 신흥국으로의 확산에 무게중심을 둔다면 관심권에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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