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국내 상륙 2달째
국내 음원 지원은 아직 미흡... 월 1만 원 요금제는 '갸우뚱'
IT 돋보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2월 2일부터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포티파이는 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뛰어난 사용자 맞춤 음원 추천 기능,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무료 이용자를 위한 요금제 등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국내 서비스 시작 전부터 우회적인 방법으로 스포티파이를 사용하고 있던 국내 사용자도 적지 않은 편이였다.

 그러나 스포티파이의 한국 서비스가 정식으로 시작되자 다른 국가와 달리 한국에서만 무료 요금제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과 국내 음원의 수가 타 서비스에 비해 빈약한 편임이 확인되었다. 지난 1일에는 국내 최대 음원 유통사인 카카오엔터와 라이센스 계약 분쟁이 일어 며칠 간 아이유를 비롯한 국내 유명 가수의 노래를 스포티파이에서 들을 수 없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서비스 초기부터 지적되는 단점이 적지 않음에도 많은 음악 매니아들이 스포티파이에 열광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래서 직접 스포티파이를 사용해보기로 했다.

 

  • 질이 좋으면서 양도 풍부한 음원 추천
스포티파이가 추천해주는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스포티파이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음원 추천은 한국 서비스에서도 여전했다.

 풍부한 기존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평소 듣는 곡에 따라 인공지능이 추천하는 플레이리스트가 서비스 메인에 나타난다. 기준도 다양하고 매일 플레이리스트가 새로 갱신되기 때문에 처음 며칠간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과 아티스트를 찾아서 듣다 보면 그 이후부터는 ‘내가 좋아할 것 같은’ 음원을 굳이 찾아서 듣지 않아도 된다.

 

  • 깔끔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스포티파이 어플의 직관적인 UI는 오직 음악 감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단의 탭은 ‘홈’, ‘검색하기’, ‘내 라이브러리’로 단순화되어 있고 각 탭의 역할 역시 명확했다. 음악 재생 화면도 불필요한 요소들을 덜어내어 한눈에 필요한 기능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아무리 뛰어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그 본질은 ‘음원’이지 ‘서비스’가 아님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였다.

 

  • 카카오엔터와의 분쟁이 해결되었지만 여전히 한국 음원은 부족
스포티파이에서 제공하는 김광석 플레이리스트, 대부분의 음원이 제공되지 않고 있다.
스포티파이에서 제공하는 김광석 플레이리스트, 대부분의 음원이 제공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음악을 많이 듣는 사용자라면 스포티파이는 시기 상조다. 카카오엔터와의 라이센스 계약 분쟁이 해결되어 아이유를 비롯한 국내 유명 가수의 노래가 다시 제공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른 곡은 저작권 계약이 미처 끝나지 않아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상당수 곡의 제목이 제대로 번역되지 않아 영문 표기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체리필터의 오리날다는 flying duck, 낭만고양이는 Sweet Little Kitty 같은 식이다. 한국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달 여가 지났지만 곡 정보의 가장 기본인 제목조차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점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스포티파이를 사용해보고 느낀 점은 ‘좋다. 그런데 아직이다.’였다. 서비스 자체의 완성도는 전 세계의 수많은 사용자에게서 검증된 만큼 매우 탄탄하다. 음원 추천 기능도 사용자의 취향에 맞추어 제대로 작동하고 있으며 깔끔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복잡한 조작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오직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한국 사용자로서 국내 노래 지원이 미흡한 점은 매우 큰 단점으로 다가왔다. 스포티파이의 뛰어난 음원 추천 기능으로 내 취향에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제공받는다 한들 중간중간에 미지원 음원이 섞여있어 ‘구멍이 뚫린’ 상황은 쉽게 납득가지 않는다.

 향후 국내 노래가 더 풍부하게 제공되고 곡 제목이 한국어로 제대로 제공되어 사용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수준이 된다면 스포티파이가 국내에서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의 스포티파이 음원 제공 폭으로는 쉽사리 월 1만 원을 지불하기 어렵다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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