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과 단 한마디 상의가 없었습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이 사전에 주민들에게 최소한 내용을 설명하고 의견을 구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입니다. 주민들의 재산권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인데, LH와 국토교통부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결정했습니다"

"계획만 발표되고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해당 지역 주민들도 많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 4월14일 발표한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의 2차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강북구 미아역 동측 역세권 주민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계획 발표에 당혹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도사업중 역세권의 경우 역 반경 350m 이내에 포함된 지역으로 5000㎡ 이상이면서 구역 내 20년 이상 경과한 건축물이 60% 이상인 곳이 선정 대상이다. 

일부 주민들은 양호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생활여건이 낙후돼 도심공공복합사업의 역세권개발을 통한 고밀활용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입장에 공감을 하면서도 공공 주도 방식의 개발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민간 주도의 조합 진행 방식이 아니라 정부 주도로 진행되는 첫 사업인 만큼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지 우려의  시각이 많다.

서울특별시 강북구 미아역 부근 빌라 단지

 

서울특별시 강북구 미아역 부근 빌라 단지. 국토교통부는 이 지역 건물노후도가 70%라고 밝혔다.

 

■ "우리도 뉴스 보고 알았다…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사안

4월14일 발표된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의 2차 선도사업에 대해 해당 부서인 강북구청 주택과와 도시계획과 직원들은 "저희들도 뉴스 발표 내용을 알았다"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주택과의 한 직원은 "저희들은 이번 설명회 진행과 관련된 내용을 담당하고 있다"며 "향후 추진 계획은 LH에 직접 문의를 해야 하고 앞으로 관련 내용은 저희들보다 도시계획과에 문의하시는 게 낫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사업 후보지를 건의한 것이 해당 지자체 아니냐고 되묻자 그 때서야 "해당 지역 세대수와 노후도 등 기초 자료 등을 제공했다"고 일부 내용을 시인했다.

 

■ 형식적인 사업설명회…구체적인 내용 설명 하지 않아

LH와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29일 오후 2시 강북구 문화예술회관에서 강북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2차 선도사업에 대한 1차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는 사업 개요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만 있었을 뿐 토지주 지원방안, 도시규제 완화, 토지주 수익률, 추정 분담금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단지 공공주도로 신속하게 쾌적한 주거공간을 조성하겠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되풀이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LH 관계자는 일부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절대 강제수용 아니다. 주민이 동의해주지 않으면 진행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조합 결성 등 주민 주도로 진행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전면에 나서 주도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주민들 입장도 고려해서 진행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참고를 하겠다는 것이지 의무적으로 사업계획 내용에 포함시킨다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겠지만 최종 선택과 결정은 정부의 몫이기 때문이다.

서둘러 사업계획을 발표하다보니 구체적인 내용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사업의 토대가 되는 '공공주택 특별법'이 아직 완전히 정비되지 않았다. 따라서 해당 공무원들도 주민들의 문의에 정확한 답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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