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마방로 68 동원산업빌딩 1층 로비에는 세계지도가 거꾸로 걸려 있다. 

한국은 대륙 끝에 붙어있는 반도가 아니라 태평양으로 향하는 '전초기지'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거꾸로 세계지도를 보라. 한반도는 바다로 향하는 관문이다. 세계를 무대로 웅비해야 한다" "큰 뜻을 품자. 바다와 세상은 넓다. 우리는 그곳에서 꿈을 건져 올릴 수 있다. 나라와 민족을 부강케 할 수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지하자원도 없기 때문에 바다를 개척하는 길 밖에 없다. 바다는 무진장한 자원의 보고(寶庫)이고 우리나라가 가난과 후진국이라는 멍에로부터 벗어나려면 우수한 젊은이들이 바다 개척에 나서야 한다"며 개척정신을 강조했다.

서울대 농과대학 장학생으로 선발됐던 김 회장은 담임 선생님의 바다개척론에 큰 감명을 받아 부산수산대학으로 진로를 바꿨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원양어선 ‘지남호(指南號)’승선 3년만에 선장이 됐는데 당시 나이 26세였다.

사진=동원그룹

 

그는 2008년 미국 최대 수산업체인 스타키스트를 4100억 원에 인수했다. 스타키스트는 김재철이 선장시절 잡은 참치를 납품하던 회사였다. 이후 새로운 어법(漁法)의 과감한 도입과 적극적인 신 어장 개척으로 현재 세계 최대 수산회사로 발전시켰다.

'괴짜 총장'으로 불리는 이광형 KAIST 총장 집무실에 있는 세계지도도 거꾸로 걸려있다. 조직도도 거꾸로 걸려 있다.

거꾸로 세계지도는 김재철 회장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거꾸로 조직도엔 총장이 맨 아래에 있다. 교직원을 섬기는 마음으로 살겠다는 의미에서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과 이광형 카이스트(KAIST) 총장
이광형 카이스트(KAIST) 총장과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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