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만화 속에 등장하는 자동차 중에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솓는 꼬마 자동차 붕붕이 있었다. 꽃향기는 아니지만, 이제 곧 현실 세계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자동차 연료로 바꿀 수 있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유엔식량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의 음식물 쓰레기는 13억 톤에 이르고, 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에만 매년 33억 톤의 탄소가 배출된다고 한다. 이런 음식물 쓰레기를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14일 환경부가 2018년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는 하루에 1만 4477톤, 연간 570만 톤에 이른다고 한다. 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이 2조원. 여기서 발생되는 탄소배출량이 885만톤. 이를 처리하는 비용이 또 8,0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경제적 손실을 막고 탄소중립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정부는 음식물 쓰레기를 청정 에너지로 바꾸는 신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그 중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음식물 쓰레기 재생 고형연료화 기술'은 바이오에너지를 이용해 환경오염을 줄이고, 폐기물을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방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에도 음식물 쓰레기는 다양한 에너지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폐수에서 바이오가스(메탄가스)를 뽑아내 발전기를 돌리거나, 이를 고형 연료로 만들어 화력발전의 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또 굴뚝으로 배출되는 가스를 회수해 정화 처리한 다음 난방용으로 활용하는 기술도 연구개발된 바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음식물 쓰레기 열분해 고형연료와 기술'은 기존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방법의 문제점들을 보완하면서 신재생 에너지로 활용하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 그중에서도 환경 규제가 까다로운 영국 공업표준규격 최고 등급 이상의 성능을 목표로 기술을 개발한 끝에 품질도 우수하고 친환경적인 고형연료 기술을 갖출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아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발전용 고품질 석탄 연료의 대체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의 음식물 쓰레기는 문화 특성상 수분기가 많아 외국의 음식물 쓰레기 재생연료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는 데 무리가 있다. 국과 찌개 등 수분이 많은 우리나라 음식 문화에 적합한 재생연료 연구 기술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처치 곤란한 음식물 쓰레기가 에너지원으로 변신한다면 친환경을 위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