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자투리경제
자료=NH투자증권

 

지난 13일 MBC에서 ‘능력자들’이라는 TV프로그램이 첫 선을 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일명 ‘덕후’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다. '덕후'란 일본어 오타쿠를 우리 식으로 변형한 말로 특정 분야에 열광하는 마니아를 뜻한다. 그 동안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식되어 왔던 덕후들이 일명 ‘덕밍아웃(덕후 + 커밍아웃)’을 하며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나는 덕후 기질이 있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8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덕후가 아닌 응답자들도 앞으로 덕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비율이 77%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인기 있는 덕후 분야 1위로 ‘만화, 애니메이션 관련(21%)’이 뽑혔다는 점이다. 캐릭터 피규어를 모으고, 캐릭터 옷을 입고 변장하는 ‘코스프레’, 캐릭터 관련 상품을 모으고 관련 영상물을 보는 취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 다음으로 영화, 드라마, 공연 관련(17%), 게임 관련(14%), 음악 및 연주 관련(11%) 순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적은 돈으로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일명 ‘작은 사치’ 분야에서 소위 ‘덕후질’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직장인 이과장은 요즘 흔히 말하는 ‘키덜트족’이다. 120번 타요버스를 타고 출근한 이과장은 회사 책상 위 라인캐릭터의 핸드폰 거치대에 새로 산 노트5를 올려놓고, 미키마우스 텀블러에 커피를 한잔 타서 업무를 시작한다.

평소 피규어를 모으는 취미를 가진 김과장은 점심시간에 맥도날드로 가서 이번에 새로 나온 ‘미니언즈 해피밀세트’를 시켜서 먹고 미니언즈 피규어를 받았다. 남은 점심시간에는 인터넷으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스타워즈 속 ‘드로이드 BB-8’을 구입했다. 주말에는 친구들과 집근처 한강에서 퍼스널 모빌리티인 ‘나인봇’을 타고 운동을 즐긴 후, 도라에몽 전시회에 들려서 전시회를 관람했다.

 

자료=NH투자증권

 

그야말로 캐릭터 전성시대이다. 문구 등 캐릭터 상품은 물론 테마파크, 호텔 등에서도 캐릭터 마케팅을 펼치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캐릭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캐릭터 소품 하나쯤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캐릭터 = 아이들의 장남감’ 이라는 공식이 깨진 지는 이미 오래다. 추가로 최근 복고열풍 속에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어른아이’ 즉, 키덜트 문화가 다시 부상하면서 캐릭터 소비자 층이 아이에서 성인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2014년 세계 캐릭터 시장은 전년대비 3.2% 성장한 1,605억달러 규모로 전망되며, 2018년까지 연평균 3.0%의 성장세를 보이며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자료: 2014년 해외 콘텐츠 시장 동향조사). 반면, 2014년 국내 캐릭터 시장은 8.7조원으로, 세계 캐릭터 시장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에 불과해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산업으로 평가된다. 캐릭터의 소비자층 확대와 1인가구의 증가, 캐릭터를 이용한 상품 개발 증가, 키덜트족에 대한 사회 인식 변화, 경기불황으로 인한 작은사치 열풍 등의 영향으로 향후

국내 캐릭터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에는 9.4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정부가 캐릭터 및 애니매이션 등을 비롯한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올해 초 ‘콘텐츠 산업 진흥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어 국내 콘텐츠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도 기대되고 있다.

하나의 캐릭터는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애니메이션, 뮤지컬, 인형, 각종 완구, 방송, 게임, 라이센싱 수입 등 무한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또한 캐릭터 확립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 이외에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에 의한 이익성장률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에 만들어지는 캐릭터들은 기본적으로 ‘디지털 이미지’로 구현되기 때문에 각종 콘텐츠에서 반복적인 생산 및 사용이 가능해 활발한 콜라보레이션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스마트기기의 보급으로 전통적인 오프라인 시장에서 벗어나 온라인과 모바일로 캐릭터 관련 시장이 확장되면서 캐릭터 산업에 대한 전망이 더욱 밝아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 토종 캐릭터 중에 가장 성공한 캐릭터는 바로 아이코닉스의 ‘뽀로로’이다. 뽀로로의 경제적 효과는 5조7,000억원으로 추산되며, 브랜드 가치는 무려 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뽀로로는 일명 ‘뽀통령’으로 불리우며, 10년째 국내 애니메이션 1위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현재 전세계 13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뽀로로를 시작으로 라바, 또봇, 유후와 친구들, 타요, 코코몽, 로보카폴리, 라인프렌즈, 카카오프렌즈 등과 같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제2, 제3의 뽀로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스마트기기의 발달로 국내외에서 모바일 및 온라인을 활용한 캐릭터 홍보가 용이해짐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가시화되고 있어 오로라, 손오공, 대원미디어, 레드로버 등 관련업체들에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모바일 메신져 보급으로 이모티콘 사용이 활성화되면서 라인프렌즈, 카카오프렌즈와 같은 포털사업자들의 캐릭터사업도 활발해지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움말: NH투자증권 한슬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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