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윤경림 KT 대표이사 후보, 현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사진=KT
윤경림 윤경림 KT 대표이사 후보, 현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사진=KT


지난 7일 열린 KT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된 윤경림 현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이달말 예정된 주주총회 관문을 넘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다.

무엇보다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함께 과거 관행을 혁신해야 하고, 국민연금과 정부 반대 입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대안이 절실하다. 

이달 말 예정된 주총에서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만일 윤 후보 안건이 주총에서 부결된다면 KT 이사회는 다시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대내외 공모 절차를 거쳐 후보자 선정 작업에 나서야 한다. 당분간 과도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기업 이미지 추락은 물론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리게 된다.

일단 윤 후보는 주주총회 전까지 '스튜어드십 강화'를 위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지분 10.13%)을 포함해 2,3대 주주인 현대자동차와 신한은행 측과의 소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외 주요 주주의 지분은 신한은행 5.58%, 현대자동차 4.69%, 현대모비스 3.1% 순이다. 외국인은 약 4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소액주주 지분은 57%가 넘는다.

여권에서는 구현모 현 대표이사의 ‘아바타’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신한은행과 현대차 그룹은 국민연금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국민연금은 현재 신한은행과 현대차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이를 의식한듯 KT 이사회 강충구 의장은 "윤경림 후보는 디지털 전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며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형성함은 물론 기업가치 제고와 ESG경영 강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선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특히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성장 사업 개발 및 제휴·협력 역량이 탁월하고, KT 그룹의 디지털 전환 사업 가속화 및 AI기업으로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KT 이사회의 긍정적인 선임 배경 설명에도 불구하고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은 많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윤 사장이 주주총회란 산을 넘는다 해도 통신이라는 규제산업 특성상 정부·여당과 불편한 관계를 극복해야 하는 것도 또다른 숙제다.

CEO 선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증폭될 수록 기업에는 악재다. 이미 이같은 영향은 KT 주가에 반영이 되고 있다. 
3만9000원대까지 상승했던 주가는 3만원대로 내려앉았다.

CEO 공백은 계열사 인사는 물론 계약에도 영향을 준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여당도 시시콜콜 반대 입장만 표명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사장은 후보 선정 직후 발표한 소감문에서 “최근 정부와 주주의 우려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 관행으로 인한 문제를 과감하게 혁신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주총까지 남은 기간은 3주 정도다. 단순히 표를 얻는 미봉책 제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KT의 지배구조 및 경영 체계 개선을 철저하게 실행에 옮기는 마스터플랜을 정교하게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다.

KT 주가 추이.
KT 주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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