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길을 걷다 쉽게 동물과 관련된 간판을 볼 수 있다. 과연 저런 상점에 찾아오는 고객이 있을까하는 의문을 가지고 무심히 지나치고 있었지만, 실제 반려동물과 관련된 시장 수요는 2015년 1.8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 자료에 따르면 1.8조 규모의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2.7조원 규모의 영유아 사교육 시장, 2.2조원의 이러닝시장, 2조원의 소셜커머스 시장과 비교해도 작지 않은 시장이며, 2020년이면 6조 규모까지 시장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이 왜 이렇게 성장했을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은 인구 구조 변화와 동물에 대한 의식 변화를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집에서 기르던 개와 고양이 등의 동물은 애완동물로 불리며 가족의 사랑을 받지만 장난감처럼 쓰다 버릴 수 있는 물건으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최근 집에서 기르는 개, 고양이 등에 대한 인식은 가족이다. 8월초 국내 포털에 기재된 기사에 의하면 여자 세계 골프 1위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선수는 17년간 기르던 반려견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고, 가족과 오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일부러 LPGA 투어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렇듯 반려동물에 대한 시각은 이제 가지고 놀다 싫증나면 버릴 수 있는 장난감이 아닌 당당한 가족 구성원으로 격상됐다. 특히 1인가구 증가와 고령화에 따른 외로움을 타는 노인가구 등에서 반려동물을 기르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며, 국내 전체 가구의 약 16%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키우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산업이 형성되고 있다. 한 예로 서울 2곳(서울어린이대공원, 상암월드컵 평화의공원)에 조성되어 있는 반려견 놀이터의 경우 추가 설치가 예정되어 있고, 인천, 안산, 수원 등 전국 각 지역에서도 반려동물을 위한 공원을 설치했거나 추가적인 공원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비싼 의료비를 미리 준비하기 위한 의료보험서비스, 사후 처리를 위한 장례서비스 등의 시장 등이 이미 성업 중이며, 이외에도 ICT와 결합한 반려동물을 위한 TV, 건강관리와 분실 방지를 위한 GPS탑재와 모바일 앱을 연동한 원격관리 칩 등의 다양한 시장이 형성 중이다.

 

자료=현대증권

 

반려동물 시장은 성장하는 블루오션 시장으로 판단된다.

과거에 집에서 기르는 개, 고양이 등은 애완동물(pet, 愛玩動物)로 부르며 가지고 놀다 싫증나면 버릴 수 있는 물건처럼 취급했다. 실제 병들거나 다친 애완동물의 경우에는 주인이 몰래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개, 고양이는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Companion Animal 伴侶動物)로서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이자 정서적 친밀감을 주는 가족의 일원이란 시각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생각하며 애지중지 키우는 경우도 많이 생기고 있다.
반려동물이란 용어는 1983년 오스트리아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관한 국제 심포지움’에서 동물학자인 K.로렌스가 애완동물 대신 처음으로 사용을 제안하였고, 한국에서는 2007년 동물보호법이 개정된 이후부터 공식적으로 사용됐다.

이렇게 애완동물이 반려동물로서 위상이 크게 변한 이유는 인구구조의 변화가 가장 크다고 보여지지만, 이외에도 돌보면서 생기는 기쁨, 반갑게 대해줘 외롭지 않게 해주고, 어린 아이들의 정서 안정에 기여, 함께 여가활동이 가능하다는 점 등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시각으로 생각해보면 사회의 발전과 먹고 사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이 줄어들면서 의식주에 대한 불안감은 사라졌지만, 사회의 고도 분화에 따른 인간관계 형성에 있어서의 스트레스를 벗어버리고 싶은 욕구와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생김에 따라 자신만의 자신만을 바라보는 존재에 대한 욕구가 반려동물 시장을 키운 것으로 여겨진다.
인구 구조에 따른 변화로 늘어만 가는 노인인구와 먹고 살기 힘들어서 연애, 결혼, 출산 등을 엄두도 내기 힘들다는 20~30대의 증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혼자 벌어서 혼자 살겠다는 1인가구의 증가 등이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2012년 기준 한국의 1~2인 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의 50.5%로 추계되고 있으며, 이중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16%인 320만 가구, 인구로는 1천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증가했다.
농협경제연구소(NHERI)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2년 9000억원에서 2015년 1조 80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을 전망하였고, 2020년에는 5.81조원으로 6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에도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세는 지속 중이다. 미국은 2012년 기준 전체 가구 중 62%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전체 반려동물 시장은 529억달러 규모로 추산되었다. 이 중 사료시장 200억 달러, 의약품과 관련제품 시장이 118억 달러, 수의진료와 치료시장 규모가 134억달러, 미용관리가 37억달러를 기록 중이며 2020년에는 700억달러 규모의 시장 형성이 전망되고 있다.

일본은 2012년 기준 전체 가구 중 27%가 개, 고양이를 키우고 있으며 2011년 기준 시장 규모는 1조4000억엔으로 보고되었다. 이중 펫푸드 시장이 4,383억엔으로 제일 크고, 펫용품 시장이 2,484억엔 수준이며, 기타 서비스와 의료보험 사업이 뒤를 잇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은 선진국형 산업으로 선진국들의 경우 GDP에서 차지하는 관련산업 비중이 한국의 5배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도 반려동물 시장이 크게 성장 중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어린아이를 키우는 것처럼 손이 많이 가고 신경 쓸 것들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이에 따라 다양한 불편사항이 언급되고 있으며 이러한 불편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이 생기고 있다.

출처=현대증권

 

자료=현대증권

첫째, 불편사항 중의 하나는 의료서비스이다. 실제 반려동물을 키우다 유기하는 원인으로 높은 의료비용이 조사되었는데, 동물도 나이를 먹으면서 녹내장, 백내장, 치아, 피부병 등 각종 질병에 걸리게 되고, 유행성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 수요, 골절 치료 등 다양한 수요가 발생하며 높은 비용이 지출된다고 한다.
이러한 의료비 지불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몇몇 보험사에서는 지난 2008년 의료보험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동물 의료비 기준 책정의 어려움으로 2010년 사업을 포기하였다. 현재는 2013년 1월 반려동물 등록제의 시행으로 S, L보험사에서 반려동물 의료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수요에 의해 재차 의료보험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둘째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키우는 반려동물을 홀로 방치함으로 인해 생기는 스트레스이다. 1~2인 가구의 증가로 출근, 약속, 여행 등의 스케줄이 있을 경우 반려동물과 함께하지 못함으로 인해 생기는 미안함과 관리에 대한 수요도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의해 반려동물을 위한 호텔, 반려동물을 위한 TV, 반려동물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주인과의 대화도구, 반려동물의 행동 파악과 안전 점검을 위한 CCTV 등 다양한 시장이 열리고 있다. 반려동물 대상 호텔의 경우 1박의 경우 약 3만~4만원부터 룸 형식의 경우 15만원대 까지 다양한 시설이 만들어져 주인의 부재에 따른 관리를 대행해주는 시설로 여름철 성수기에는 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한다.

또한 반려동물을 위한 TV의 경우 KT에서 ‘도그TV’ 서비스를 송출하고 있다. 집에 홀로 남아있는 반려동물이 심심하지 않게 TV를 통해서라도 위안을 삼게 해주기 위한 서비스로 미국의 경우에는 100만 시청견이 확보되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반려동물의 건강관리 혹은 분실 우려 등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GPS칩이 내장된 센서를 장착하여 반려동물의 비만도 체크를 통한 운동량 조사와 일정 영역 이탈시 바로 신고가 갈 수 있도록 하는 센서, 반려동물과 놀아줄 수 있는 로봇 등이 개발되는 등 수요에 의해 새로운 시장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의료비용의 경우에는 연령이 오래된 반려동물이 아니라면 일시적인 이벤트에 의한 경우로 비용은 간헐적으로 소요된다고 볼 수 있는 반면 동물용 사료와 간식, 영양제 등의 경우에는 매월 지속적으로 비용이 지출된다.

2013년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월 평균 반려동물을 위한 지출비용은 약 135,632원으로 조사됐다. 사료와 간식 비용이 57,493원, 용품 35,528원, 그 외 42,611원으로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소요되며 가계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시장의 상당 부분은 다국적 회사가 점유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동물 사료 시장의 69%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기업은 마스(Mars), 네슬레(Nestle) 등이며 이들 업체를 포함 상위 5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8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국내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해 7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주로 수익성이 높은 고급 사료시장에 진출해 있다.

이제 가족 구성원으로 격상된 반려동물은 소비의 한 핵심으로 올라서고 있다. 어린아이처럼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을 위해 더 맛있고, 몸에도 좋아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사료, 영양제, 간식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즉 고급화가 대세로 자리잡아 반려동물 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 역시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성을 인식하고 사료의 고급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CJ제일제당(오프레시, 오네이처), 동원F&B(뉴트리플랜), 롯데네슬레코리아(퓨리나), 사조산업(사조 로하이 캣푸드), 이마트(엠엠도그), 동아원 관계사 대산물산 ANF(제품 수입) 등에서 유기농, 고급 사료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 7월에 주식시장에서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모회장의 반려동물관련 기업 투자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큰 규모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통해 투자 내용이 발표된 이유가 궁금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 있는 시장 참여자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내용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져보았다.

또한 골프여제 박인비선수는 17년간 함께 생활한 반려견이 최근 건강 악화로 생존기간이 얼마남지 않은 것으로 보고 반려견과 함께하기 위해 8월 중순 예정된 LPGA에 불참하기로 했다.

이러한 소식은 반려견을 가족으로 대하는 현대인의 반려동물에 대한 시각 변화를 보여주는 한 예로 보여진다.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다양한 문제가 있음은 사실이다. 1인가족의 경우 출근시 혼자 남겨둠으로 인한 미안함, 개짖는 소리 등으로 인한 이웃과의 갈등, 높은 의료비용 등 무수히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나만을 보고 기다려주는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스러움, 함께 함으로 인해 외롭지 않다고 느낄 수 있는 감정 상의 기쁨, 어린이의 정서적 안정감 등 반려동물을 키움으로 얻을 수 있는 효용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30대 층의 1인가구 증가, 연금을 받아 경제력이 있는 노인인구의 증가, 결혼했지만 아이는 가지고 싶어하지 않는 신혼부부 등 다양한 수요가 있어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의 반려동물 관련 평균 지출 금액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소득대비 소비규모가 축소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애완동물이 아닌 가족으로 위상이 격상된 반려동물 관련 지출은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 김영각 연구원은 "개 팔자 상 팔자란 말이 있다. 사람은 먹고 살기 위해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늘어져서 빈둥거리고 있는 개의 신세가 부럽다는 의미로 사용했던 속담이었는데, 이젠 진짜로 ‘개 팔자가 상 팔자’인 세상이 도래하는 것 같다"며 "반려동물관련 의약품, 반려동물용 고급 사료, 기타 ICT서비스 등 관련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성장하는 블루오션으로써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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