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부터 법적·사회적 나이 기준을 일원화하는 ‘만 나이 통일법’ 시행
- 공문서 등에서 나이 앞에 ‘만’이라는 글자가 없어도 당연히 만 나이를 의미
- 만 나이 사용 일상화로 개인 존중 문화 확산 및 서열문화 약화 기대
- 초등학교 입학, 술· 담배 구매, 병역 판정 검사는 예외

 

나이 세는 방식을 ‘만(滿) 나이’셈법으로 통일하는 ‘만 나이 통일법(개정 행정기본법· 민법)’ 이 28일부터 시행된다.

‘한국식 나이’ 를 주로 써 온 국민들의 나이가 1~2세 줄어들게 된다. 현재 한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만나이를 사용하고 있다. 만 나이는 태어나서 몇 해가 지났는지를 세는 것으로 0세에서 시작해 생일이 지날 때마다 한 살씩 늘어난다.

만 나이 통일은 국내에서 여러 가지 나이 계산법이 뒤섞여 쓰이면서 생기는 혼선과 각종 법적·행정적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다. 

초등학교 입학, 술· 담배 구입 허용, 병역 판정 검사, 공무원 시험 응시 자격 부여 등 일부 제도는 학령· 병역 인구 관리, 동기 동창 간 혼란 방지 등을 위해 현행대로 연 나이 셈법 적용을 계속하기로 했다.연 나이 셈법은 현재 연도에서 출생연도를 뺀 값으로 한국식 나이보다 한 살이 적다.

현재도 만 나이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제도들은 변화가 없다. 선거권, 노령 연금· 기초연금 수급 시점, 근로자 정년, 경로우대 등은 현행대로 만 나이가 기준이다. 선거권은 선거일을 기준으로 만 18세 이상인 사람에게 부여되고, 국민연금법· 기초연금법에 따라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시점도 만 나이를 기준으로 한다.

고령자 고용법에 따라 근로자 정년도 ‘만 60세 이상’ 으로 유지된다. 노인복지법에 따른 교통 요금이나 공공시설 이용 요금 할인도 현재와 마찬가지로 ‘만 65세 이상’ 에게 제공된다.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정부가 기존에 발급한 각종 증명서도 모두 유효하다.

 

다만 입학과 공무원 시험, 주류· 담배 구입 등 일부의 경우 연 나이를 적용한다. 어린이들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연 나이로 7세인 해의 3월 1일에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술· 담배 구입과 병역 판정 검사는 연 나이로 19세에 하고, 공무원 응시 자격도 8급 이하는 연 나이 18세 이상, 7급 이상과 교정·보호 직렬은 연 나이 20세 이상으로 유지된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만 나이 통일법’은 그동안 나이 기준 혼용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발생했던 사회적 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만 나이’는 개인이 실제 살아온 시간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합리적 나이 계산법으로, 앞으로 일상생활에서도 ‘만 나이’를 사용함으로써 나이에 관한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은행과 카드사들도 대부분 만 나이를 적용해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은행권은 기존에도 상품 가입 기준에 만 나이를 적용하고 있다. 역모기지론의 경우 만 55세 이상∼74세 이하, 청년 전세대출은 만 34세 이하, 청년도약계좌는 만 19세 이상∼34세 이하 등 이미 만 나이를 기준으로 가입 대상이 설정돼 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만 나이를 계산하는 챗봇을 운영 중이다. 

네이버는 만 나이 통일안 시행에 앞서 최근 나이 계산기 서비스를 개선했다. 나이 계산기에서 출생일과 기준일을 입력한 뒤 '계산하기'를 클릭하면 만 나이와 띠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투표와 운전 면허 취득 가능 연령이나 워킹 홀리데이를 신청할 수 있는 나이 등 법령에 따른 주요 나이 기준도 추가해서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는 학교 입학이나 군대 입영, 9급 공무원 지원 등 일부 연 나이가 유지되는 법령을 고려해 나이 계산기에서 연 나이도 알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 사이트 다음은 인물 검색 시 해당 인물의 나이를 바뀐 기준에 따라 제공한다.

기존에는 인물의 생년월일 정보가 입력된 경우 만 나이와 함께 연 나이를 같이 제공했지만, 28일 0시부터는 만 나이만 제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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