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하거나 자신만의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 보통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거나 기존 하던 일을 정리 한 후 시작한다. 자투리경제가 만난 김현정 님(이하 김대표로 호칭)은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재는 IT 분야에서 서비스 기획업무를 맡고 있는 과장이자 대형견 관련 상품을 제작·판매하는 ‘골든 나나스’ 대표다.


“생각한대로 실현이 되네?”

사회생활 12년차로 업무수행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 해소방법을 찾다가 우연히 수채화로 꽃과 식물을 실사에 가깝게 묘사하는 보태니컬 아트를 알게 돼 배웠다고 한다. 개인 블로그, 인스타그램에 본인의 보태니컬 아트 작품과 차별화 된 내용들로 꾸준히 올렸고 어느 시점부터 관련 분야 상위에 노출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때 자신의 SNS를 통해 생각했던 것들이 모두 실현되는 반복적인 경험을 했다고 한다.
 
지금도 홍대 개인작업실에서 주말에는 보태니컬 아트 수업을 하고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주말에는 화실까지 운영한다는 말에 깜짝 놀라 그렇게 바쁜 일상 중에 골든나나스는 어떻게 창업하게 되었는지 물었다.

“나나를 키우며 자연스럽게 대형견주모임에 합류한 것이 그 시작이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막연히 여러 가지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회사일로 지쳐 있을 때 취미나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오히려 삶의 균형이 맞춰지는 느낌이랄까? 솔직히 지루할 때가 제일 힘든 거 같아요. 그러다 문득 내 공간에 반려견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 바람도 쐴 겸 나갔다가 애견샵을 가게 됐고(유기견 입양 등의 방법을 전혀 모를 때라) 그 곳에서 골든 리트리버 나나를 만나 가족의 인연을 맺게 됐어요.”

견종에 대한 지식이 없다보니 나나와 씨름하며 서로를 알아갈 무렵 우연히 동네 산책길에 만난 대형견 보호자들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대형견주들과의 모임이 형성되고 대형견 관련 고충도 듣게 됐다고 한다.  

한마디로 대형견주들의 커뮤니티는 또 다른 신세계였단다. 그러던 중 나나에게 입힌 우비를 보고 다른 견주들의 뜨거운 관심과 구매문의를 받게 돼 대형견들을 위한 시장가능성을 엿보게 됐다고 한다. 마침 집 근처에 대형견 옷 파는 곳이 있어서 재봉질을 배워 자신의 SNS를 통해 한 가지씩 판매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구매한 분이 원하는 대로 최대한 맞춰 수정해서 다시 보내 주는 작업을 반복했습니다. 대형견의 체형과 사이즈가 너무 다양해서 패턴도 배워 만든 제품을 통해 계속 상품성을 검증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블로그와 SNS에 업데이트 했구요.”

“결국 사람이더군요, 내 주변에 있는 사람과의 협업”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생각한대로 실현되네?’라는 경험을 쌓은 후 김대표는 ‘1년만 해 보자. 대신 퇴사하고 올인 하기에는 이걸로 먹고 살 수 있을까?’ 하는 현실적인 두려움이 컸기 때문에 회사는 계속 다녔다고 한다.

어느 정도 검증의 시간을 보냈다 싶었을 때 주말 보태니컬 아트 수업을 받는 수강생 중 뜻이 맞는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창업계획을 공유하고 합류했다. 현재는 주3회 출근해 각자의 정확한 업무 분담에 따라 평일 회사 근무로 골드나나스 일을 할 수 없는 김대표의 업무 공백을 지원하고 있다. 

추후 회사규모가 커지면 이 두 사람은 정 직원으로 전환예정이라고 한다. 두 직원의 애견상품 제작 관련 필요한 업무역량은 본격적으로 합류하기 전 구청에서 진행하는 가죽수업, 애견 옷 만드는 수업을 통해 해결했다.
 
김 대표는 결국 자신이 갖고 있는 기반을 잘 활용하고 내 주변 사람들과의 협업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창업에 있어 중요하고 그 가운데서도 사람이 제일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한다.
 
작년 시작할 때만 해도 동대문 자재시장에서 반려견에 사용할거라고 하면 자재시장 사장님들이 모두 놀란 반응을 보였으나 지금은 당연하다는 반응이어서 불과 6~7개월 사이에 인식과 시장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한다. 국가나 기관에서도 유망산업으로 판단해 2022년까지 교육 등 많은 지원금을 책정해 놨다고 한다.

운영하는데서 필요한 비용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

“아직까지는 사비로 운영하고 있으나 근래 골든나나스의 규모가 커지는 느낌이어서 아이디어스나 와디즈 같은 플랫폼 이용을 고려중입니다.”
 
골든나나스를 통한 수익의 1/3은 직원 페이, 1/3은 현재 판매제품을 위한 투자, 1/3은 차기 상품을 위한 투자로 지금은 수입보다는 만들고 테스트하는데 전부 사용 중으로 다시 한번 회사에 다니고 있음에 감사하다고 한다.

요즘 창업을 위한 국가와 기관의 지원 및 대출이 쉬운데 왜 이용을 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회사를 다니며 창업한 경우로 이런 지원을 받기 위해 필요한 기획서와 선정시 프리젠테이션등을 준비해야 시간적 여력이 현재는 전혀 없다고 한다.
 
사업초기 유명배송업체 입점도 검토해 봤으나 책정된 수수료를 주고 나면 남는 게 없어 포기했다고 한다. 대신 아이디어스, 와디즈 등의 펀딩 프로그램 이용을 고려 중이라고 한다. 소비자와 상품제작업체 모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비교적 안전하고 합리적인 프로세스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상품이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 주신다면?

우선은 2020년 겨울 사업시작 후 처음 만나는 여름으로 여름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골든 나나스는 실용적이고 입기 쉬운 옷을 만드는 걸 목표로 한다. 처음에 망토가 잘 나간 이유도 입히기 쉬워서다.  우비와 함께 골든나나스의 대표 상품인 리드줄의 시작은 튼튼한 대형견 리드줄이 없다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동대문 시장에서 적합한 소재를 찾아 내어 주문 제작한 후 마무리 단계에서는 일일이 사람 손으로 꼼꼼히 바느질해서 튼튼하게 만들었다. 김대표가 나나에게 사용한 모습을 보고 다른 견주들이 주문하거나 사용후기가 SNS올라오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주문을 받고 있는데 추가적으로 주문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추면 더 발전시킬 수 있겠다 판단돼 준비중이다. 마지막으로 꽤 어려운 미션이 될 거 같은데 대형견 침대 제작이다. 동생이 유명가구디자인회사에서 디자이너로 근무 중인데 애견 침대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해 놓은 상태다. 

퇴사 시점은?

사업이 좀 더 안정구도에 오르면 고려해보겠다. 지금은 아니다. 퇴사한다면 보태니컬 아트 평일반을 추가 개설해 수업과 골든나나스 이 두 가지에 집중하고 싶다. 

 

인터뷰 내용이 나가도 괜찮을까?

현재 스타트업 IT기업들은 기획력이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기획자라는 직업의 장점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오늘도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내 주변에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로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 주저하고 실행하지 못하는 것 같다. 회사를 그만 두고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회사 다니면서 하나씩 검증해보고 실현해보면서 그 결과물에 따라 필요한 속도에 내라고 얘기하고 싶다.

골든리트리버 나나와 시베리언 허스키 다다 엄마인 김현정 대표와 골든 나나스를 자투리경제가 응원합니다.

인스타그램 링크 : https://www.instagram.com/goldendog_n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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