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온다』 그림책 작가 이수지 추천
전 세계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이 매일 읽은 책 『1일 1클래식 1기쁨』 그 다음 이야기

 

사진 = 윌북
사진 = 윌북

 

‘기쁨’이 태양을 한 바퀴 돌아 완전히 새롭고 따뜻한 ‘포옹’으로 돌아왔다. 『1일 1클래식 1포옹』은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클래식 음악), 국내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 『1일 1클래식 1기쁨』의 신작으로, 매일매일 딱 맞는 선곡과 흥미롭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결합해 클래식 음악 입문자는 물론 애호가들까지 놀라게 했던 전작에 즐거움과 강력한 메시지를 더한 책이다. 전작이 주체할 수 없는 ‘음악의 기쁨’이었다면, 이번에는 고통과 고립을 견뎌내게 하는 ‘음악의 힘’이다.

전작 성공 이후 저자 클레먼시 버턴힐은 책에 담고자 했던 메시지, 즉 ‘클래식 음악은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믿음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뿌듯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새로운 원고를 집필하던 중 급성 뇌출혈로 쓰러져 17일간 혼수상태에 빠지고 만다. 수술 후 언어 능력과 운동 능력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심지어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친구들은 물론 가족들과도 떨어져 고통과 고립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때 저자의 옆에는 음악이 있었다. 이 책은 그렇게 걷는 법과 말하는 법을 배우면서 쓴 책이다. 이전 작품이 음악을 향한 ‘순수한 사랑과 기쁨’에 집중했다면, 이번 작품에는 음악의 ‘강력한 위로의 힘’을 꾹꾹 눌러 담았다.

또한 ‘클래식 음악’이라는 장르가 특정 계층, 특히 유럽 백인 남성만이 즐기는 고상한 예술 장르라는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 저자는 전작보다 더 분투한다. 지금까지 잊고 있던 클래식 음악계의 빛나는 인물들, 여성, 비백인, 장애인,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두루 소개하고 있다. 더 재밌고 더 놀라운, 삶에 힘이 되는 음악과 다채로운 이야기를 일 년 모든 날에 꼭 알맞게 준비했다. 하루 한 곡, 위대한 음악이 내 편에 서서 마음을 안아주는 순간. 오늘의 곡을 듣고, 오늘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하루 분량의 따스함이 찾아온다. 1년 후, 더 단단해진 자신을 만나보시길.

 

하루 한 곡, 인간이 가장 인간다워지는 순간
음악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 366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일은 종종 힘에 부치며, 터무니없는 사건 사고들을 접하기라도 하면 심지어 인간다움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이 책은 그럴 때 당장 문을 닫고 재생 버튼을 누르라고 말한다. 그 ‘문’은 실재하는 문일 수도, 은유로서의 문일 수도 있다. 짧게는 1~2분, 길게는 20여 분 가까이 오로지 음악과 나의 감정에만 집중하자. 그리고 그 음악에 얽힌 이야기를 읽어보자. 음악을 듣고 이야기를 읽는 이 짧은 시간은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아주 견고한 시간이 된다. 인생이 마음을 할퀴고 지나가지 않도록, 그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한 나만의 시간이다. 운이 좋다면 오늘 듣는 음악 하나로 깨끗하게 치유할 수도 있다. 366개의 다양한 음악과 이야기가 응축되어 있는 이 책이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음악을 만들고, 듣고, 느끼고, 그 느낌을 공유할 줄 아는 우리 인간의 경이로움이다. 이 책의 목표는 독자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불을 밝히고 혹시 상처 입었을지 모르는 마음을 끌어 안아주는 것이다. 저자는 그 매개체로 음악을 이용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음악은, “인간의 가슴에 불빛을 던지는 영원한 불꽃”이다.

 

“이 책은 걷는 법과 말하는 법을 배우면서 쓴 책이다”
우리에게 ‘기쁨’을 선물한 음악, 이번에는 ‘힘’이다

 

이 책은 전 세계 클래식 음악 애호가에게는 보석 같은 음악을, 입문자에게는 새로운 음악 세계를 선사한 『1일 1클래식 1기쁨』의 다음 이야기로, 366개의 새로운 음악 목록과 음악 이야기는 물론 전에 없던 특별한 ‘힘’을 담고 있다. 저자 클레먼시 버턴힐은 전작이 크게 성공한 이후, 책에 담으려 했던 메시지, 즉 ‘클래식 음악은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자신의 믿음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작동하는 모습을 뿌듯한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클레먼시는 전 세계 독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곧바로 후속 집필에 돌입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이 책의 초고가 거의 완성될 즈음, 그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급성 뇌출혈로 쓰러져 17일간의 혼수상태에 빠진 것이다. 의식을 되찾은 이후에는 언어 능력과 운동 능력을 상실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작가, 방송 진행자로 활동하는 그에게는 치명적인 상실이었다. 게다가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친구는 물론 남편과 아이들과도 만나지 못하고 오로지 혼자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 긴 고통과 고립의 시간 그와 함께한 것은 바로 음악이었다. 그는 전보다 더 음악에 기댔고 음악에 매달렸다. 마치 약을 먹고 재활 운동을 하듯 음악을 들었다. 그를 치료한 켈너 박사는 음악이 그의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는 강력한 ‘음악의 힘’이 느껴진다. 음악이 사람과 사람을 잇고, 매일매일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는 전작의 메시지에서 한 발자국 더 깊이 들어가 음악이 우리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걷는 법과 말하는 법을 배우면서 쓴 책이다. 마치 음악을 만들고 음악을 듣는 일이 인간의 걷기, 읽기, 말하기 능력과 동등한 일이라고 이 책은 말하는 것 같다.

 

누구나 아는 걸작과 ‘클래식’의 지평의 변두리를 아우르는 참신한 칵테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366일간의 축제 같은 세트리스트

 

‘클래식 음악’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편견이 있다. 다섯 살 때부터 작곡을 하고 일곱 살에 고도의 피아노 기술을 마스터하는 천재들을 위한 장르, 즉 평범한 사람은 범접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예술이라는 편견이다. 또 이 장르는 유럽 백인 남성의 고상한 취향일 것만 같고, 빛나는 콘서트홀에서 격식과 예의범절을 갖춘 채 즐겨야만 할 것만 같은 예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은 말한다. “음악은 음악이다.” 다른 특별한 무엇이 아니라, 음악은 그냥 음악이다. 수업 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짜릿한 종소리, 출근 준비를 하면서 흥얼거리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멜로디, 친구의 생일에 다 함께 부르는 축하 노래, 이별 후 듣는 눈물 나는 발라드. 우리 곁에 있는 이 음악들과 ‘클래식 음악’은 다르지 않다. 또한 ‘클래식 음악’을 만든 사람들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다. 우리처럼 학교에 가서 친구를 만나고, 가족과 다투거나 연인과 헤어져서 눈물을 흘리고, 좋은 일자리를 얻고 또 해고를 당하는, 그런 ‘진짜’ 사람들이 만든 음악이다. 이 책은 우리가 ‘위대하다’고만 생각했던 작곡가들의 가장 인간적인 면에 집중한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는 자연스레 유럽 백인 남성 중심에서 벗어난다. 물론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등 우리가 잘 알고 정말로 위대해서 더 말이 필요 없는 작곡가들에 대해서도 깊이 이야기하고 찬양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잃어버린 보석들, 즉 여성, 비백인, 장애인, 성소수자 작곡가들에게 그들과 똑같은 크기의 목소리를 부여하려 이 책은 분투한다. 또한 무엇이 진정한 ‘클래식 음악’인가 하는 고민도 담겨 있다. 영화음악, 텔레비전 시리즈 주제곡은 물론 작은 소품 같은 음악 또한 가리지 않고 담았다. 마치 순수주의자들이 정해놓은 ‘클래식 음악’이라는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그 위에서 춤을 추는 듯하다. 이 책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축제 같은 책이다.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음악은 음악이다.”

 

사진 = 윌북
사진 = 윌북

 

<책속으로>

이 책은 경이로운 세계로 여러분을 안내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영원히 변화하게 될 마음을 떠올려보시라.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시라.
--- p.26

이 곡은 때로 인간으로 산다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버거운지 완벽하게 묘사한 음악처럼 들린다. 그리고 아름다운 음악이다. 정말 아름답다.
--- p.36

샴페인처럼 거품이 이는 듯한 이 작은 전주곡을 들으면 언제나 기분이 좋아진다. 마리아를 생각하면 밀렸던 일을 하고 싶은 기분이 든다. 이 음악은 그런 힘을 내게끔 하는 묘약과도 같은 음악이다.
--- p.50

여러분이 세계 어디에 있든, 그리고 그곳에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놀라운 음악에서 새로 깨어난 힘찬 기운을 느껴보길 바란다.
--- p.106

허무한 죽음을 맞이하기 전날 그가 이 음악에서 느꼈을 위안에 대해 생각하는 걸 나는 좋아한다. 작가 로버트 맥팔레인의 말마따나 음악은 우리에게 “조용한 기적”을 행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 p.142

“그의 노래들은 노래가 아니어도 이야기에서 비롯된 느낌이 강하다. 모든 예술가처럼 그 또한 인간 삶의 특이하고 소란스러운 면에 관심이 많다. 그의 노래들은 뭔가를 경험한 뒤, 그것에 의해 변화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는 경험, 다시 말해 예측할 수 없는 삶의 틈을 만난 우리의 몸과 마음이 재편되는 기묘하고도 어리둥절한 사연을 추적한다.”
--- p.204

만약 삶이 당신을 우울하게 만든다면, 만사를 감당하기가 버겁다면 잠시 짬을 내서 문을 닫고 재생 버튼을 누르라. 그리고 뜨겁게 타오르는 황홀한 500년 전 모테트를 들으며 눈을 감자. 10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여러분 주변 세계가 재편되는 경험을 할지 모른다.
--- p.273

이 합주협주곡은 그 자체로 보물 주머니와 같다. 나는 집중이 필요할 때면 코렐리의 작품 6번 전체를 걸어놓고 듣는다. 그럴 때마다 머리가 맑아지고 용기가 생기는 경험을 한다.
--- p.357

오늘 눈을 맞은 분이 있는지? 이 글을 읽고 있는 장소와는 무관하게 전 지구적 기후 변화가 심히 걱정스럽다. 예상한 폭설이든 뜻밖에 내린 눈이든 오늘은 브라질 작곡가가 하얗게 내리는 눈을 스케치한 음악을 즐길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p.416

새해 전야를 어떻게 보낼 작정이든, 혹은 지금까지 이 마지막 날을 어떻게 보내왔든 상관없다. 여러분께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여러분은…… 살아냈다. 해냈다. 그것만으로도 축하할 명분이 충분하다.
--- p.429

 

 

<추천의 글>

악보 위 다섯 줄의 선과 그 위를 통통 튀는 동그라미, 굴러다니는 음표들을 잇는 흔적이 그저 아름다운 드로잉으로 보였다. 그래서 음악을 그림책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용감한 생각을 했다. 음악은 언제나 내 곁을 맴돌았다. 나는 그게 뭔지, 그 음악이 나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따위는 생각지도 않고 그냥 풍덩 뛰어들어 첨벙거렸다. 그래도 된다고, 잘했다고 이 책은 말한다. 다가오는 아름다움을 두려움 없이 누린다. 다채롭고 편견 없는 저자의 목록을 짚어가며 하루에 한 곡씩 귀 기울이는 동안, 세상은 잠시 멈추어 빛나네.
- 이수지 (『여름이 온다』 그림책 작가)

 

 

<저자 : 클레먼시 버턴힐 (Clemency Burton-Hill)>

작가, 방송 진행자, 저널리스트인 버턴힐은 BBC 라디오 3의 <브렉퍼스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프롬스에서 경연을 맡고 있다. 이외에도 수많은 텔레비전과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한 경력이 있고, 뉴욕의 WQXR-FM과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도 기자와 방송인으로 일했다. 여성의 권리, 음악, 테크놀로지, 창조성에 관한 다큐멘터리 작가로도 있었다.

한편 BBC 컬처의 음악 칼럼니스트로 활동했고, 《이코노미스트》, 《FT 매거진》, 《텔레그래프》, 《가디언》, 《옵저버》, 《인디펜던트》에 예술부터 인공 지능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로 글을 써왔다. 하루 한 곡, 그날의 특별한 음악과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1일 1클래식 1기쁨』으로 전 세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스타의 이면The Other Side of the Stars』, 『당신의 모든 것All the Things You Are』을 쓴 소설가이기도 하다.

음악상 수상 경력이 있는 바이올리니스트인 클레먼시 버턴힐은 독주자, 실내악 연주자,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 빈의 무지크페라인 등 세계 최고의 연주회장에서 다니엘 바렌보임과 같은 여러 지휘자와 함께 연주했다.

 


<번역 : 이석호>

좋은 음악을 듣고, 좋은 글을 읽는 것이 낙이다. 그 낙을 다른 이들과 나누는 것이 또한 즐거워, 그럴 궁리를 하고 지낸다. 에런 코플런드의 『음악에서 무엇을 들어 낼 것인가』, 에드워드 사이드 음악비평집 『경계의 음악』, 필립 글래스 자서전 『음악 없는 말』을 비롯해 『다시, 피아노』, 『스타인웨이 만들기』, 『지휘의 발견』, 『슈베르트 평전』, 『인간으로서의 베토벤』, 『스뱌토슬라프 리흐테르, 피아니스트』 등 스무 권에 가까운 음악 관련 책을 우리 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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