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창업주 이수만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에서 촉발된 SM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라이크기획은 1997년 설립된 이수만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이수만은 라이크기획을 통해 1세대 아이돌을 키워온 업무적 역량과 노하우를 제공하고, SM은 라이크기획에 음반 매출액의 15%를 수수료로 지급해왔다.

 

■ SM이 지배구조 개선 나서면서 갈등 수면위로

그러던 중 2022년 3월 SM 지분 1%를 보유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라이크기획 인세로 SM 이익의 큰 부분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SM을 압박했고, SM은 결국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 조기 종료를 선언했다.

당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조용히 물러서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하지만 SM이 올들어 음반 제작에서 이수만을 배제하는 ‘SM 3.0’을 발표하고 지난 7일 카카오를 2대 주주로 끌어들이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자 즉각 반격에 나섰다.

SM은 카카오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전환사채를 발행해 넘기는 내용을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그러자 이수만은 바로 카카오의 유상증자로 인한 신주 취득과 전환사채 인수 효력을 막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하이브와 연대를 하게 됐고,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14.8%를 하이브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갈등은 본격화했다.

이후 경영권 전쟁은 한치 양보없는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SM 이성수 대표는 이수만의 역외탈세 의혹을 제기하면서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된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오후 유튜브에서 이수만의 역외 탈세 의혹을 포함한 총 14항목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을 올렸다. 

■ SM vs 이수만 가처분 공방 조만간 결론날 듯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하이브(HYBE) 동맹과 SM 현 경영진·카카오 동맹의 신주 발행 위법성 관련 법정 다툼이 조만간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유성)는 이 전 총괄이 SM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전날까지 양측의 추가 서면 의견을 제출 받았다. 재판부는 오는 28일까지 추가로 제출된 서면을 확인한 후 결정 여부를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괄 측은 지난달 27일 보충서면을 냈고, 하이브는 전날 이해관계인 자격으로 의견서를 냈다.

재판부는 지난 심문기일에 나온 양측 주장과 추가로 접수된 서면 의견을 검토해 조만간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만일 가처분이 기각될 경우 카카오는 에스엠 지분 9.05%를 보유하게 돼 하이브와 에스엠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하이브는 에스엠 주식에 대한 대규모 매입이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시세조종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냈다. 

하이브는 진정서에서 "이 거래가 SM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 13만원까지 급등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며 "시세를 조종해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강하게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SM 주가 추이. 자료=KB증권
SM 주가 추이. 자료=KB증권

 

■ 공개 매수 결과·추가 지분 확보 여부에 따라 승부 판가름

SM 주가는 공개매수 발표일인 지난달 10일부터 14일까지는 12만원을 밑돌았지만 16일에는 역대 최고가인 13만3600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IBK 판교점에서는 SM 주식 전체 일일거래량의 15.8%가 매수됐다. 전날(2월 28일) 공개매수가 마감된 가운데 SM 주가는 공개매수가보다 높은 12만7600원에 마감했다.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가격인 12만원을 웃돌면서 하이브의 에스엠 공개매수 실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 볼 때 시장가로 장내 매도할 경우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없어졌다. 개인 투자자의 경우 공개매수에 따른 양도차익이 250만원을 초과하면 증권거래세(매매가의 0.35%)와 별도로 해당 초과분의 22%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물론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향후 추가 매수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지분경쟁이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브가 이미 SM 지분 14.8%를 확보한 상황이므로 공개매수를 통해 약 15%를 추가 매입해 총 30% 이상이 된다면 공개매수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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