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투리의 반전·자투리 공간 재활용
- [자투리 재활용 'UP' 현장]

 

고물가·고환율·고금리·저성장 시대를 맞아 '자투리의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쓰고남은 작은 천조각인 자투리는 그동안 버려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디자이너의 손길과 제품 재구성을 통해 뛰어난 제품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성장 일변도의 사회에서는 대량생산과 소비가 미덕으로 여겨졌으나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기존에 생산된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자원순환 및 순환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하나뿐인 지구와의 공존과 공영을 위해서라도 재활용과 새활용(Upcycling) 트렌드는 이제 우리경제의 근간이 돼야 한다. 자원의 가치와 소중함을 제대로 알고 이를 활용하는 생활과 습관도 일상화돼야 한다.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은 작은 자투리 공간에 따뜻한 손길을 더하면 소중하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변모한다. 작은 정보와 지식도 나누고 활용하면 큰 정보와 지식이 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도와 정보들 중에서 잘 살펴보면 유익한 것들이 많다. 새 것만을 찾기보다는 있는 정보와 제도의 혜택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자투리경제는 창간 9주년을 맞아 ['자투리의 가치'…자원·정보 재활용에 주목]이란 주제의 시리즈를 진행한다.  <편집자 주>

서울 창신동에 위치한 ㈜공공공간은 인근 봉제공장들에서 쓰레기로 버리는 자투리 천을 활용해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셔츠를 만들어 판매한다. 셔츠 제작에 봉제공장들을 참여시키고 있어 봉제공장의 쓰레기 절감은 물론 일거리 창출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

이 셔츠들은 입소문을 타고 홍대와 이태원 가게에서 인기를 끌었고, 수백 벌이 순식간에 ‘완판’됐을 정도다. 지금은 방석, 앞치마, 가방 등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자원 재활용을 통해 환경보호를 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을 이웃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사회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다.

홍성재·신윤예씨가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공공공간2’에서 직접 만든 제로웨이스트 셔츠를 입고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종로구
홍성재·신윤예씨가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공공공간2’에서 직접 만든 제로웨이스트 셔츠를 입고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종로구

■ 자투리 원단으로 재탄생시킨 제품들


'서스테이너블 컬렉션'은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가 2021년 선보인 상품 라인으로 재단 과정에서 버려지거나 검수 과정 중에 극히 미세한 문제로 선택 받지 못한 원단들을 새롭게 재탄생시킨 상품들로 구성됐다. 상의, 팬츠, 레깅스는 물론 에코백이나 머리끈 등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자투리 원단에서 나온 상품은 시즌이 지나면 다시 구입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서스테이너블 컬렉션이 ‘한정판’이라고 인식되면서 1석 2조의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다르는 환경친화적인 가치를 담은 ‘서스테이너블 컬렉션’을 모토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식물성 바이오 원사와 재활용 페트병을 결합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안다르
안다르는 환경친화적인 가치를 담은 ‘서스테이너블 컬렉션’을 모토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식물성 바이오 원사와 재활용 페트병을 결합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안다르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국내 최초의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RE;CODE)’를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재고로 쌓여있다 버려지는 제품을 옷이나 패션소품으로 업사이클링해 판매하고 있다. 또 K팝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 종각 지하 자투리공간에 '태양광 지하정원' 조성


자투리공간도 탈바꿈하고 있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지하에 태양광으로 식물을 키우는 지하정원이 조성돼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는 종각역에서 종로서적(종로타워 지하 2층)으로 이어지는 유휴공간 850㎡를 지하정원으로 재생해 일반에 개방했다. 종각역 지하공간은 특별한 쓰임 없이 비어 있어 평소 인적이 드물고 사람들이 스쳐지나가는 통로 역할에만 머물러 있다.

이 곳에 지상의 햇빛을 지하로 끌어들여 지상과 유사하게 다양한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지하 환경을 구현해냈다. 정원 사이사이에는 식물 체험, 공연, 모임, 직장인 힐링 프로그램(요가, 명상 등) 등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가변공간을 조성해 지나가는 공간이 아닌 머무르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태양광 채광시스템은 2개의 비구면 거울을 이용해 태양광을 고밀도로 집광한 후 특수제작한 렌즈를 통해 장거리 전송하는 원격채광 방식이다. 지상부(종로타워 앞 광장)에 설치되는 집광부는 투명한 기둥형태로 설치해 집광된 태양광이 지하로 전송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야간에는 내장된 LED광이 경관등 역할을 한다.

자료=서울시
자료=서울시

 

종각역 태양의 정원 전경. 서울시는 유자나무, 금귤나무, 레몬나무 등 과실수를 포함한 37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지하정원을 조성했다. 사진=서울시
종각역 태양의 정원 전경. 서울시는 유자나무, 금귤나무, 레몬나무 등 과실수를 포함한 37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지하정원을 조성했다. 사진=서울시
사진=서울시
자투리공간에 조성한 미니 가든.자투리경제 사진 DB
자투리공간에 조성한 미니 가든.자투리경제 사진 DB

 


■ 갤러리로 변신한 병원의 자투리공간


서울아산병원은 1996년부터 1층 동관과 서관 사이의 자투리공간을 활용 갤러리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이 공간은 연중무휴로 신진 및 중견 작가들에게 전시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깊다. 하루 평균 2000여 명의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이 공간은 회화, 조각, 도예 등 현대미술 전 분야에 걸쳐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작가로 개인전을 최소 1회 이상 개최한 사람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갤러리. 사진=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갤러리. 사진=서울아산병원

하나로의료재단은 검진센터 곳곳에 '아트 갤러리'를 마련해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 9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장 피에르 레이노와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로버트 인디아나, 패트릭 휴즈, 김홍석 등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강남구 일원동의 삼성서울병원 별관 1층 '갤러리월'에도 젊은 작가들이 참여하는 오픈갤러리가 마련됐다. 공모를 통해 270여 팀의 신청을 받아 이 중 6명의 작가를 선정, 2개월씩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하나로의료재단
사진 = 하나로의료재단

 


■ 방치된 자투리땅, 틈새 주차장으로 변신


그동안 쓰레기 무단투기 등으로 몸살을 앓던 방치된 자투리 땅들이 주차장으로 변신해 주변 환경 개선을 물론 저렴한 비용으로 주차장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주택가 자투리땅 주차장 조성사업은 이웃 간 갈등을 유발하는 주택가의 심각한 주차문제 해소 외에 공영주차장 건설을 위한 공간적 ·재정적 한계 극복에도 기여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는 신길1동, 신길4동 주택가에 쓸모없이 방치된 자투리땅을 활용해 주차장을 조성했다.

‘주택가 자투리땅 주차장 조성사업’은 토지소유주와 1년 이상 토지사용 조건으로 협약 후 구에서 거주자 우선주차장으로 운영하는 사업이다.  소유주들은 운영수입금 또는 재산세 면제 혜택을 선택, 지원받을 수 있고 주민들은 주차장을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영등포구에 따르면 신길 4동 홍어거리 내 자투리땅(신길4동 221-33외 1필지, 271㎡)은 그간 쓰레기 무단투기로 몸살을 앓던 지역이다. 주차장 10면을 조성해 지난달 17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주차장 조성 시 면당 약 8000만 원이 소요되나 자투리땅 및 나대지를 활용하면 면당 최대 240만 원으로 조성 가능하다”며 “예산 절감효과는 물론 주택가 주차난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길1동 자투리땅에 주차장을 조성했다.  사진 오른쪽은 조성후 모습. 사진=영등포구
신길1동 자투리땅에 주차장을 조성했다.  사진 오른쪽은 조성후 모습. 사진=영등포구

■ 풋살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건물 옥상


버려진 공간이던 건물 옥상이 유용한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건물 크기가 클 수록 옥상 공간도 넓지만 대부분 방치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풋살장과 태양광 발전소로 재활용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루프톱바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정부가 2020년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바꿔 안전·위생 기준을 충족하면 옥상에 루프톱바를 지을 수 있도록 한 이후 루프톱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용산 아이파크몰 8층 옥상에는 여러개의 풋살장이 설치돼 있다. 점심 시간을 이용해 풋살장을 이용하는 직장인들. 자투리경제 사진 DB
서울 용산역 아이파크몰 8층 옥상에는 여러개의 풋살장이 설치돼 있다. 점심 시간을 이용해 풋살장을 이용하는 직장인들. 자투리경제 사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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