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 "2000억 투자해 오프라인 경쟁력 제고"
- "급변하는 유통 환경 변화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적극 대비해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전경. 자투리경제 사진 DB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전경. 자투리경제 사진 DB

"오프라인 플랫폼의 공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현대 서울, 판교점, 중동점 등 주요 점포에 약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이사는 26일 서울 강동구 암사동 현대백화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2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급변하는 유통 환경 변화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대비하기 위해 '공간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각 점포별로 지역 상권에 특화된 콘텐츠와 운영 전략을 꾸려 '로컬 스토어'로서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더현대 광주는 더현대 서울이 보여준 차별화된 공간 기획과 브랜드 구성 능력을 기반으로 현대백화점그룹 50년 유통 역량과 노하우를 결집해 국내에 없는 새로운 복합 문화 공간을 구현할 계획이다. 더현대 광주는 오는 2027년 개점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 건축 인허가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착공 예정이다.

정 대표는 "더현대 광주에 최신 신기술을 적극 반영하는 등 국내에 없는 새로운 복합 문화 공간이자, 미래형 리테일로서 한 차원 높은 플랫폼을 구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오는 2025년 청주시티아울렛 출점과 2027년 서부산 최대 개발단지인 에코델타시티 중심부 프리미엄 아울렛 출점을 준비 중이다.


■ 점포별 특화 콘텐츠 운영, 로컬 스토어 정체성 확립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21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점포별로 MD(상품기획)를 강화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해서 선보인 결과 백화점 부문 총매출액 7조3429억원과 영업이익 3577억원을 기록하면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더현대 서울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개점 2년6개월 만에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백화점 최단 기록이다. 특히 지난해 더현대 서울의 20·30대 매출 비중은 58%로, 더현대 서울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평균 20·30대 비중(25%)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더현대 서울은 쇼핑과 체험에 더해 휴식 기능까지 추가하면서 소비자를 계속 모으고 있다. 최근 더현대 서울 5층에는 약 730㎡(220평) 규모로 고객 휴게 공간과 팝업스토어를 결합한 신개념 공간' 에픽 서울(Epic Seoul)'을 열었다. 에픽 서울은 전체의 절반가량을 고객 휴식공간(360㎡·110평)으로 채우고, 팝업스토어(250㎡·75평) 등을 보강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에픽 서울’은 더현대 서울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큐레이션해 주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더현대서울이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랜드마크로 거듭나도록 앞으로도 새로운 개념의 공간을 제안하고 오프라인 리테일에서만 가능한 인상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실험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면세점에서는 올해 실적 개선(턴어라운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고, 가구 제조 부문 '지누스'는 현대백화점 등 계열사와 시너지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도 기존의 환경과 역량, 자원에 매몰된 통념을 버리고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새롭고 다양한 시각으로 비즈니스의 변화 방향을 모색하는데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올해 배당액을 전년과 동일한 1300원으로 결정했다. 아울러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으며,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와 민왕일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 본부장을 각각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더불어 윤석화 서울대 경영대학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으로 신규선임했다.

현대백화점은 26일 열린 주총에서 정지선 회장 등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과 배당절차 개선을 위한 정관 변경안 등을 의결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이사가 주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26일 열린 주총에서 정지선 회장 등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과 배당절차 개선을 위한 정관 변경안 등을 의결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이사가 주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사진=현대백화점
사진=현대백화점

 


■ 파격적 매장·이색 체험 …'더현대 서울' 성공 노하우 해외로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서울'의 성공 노하우를 태국에 수출한다. 현대백화점은 태국 시암 피왓 그룹과 '시너지 창출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태국 방콕의 시암 피왓 빌딩에서 진행한 협약식에는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 차다팁 춧라쿤 시암 피왓 그룹 총괄 최고경영자(CEO), 마유리 차이쁘롬쁘라싯 시암 피왓 그룹 총괄 사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1958년 설립된 시암 피왓 그룹은 시암 파라곤, 시암 디스커버리, 시암 센터, 아이콘시암 등 쇼핑몰을 운영 중인 태국의 대표적인 유통 기업이다.

협약 체결로 현대백화점은 시암 피왓 그룹이 태국의 수도 방콕에 운영 중인 쇼핑몰 내 'K콘텐츠 전문관'을 운영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이 운영하게 될 이 매장은 방콕에서도 번화가인 시암에 위치할 예정이다. 한국으로 치면 유동 인구가 많은 쇼핑 명소인 명동과 고급스러운 강남을 합친 상권이다.

현대백화점은 K콘텐츠 전문관을 K푸드·K팝·K웹툰 등 20·30대 젊은 층이 선호하는 다양한 K콘텐츠로 구성할 계획이다. K콘텐츠 전문관 일부 매장에는 국내 중소·중견 브랜드를 입점시켜 이들의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적극 돕는다는 계획도 세웠다. 

특히 젊은 층 눈길을 사로잡은 이색적인 팝업스토어와 파격적인 매장 구성, 고객들이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인스타그래머블한(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릴 만한) 인테리어 등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사진 왼쪽)과 차다팁 추투라쿨 시암 피왓 그룹 총괄 CEO가 지난달 20일 태국 방콕 시암 피왓 빌딩에서 MOU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사진 왼쪽)과 차다팁 추투라쿨 시암 피왓 그룹 총괄 CEO가 지난달 20일 태국 방콕 시암 피왓 빌딩에서 MOU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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