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시대 활짝…중고품 거래 넘어 명품·한정판 리셀 열풍 힘입어 급성장세
-명품이나 럭셔리 브랜드 위주로 판매해왔던 백화점들도 중고 시장에 앞다퉈 진출
-네이버, 북미 1위 플랫폼 인수…'아마존'과 같은 강자 없는 중고시장서 1위 선점 목표

현대백화점 미아점 1층 매장에 들어선 중고명품 브랜드 '럭스어게인'. 판매가 가능한 중고명품 매장이 백화점 1층에 입점한 것은 첫 사례다. 2017년 설립된 브랜드나라는 미국, 일본, 캐나다 등의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중고명품 수출을 주력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백화점 입점을 통한 중고명품 매입과 판매를 통해 백화점 내 중고명품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미아점 1층 매장에 들어선 중고명품 브랜드 '럭스어게인'. 판매가 가능한 중고명품 매장이 백화점 1층에 입점한 것은 첫 사례다. 2017년 설립된 브랜드나라는 미국, 일본, 캐나다 등의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중고명품 수출을 주력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백화점 입점을 통한 중고명품 매입과 판매를 통해 백화점 내 중고명품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시작된 중고 거래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 그리고 네이버까지 중고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편의점들도 중고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단순한 중고품 거래를 넘어 명품·한정판 리셀 열풍, 빈티지 감성 인기 등에 힘입어 중고거래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중고 상품을 팔거나 구매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적은 MZ세대의 소비 패턴도 중고시장 확대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중고상품이 쓰고 버린 물건이 아니라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 좋은 희소성 있는 물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3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원에서 지난 2021년 24조원으로 6배 가까이 성장했다. 신한투자증권은 2025년 중고거래 시장 규모를 최대 43조원 규모로 예상했다.

중고상품군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정판 신발에서 패션부터 생활용품, 명품에 이르기까지 금액대는 물론 상품군도 대폭 확대됐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9월 미아점 1층 매장에 중고명품 브랜드 ‘럭스어게인’를 오픈했다. 롯데와 신세계백화점도 중고매장을 열었지만 백화점의 얼굴로 불리는 1층에 매장을 연 것은 현대가 처음이었다. 백화점 1층 매장의 경우 통상적으로 명품, 향수, 화장품 등 고가 상품이 주로 자리를 잡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9월 미아점 1층 매장에 중고명품 브랜드 ‘럭스어게인’를 오픈했다. 명품 핸드백, 지갑, 안경, 시계 등이 전시돼 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 4층 전체를 ‘세컨드 부티크’로 리뉴얼 오픈하고 세컨드핸드 의류플랫폼 브랜드 ‘마켓인유’, 중고 명품 플랫폼 ‘미벤트’, 친환경 빈티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리그리지’ 럭셔리 빈티지 워치 편집 브랜드 '서울워치' 등 다양한 브랜드들을 입점시켰다.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4층 ‘마켓인유’ 매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4층 ‘마켓인유’ 매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신세계는 그룹 내 벤처캐피탈(CVC) 계열사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통해 작년 초 번개장터에 820억원을 투자했다. 번개장터는 더현대서울과 코엑스몰에 한정판 스니커즈 매장 ‘브그즈트 ’을, 역삼 센터필드에 명품 편집숍인 ‘브그즈트 컬렉션’을 연이어 오픈했다. 작년 8월에는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SSG닷컴에도 입점했다.

롯데쇼핑은 2021년 사모펀드와 함께 국내 최장수 중고 커뮤니티인 중고나라의 지분 93.9%를 인수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모그룹 롯데가 중고나라 지분 인수에 참여한 것을 발판 삼아 지난 9일 비대면 중고 직거래 서비스 ‘세븐픽업’을 론칭했다. 세븐일레븐은 세븐픽업 서비스를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250여개 점포에서 우선 시작하고 전국 6000여점, 연내에는 전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9일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와 전략적 협업을 통해 업계 최초의 비대면 직거래 서비스 ‘세븐픽업’을 선보였다. 사진=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은 이달 9일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와 전략적 협업을 통해 업계 최초의 비대면 직거래 서비스 ‘세븐픽업’을 선보였다. 사진=세븐일레븐

 

네이버는 지난 6일 1조6000억원을 들여 미국 최대 패션 C2C 플랫폼 ‘포시마크’ 지분 100% 인수를 완료했다.  포시마크는 개인이 새로운 상품이나 중고 의류, 신발 등을 지역 단위의 소셜 커뮤니티 기능을 통해 사고 팔 수 있는 중고거래 서비스로, 북미 중고시장 거래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1년 2월 스페인 1위 리셀 플랫폼(re-sell) '왈라팝'에 155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최근 추가 투자를 통해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프랑스의 명품 리셀 플랫폼 '베스티에르콜렉티브', 싱가포르 중고거래 플랫폼 '캐러셀'에도 투자를 했고, 국내에서는 한정판 상품 거래를 지원하는 '크림'을, 일본에서는 '빈티지시티'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가 이같이 글로벌 중고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글로벌 중고거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아마존과 같은 빅테크 기업이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분야인데다 잠재적 성장성이 높다고 보고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라이브커머스 기술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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