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상가 투자를 하거나 임대 매물을 찾다보면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용어를 자주 듣게 된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되면서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이 되는 것을 말한다. 성공해서 귀족의 계급까지 올라간 평민을 뜻하는 'gentry'에서 파생된 단어다.

고급 주거지역으로 점점 탈바꿈됨에 따라 기존에 살았던 하급 계급의 주민들은 주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게 되고, 기존의 저소득층 원주민을 해당 계층이 대체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소위 핫플레이스라고 불리는 상권에서는 임대료와 지가의 상승 압박이 더욱 심해지게 됨에 따라 젠트리피케이션이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이 처음 발생한 곳은 명동으로 알려졌다. 명동은 일제강점기 시절 번화가로 유명했으며 1970년까지 명동에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나 화랑, 극장, 수입 서점 등이 즐비했지만 땅값이 크게 상승하면서 원주민들이 밀려나기 시작했다. 임대료가 저렴한 곳을 찾던 사람들은 대학로나 홍대 등지로 발길을 옮겼고 옷가게, 음식점, 화장품 가게 등 업종으로 상권이 채워진다.

신사동 가로수길의 경우에도 과거에는 예술을 즐기거나 그림을 판매하는 화랑이 많았지만 유동인구가 많아지면서 거대 자본이 유입되기 시작하고 임대료가 크게 오르자 많은 임차인들이 가로수길을 떠났다.

홍대 앞은 2000년대 문화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홍대 거리를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로 부상시킨 예술가와 지역 상인들은 정작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때 토지의 주인은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세입자의 경우에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담을 충당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사례들이 무수히 발생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다만, 역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노후도 개선이나 업종 변경 등을 통해 부정적이었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젠트리피케이션에는 분명 순기능도 존재한다.

한편 도시 성장의 역설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핫플레이스가 되기 위해 지역과 상생하는 매장들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 철공소와 제조업체들의 공장지대였던 문래동 일대는 현재 가장 각광받는 신흥지역이다. 지역 고유의 문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문래창작촌 핫플레이스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발걸음도 활발하다. 

주거·상권·문화 3박자를 갖춘 문래동의 공차 매장은 최근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루센트블록 '소유'와 협업해 지역 상생을 위한 매장으로 거듭났다. 문래 공차는 소유의 4호 공모 건물이다. 매장 이익의 78% 이상이 투자자의 임대수익으로 지급된다. 해당 건물의 임차인, 지역 점주, 공차를 좋아하는 고객 등 누구나 5000원의 소액 단위부터 투자할 수 있다.

서울 성수동에 자리잡은 무신사 본사 사옥
서울 성수동에 자리잡은 무신사 본사 사옥

 

지난해 성수동으로 본사를 이전한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사옥 1층에 카페 '아즈니섬(ASNISUM)'을 오픈했다. 무신사의 영문 철자를 반대로 쓴 표현인 카페 아즈니섬은 성수 로컬 지역에서 사랑받는 F&B(식음료)를 찾아 편집하고 소개하고 있다. 현재 서울 앵무새, 오버도즈 도넛앤커피, 프라이데이 베이커리 등의 브랜드가 입점했다. 무신사는 F&B뿐만 아니라 주력 사업인 패션 영역에서도 로컬 브랜드와 협업한 프로젝트로 상생을 실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자투리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