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인 저는 이번 1학기 종강 후, 여름방학 전에 아르바이트나 자격증 공부 등 일반적인 대학생들이 방학 때 하는 활동들에 대한 여러 가지 계획 등을 세워놓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정말 우연히 대학생 아르바이트에 대해 알게 됐는데,  그 과정은 이렇습니다.

저는 네이버 계정을 이메일을 이용한 학교 과제 제출 또는 웹툰을 보는 용도로 주로 사용하는데 그날도 습관적으로 저에게 온 메일들을 정리하던 중에 눈에 밟히는 메일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구청 대학생 아르바이트 관련 이메일이었습니다. 해당 메일은 서울시청으로부터 전송된 메일이었고,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서울특별시에서 여름방학을 맞이한 대학생을 위한 아르바이트 모집이 시작된다고 알리는 내용의 메일입니다. 해당 이미지를 누르니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었습니다.

 

대학생 아르바이트에 관련해 더 상세한 정보들이 나와있는 사이트로 이동이 됐습니다. 해당 게시글 중 마지막 문단을 보면서 구청별로 인원들을 따로 모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저는 제 거주지 인근 구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상단의 검색창에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입력하고 검색을 하니, 서울 시청 게시글에서 언급됐던 내용처럼 각 구청별로 따로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양식에 맞게 관련 서류 등을 작성해 신청했습니다.

강북구청 여름방학 대학생 아르바이트 신청을 한 뒤, 저는 이러한 대학생 아르바이트 제도에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매일 해당 게시글에 다시 접속해 게시글의 조회수를 살펴봤는데, 날마다 다른 게시글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월등히 높은 조회수와 조회수 상승 폭을 보여줬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높은 조회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해당 아르바이트에 지원함으로써 제가 떨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심 불안한 마음을 가지면서 어느덧, 아르바이트 합격 발표일이 다가왔고, 합격 통보는 구청 홈페이지와 합격자에 한해 문자 발송이 동시에 이뤄졌습니다.  

경쟁률이 치열한 해당 아르바이트에 저는 운이 좋게도 합격했고, 합격자 유의 사항 및 제출해야 할 서류 등에 대한 내용을 살피고, 서류 제출이 시작되는 첫날에 바로 구청에 방문했습니다. 서류 접수를 무사히 마친 뒤 몇분이 채 되지 않아 서류접수가 정상적으로 됐다는 문자를 받게 됐습니다.

어느덧 또 시간이 지나 근무지 발표일이 됐습니다.

아르바이트에 붙은 것도 대단한 운인데, 희망근무지 1순위로 제출하였던 곳을 붙었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 되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고, 시간을 또 흘러가 출근날이 돼 가벼운 발걸음으로 근무지를 향해 이동했습니다. 다행히 집에서부터 구청까지 도보로 20분 정도의 거리여서 운동도 하고 교통비도 아낄 겸 걸어서 근무지까지 이동했습니다. 

최초 근무지로 발령받은 강북구청 건물의 사진
최초 근무지로 발령받은 강북구청
예상보다 일찍 도착해서 남는 시간에 구청건물에 위치한 유리를 통해 첫 출근 기념샷을 날리는 모습.
10시쯤 주무관님으로부터 업무에 관련해 간단히 설명을 듣고, 아르바이트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최초로 발령받은 근무지는 강북구청 민원여권과였으나 계약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실제로 업무를 하는 공간은 번동서고(강북문화정보도서관)였습니다. 그렇게 설명을 마친 뒤 주무관님과 저를 포함한 대학생 아르바이트생 2명, 공공근로하시는분 1명 총 4명이 택시를 타고 강북구청에서 강북문화정보도서관으로 이동했습니다.

실 근무지인 강북문화정보도서관의 모습, 외곽지역에 도서관 바로 뒤에 산이 있어 조용한 분위기였다.
강북문화정보도서관의 모습, 외곽지역인데다 도서관 바로 뒤에 산이 있어 조용한 분위기였다.
도서관 지하 1층에 위치한 서고
도서관 지하 1층에 위치한 서고

근무지에 도착해 주무관님께서 본격적인 업무 및 준수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우선 대학생 아르바이트생 2명 중 저와 공공근로 하시는 분에게 각각 하나씩 복사한 서고 열쇠를 주셨습니다. 그 이유는 공공근로자분은 오전 9시 출근 오후 2시 퇴근이고, 대학생 아르바이트 신분인 저희들은 오전 10시 출근 오후 3시 퇴근으로 각각 출퇴근 시간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출근하면 우선 열쇠를 통해 서고의 문을 열고 지급한 출석부에 서명한 뒤, 타임스탬프라는 날짜 및 시간 연동 어플을 이용해 사진을 찍어 카톡방에 인증을 하면 됩니다.  퇴근 때에는 해당 날짜에 업무 진도 및 근황에 대해 보고하고, 소등 및 정리후에 퇴근을 하면 됩니다.(퇴근시에는 타임스탬프 등 따로 인증이 필요없었습니다.) 

카톡방에 출근과 퇴근을 보고하는 방법 원래대로라면 퇴근보고시에 업무현황 까지 같이 보고해야 하지만 해당 카톡을 보내는 시점에서는 이미 전체 업무가 종료된 상황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업무에 관해 설명하자면, 서고에는 다양한 문서가 존재하는데, 저희의 주요 업무는 필요 없는 문서들을 정리 및 폐기하는 것이었습니다. 주무관님이 나눠주신 폐기 처리 문서 리스트를 보면서 해당 위치에 있는 문서들을 꺼내 정리하면 됩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상하차 순한 맛 버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업무강도도 굉장히 낮았고 단순노동이어서 좋았습니다.) 저희가 정리해야 될 문서에는 두 가지의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폐기 스티커와 일부 폐기 스티커 두 종류가 붙어져 있습니다. 폐기스티커가 붙어져 있는 문서의 경우 문서함 통째로 정리하면 되고, 일부 폐기 스티커가 붙어져 있는 문서의 경우에는 나눠주신 리스트를 보며 폐기해야 할 문서들만 뽑아서 정리하는 것입니다. 

날이 지날 수록 점점 폐기물이 쌓여갔습니다. 일이 다 끝났을 무렵에는 정말 문서가 테트리스 블록들 마냥 높이 쌓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웃긴 점은 초반에는 오와 열을 맞추려 했으나 날이 지날수록 점점 균형이 무너지는 모습)

이렇게 만권이 넘는 분량의 문서들을 폐기 및 정리했는데, 사실 건장한 남성 셋이 일해서이기도 했고, 할수록 점점 스킬이 생겨서 속도가 붙다 보니 2주 만에 전체 업무를 끝내버렸습니다.  사실 이마저도 근무 시간을 꽉꽉 채워서 한 것이 아닌, 하루에 집중해 1시간 정도만 한 것입니다.  일일 업무가 끝나고 남는 시간에는 주무관님이 허락해 주셔서 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했고,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서고 근처에 식당이 있어서 도시락 및 음식물 취식이 가능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식당은 운영하지 않지만, 테이블이 있어 자유롭게 음식물 섭취가 가능하며 나름 쾌적했습니다.)

모든 업무가 종료돠고, 마지막 근무일에는 오후에 구청에서 성인지 교육(대학생 아르바이트 전체인원 대상, 1시간)이 있어 해당 교육을 수강했습니다. 위 사진은 교육때 제공 받은 자료들.

이렇게 1달간의 대학생 아르바이트가 기사를 작성하는 시점인 오늘(7월28일, 금요일)에 종료됐고 간략하게 후기를 써보자면 요즘 말로 정말 '꿀' 같은 알바입니다.

주무관님께서 거의 하루에 해야 할 업무만 해놓으면 남는 시간에는 도서관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셔서 일일 업무가 끝나면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열람실에서 개인 공부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기 계발 시간도 가지면서 돈까지 버는 아르바이트가 있다? 네, 여기 있습니다 '구청 대학생 방학 아르바이트'.

이 아르바이트의 경우에는 너무 좋은 조건으로 제공되는 제도이고, 무작위로 추첨해 선발되는 것이기 때문에 한 번 합격하면 3년간은 지원할 수 없습니다. (2023년 강북구청 대학생 아르바이트 기준, 다른 구청의 경우 상이할 수 있습니다.) 여름방학 모집은 이미 끝났지만 이 게시글을 보고 독자분들 주변에 대학생이신 분들이 있다면 이러한 아르바이트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시고, 2023년 겨울방학에 진행될 구청 아르바이트에 지원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는 이만 글을 마치며 겨울방학 대학생 아르바이트에 대한 정보가 올라온다면 그와 관련된 기사로 다시 한번 뵙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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