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 지표가 일제히 둔화하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위기감이 고조되자 최근 회복세가 기대됐던 우리나라 수출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소비·투자·수출 등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주요 지표가 동반 악화하고 있고, 물가 상승률까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제 지표가 일제히 둔화하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위기감이 고조되자 최근 회복세가 기대됐던 우리나라 수출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소비·투자·수출 등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주요 지표가 동반 악화하고 있고, 물가 상승률까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나라 수출 회복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중국의 7월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 증가율이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에서 부동산 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있어 정책적 지원을 서두르지 않으면 중국 경제가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비구이 위안(컨트리가 든)이 촉발한 디폴트(채무불이행)위기가 다른 부동산업체와 금융권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시장 침체는 디플레이션을 가속할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가계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해 부동산 경기 하강은 소비와 투자 감소 등 경제 전반의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중국의 7월 수출 증가율은 -14.5%로 코로나19로 경제 충격이 가장 컸던 2020년 2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중국의 수출입 부진은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감소로 이어진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우리나라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6%다. 우리나라 수출이 중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對)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6월부터 14개월 째 감소하고 있는데다 수출 감소 폭도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메모리 반도체(MTI 831110)의 경우 1∼7월 수출액(250억달러) 중 대중국 수출 비중이 약 45%(112억달러)에 달한다. 중국의 경기 침체 속에서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이 받는 타격이 다른 나라보다 유독 크다.

중국 경기 회복이 늦어질수록 한국의 주력 대중 수출품인 반도체, 화학제품, 무선통신 기기 부품, 액정표시장치(LCD), 반도체 제조 장비 같은 중간재부터 화장품 같은 소비재에 이르는 다양한 상품의 수출 전망이 어두울 수 밖에 없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석유화학·철강산업은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장사 중 14일까지 반기 보고서를 제출한 305사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조원 감소했는데, 이 중 20조 5000억원은 삼성전자(13조 4000억원)· SK하이닉스(7조 1000억원)의 이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반도체 양대 시장인 중국· 미국의 수요 부진이 지속되며 업계의 감산에도 D램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중국 모바일 수요 비중이 커 샤오미·오포·레노버 등이 사줘야 하는데, 중국 경기가 죽으면 쉽지 않다” 고 말했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40%에 달하는 석유화학 업종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장상식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하반기 우리나라 수출 회복의 핵심 조건을 꼽자면 반도체와 중국 경기 회복"이라며 "중국을 경유한 제3국 수출이 어려운 여건이고, 중국 내수도 기대만큼 좋아지지는 않고 있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대중 수출이 빠르게 좋아지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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