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중국 금융 당국이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사실상 기준 금리 역할을 하는 우량 대출금리(LPR)를 두 달 만에 인하한 데 이어 경제 뇌관으로 꼽히는 지방 정부 채무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재융자 채권을 발행키로 했다.
중국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중국 금융 당국이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사실상 기준 금리 역할을 하는 우량 대출금리(LPR)를 두 달 만에 인하한 데 이어 경제 뇌관으로 꼽히는 지방 정부 채무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재융자 채권을 발행키로 했다.

중국 경제가 중요한 변곡점에 위치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전략을 재조정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현재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도미노 채무불이행(디폴트) 공포에다 소비·생산·투자가 모두 꺾이는 트리플 둔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수요가 부진한 상태다. 중국 부동산 위기가 격화하면서 성장 동력이 구조적인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지난 30년 중국의 고도 성장 중심에는 부동산이 있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부동산의 비중은 25%를 넘을 정도다. 중국은 1992년 시장경제 도입 이후 수요 창출을 위해 1990년대 후반부터 도시화에 박차를 가했다. 도시화는 곧 부동산 개발을 의미했고, 부동산 부문은 사실 2000년대 이후 중국 고속 성장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부동산을 살리기 위한 각종 부양책이 나오겠지만 과거와 같은 부동산 활황이 다시 오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자 중국 금융 당국이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사실상 기준 금리 역할을 하는 우량 대출금리(LPR)를 두 달 만에 인하한 데 이어 경제 뇌관으로 꼽히는 지방 정부 채무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재융자 채권을 발행키로 했다. 
21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년 만기 LPR을 0.1%포인트 인하한 3.45%로 조정했다. 5년 만기 LPR은 4.20%로 기존치를 유지했다. LPR은 18개 지정 은행의 최우량고객 대출금리 동향을 취합해 산출한다.

일각에서는 대중 수출 의존도가 20% 아래로 내려가는 등 ‘탈(脫)중국’ 기조가 강해진 데다 소비재 비중이 적은 만큼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가 촉발한 내수 시장 위축은 곧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 시장과 밀접한 반도체· 석유·철강 기업의 실적 둔화가 우려된다.

우리나라 수출이 이달 들어 중순까지 16% 넘게 줄면서 1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달 초순보다 무역적자가 소폭 늘었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8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278억56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5% 줄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24.7% 줄었다. 반도체 수출 감소는 월간 기준으로 지난달까지 1년째 지속되고 있다. 석유제품(-41.7%), 철강제품(-20.5%), 정밀기기(-23.4%), 컴퓨터주변기기(-32.8%) 등의 수출도 줄었다. 국가별로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27.5% 줄었다. 대중 수출 감소는 지난달까지 14개월째다. 미국(-7.2%), 유럽연합(EU·-7.1%), 베트남(-7.7%) 등도 감소했다.

중국 정부가 당분간 경기 부양보다 금융권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과거와 달리 부동산 기업 지원을 위한 대규모 경기부양 정책을 배제하고 부동산 개발업체의 부도 위기가 금융기관으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선에서 정책적 노력을 쏟아부을 것"이라며 "현재 중국은 디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해 부동산 기업과 금융 기업들의 위기를 적시에 제어하지 않으면 현재 위기감이 사그라들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문 연구원은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대 중후반으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며 "마오쩌둥 시대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5% 미만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져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투자심리가 호전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 위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중국에 훨씬 덜 의존하는 수출 시장을 구축하면서 위험을 분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부동산 주도의 성장이 끝나고 산업 시스템이 첨단산업으로 교체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국의 성장 엔진이 부동산에서 첨단 산업으로 교체하는 과도기에 있고 여기서 투자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은 AI(인공지능)· 바이오·친환경 에너지·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을 집중 육성해 앞으로의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 팩토리(공장), IT· 바이오 기술이 집약된 첨단산업, 웰니스(wellness· 종합적 건강) 산업 등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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