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과에 속하는 민들레는 척박한 토지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며 햇볕이 잘 드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 전국의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들레는 잡초가 자라는 곳이면 어디에나 있다. 민들레는 여러해살이풀로 4월부터 9월까지 꽃을 피운다. 땅 속 깊이까지 뿌리를 내려 심지어는 추운 겨울에도 햇볕만 쪼이는 곳이면 살아남아 언제든지 꽃이 핀다. 민들레꽃이 지면 열매가 솜사탕 같은 가벼운 하얀 털뭉치로 변하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타고 멀리까지 흩어져 날아가 또 다른 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봄이면 새롭게 싹을 틔운다.

우리나라의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란 꽃의 민들레는 서양에서 건너온 서양민들레이고, 하얀 꽃을 피우는 것이 토종민들레이다. 토종민들레가 점점 줄어드는 이유는 토종민들레는 서양민들레의 꽃가루를 받아들이지 않고 절개를 지키며 토종민들레의 꽃가루만 받아들이기 때문에 ‘일편단심 민들레’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또 토종민들레는 도시의 공해에는 약하다. 그러다보니 공해에 강한 노란 꽃을 피우는 서양민들레에 밀려 토종민들레가 줄어들고 있다.

민들레는 그 생명이 질긴 잡초로 유명하다. 아무리 뿌리채 뽑아버려도 조금 지나면 또 다시 솟아 나온다. 한번은 민들레를 뿌리채 캐서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에 햇볕에 말린 적이 있다. 그런데 며칠 후에 다 말라버린 민들레 중에서도 하나의 민들레는 살아남아 꽃을 피우고 있었다. 이토록 민들레는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다. 이 같은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토종 민들레를 두고 혹자는 우리 민족의 근성을 상징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 민족은 세계 어디에 이민을 가더라도 잘 적응하기로 유명하다. 한국 사람이라고는 전혀 살고 있지 않은 외국의 낯선 곳에 혼자 가더라도 쉽게 적응하며 열심히 살아간다.

민들레의 잎과 꽃에는 페놀성화합물과 비타민 C와 E 등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으며, 뿌리에는 식물성스테로이드화합물과 클로르겐산, 카페인산 등의 페놀성 화합물이 많이 들어 있다. 민들레에는 이러한 성분들과 함께 항균, 항염증, 항산화, 항암, 항당뇨, 위장보호, 면역활성 등에 관련된 다양한 생리활성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심혈관질환, 폐질환, 관절염, 위장질환, 피부질환, 암 등은 염증과 관련이 있다. 염증 반응의 조절은 매우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증과정 중에는 많은 양의 산화질소가 생성될 수 있다. 민들레에는 염증과 관련된 산화질소 생성 억제력이 강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본초학에서는 민들레는 열독과 식독, 체기를 푼다고 되어 있다. 한방에서는 기침, 가래, 천식, 소화불량, 습관성 변비에 사용하며 열로 인하여 소변을 못 보는 증세에도 사용한다. 민들레는 이눌린, 스테롤, 콜린, 팔미틴 등 특수성분을 많이 함유하여 건위, 강장, 이뇨, 해독작용이 있고, 열을 내리는 해열작용이 있다. 염증이나 종기를 낫게 하며, 간이나 담낭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어리고 연한 잎은 건위효과가 있어 건위 소화약, 그리고 밥맛을 돋우는 약으로서 회복기 환자들의 영양식에 널리 쓰이고 있다.

 

또한, 민들레는 혈당을 안정시켜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크로아티아 자르레브대학 연구팀이 당뇨병을 유발시킨 쥐 72마리에게 민들레뿌리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혈당이 현저히 감소하였으며, 아미린 성분이 혈당조절을 돕는다고 보고하였다. 민들레의 리놀산과 콜린 성분은 고혈압, 심장병, 간질환 등 성인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리마린 성분은 간암세포를 건강하게 만들어주고, 간을 해독시켜 간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

민들레의 잎과 뿌리에는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다. 뿌리보다는 잎에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다. 민들레 100g에는 0.14mg의 비타민 A, 67mg의 비타민 C를 함유하고 있어 다른 잎채소에 비하여 높은 편이다. 또 혈압을 낮춰주는 칼륨도 400mg 들어 있어 고혈압에 좋다.

민들레는 잎과 뿌리를 함께 된장국을 끓여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는다. 민들레는 쓴맛이 강하므로 데쳐서 우려낸 다음 조리를 해야 한다. 프랑스에서는 연한 잎줄기를 샐러드용으로 먹거나 생식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 민들레는 차로 마셔도 좋다. 민들레뿌리와 잎을 깨끗이 씻어 찜통에서 1분 정도 찐다. 3~5cm 정도의 크기로 썰어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말려 보관한다. 차스푼으로 2~3스푼을 물 한 컵에 넣고 15분간 끓여 마시면 좋다. 민들레는 일반적으로는 식용으로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임신부와 수유부는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글: 이원종 강릉원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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