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뒤안길에는 환경오염 등 갖가지 문제가 남습니다. 무분별한 제품 생산은 되레 쓰레기만을 양산하기도 합니다.

쓸데없는 생산을 줄이고 생산 단계부터 환경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효율적이면서 가장 똑똑한 투자입니다. 자투리경제는 친환경과 재활용의 가치 실현을 위해 [가장 똑똑한 투자_'친환경'] 시리즈를 진행합니다. <편집자 주>

 

쓰레기라는 개념 자체를 없애 버리자!

쓰레기를 덜 발생하고 덜 버리고 재활용하자는 개념이 아닌,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쓰레기라는 개념을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다.

- 윌리엄 맥도너, 미하엘 브라운가르트 (요람에서 요람으로)

 

 

 

플라스틱의 얼굴은 야누스처럼 두 개다. 각종 일회용품이나 생필품의 소재로 사람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천사의 얼굴, 그리고 수백 년이 지나도 분해되지 않아 환경을 오염시키고 미세플라스틱이 돼 사람과 동물의 건강을 위협하는 악마의 얼굴이다.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이렇게 쓰임새가 많고 편리함을 주니, 플라스틱을 우리 생활 속에서 완전히 퇴출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끊임없이 플라스틱의 단점은 줄이고 장점은 더할 대안을 찾기도 하고 재활용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다. 사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면 새로운 플라스틱을 만들지 않아도 되니, 자연스레 환경 오염을 포함한 부작용도 줄어드는 건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플라스틱의 재활용은 말이 쉽지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다. 용도와 특성에 따라 플라스틱의 종류는 여러 가지로 나뉜다. 그러니 저마다 재활용 방법과 효율이 다르다. 그래서 우리는 재활용품을 배출하는 날이면 여러가지 플라스틱들을 종류별로 분리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플라스틱이 쓰인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이를 재활용하는 기술은 최근에야 개발됐고 발전 속도도 더디다. 그래서 재활용해도 순도가 낮은, 상업 가치가 떨어지는 저품질 플라스틱만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보육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리플라는 미생물을 활용해 범용성이 높은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리플라는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곤충 장내에서 분리해 연구·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미생물을 통해 플라스틱을 제외한 나머지 플라스틱 성분을 분해해 플라스틱 순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특정 플라스틱 재질만 없애는 미생물의 특성을 이용했고, 2016년 미생물을 직접 곤충에서 분리하거나 신규 발견해 7년째 연구개발 중인 현재 분해 효율성을 현저히 높였다. 이렇게 만든 PP 플라스틱의 순도는 100%에 가까울 정도로 높다. 이 기술은 기존 플라스틱 재활용 공정에 간편하게 추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기존 공정의 단점은 줄이고 장점은 강화한 것이다. 이제는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 기술을 독자적으로 보유하고, 산업화하는 전 세계 유일의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리플라는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에 활용할 수 있는 장비도 개발·보급하고 있다. 보통 플라스틱 공장들은 재활용 대상 플라스틱에서 한 가지 재질만을 분리한 후 세척해 원재료로 다시 가공한다. 따라서 재활용 전 플라스틱이나 생산된 완제품 플라스틱의 이물질 비율을 확인할 수 있는 기계가 유용하다. 리플라의 타재질 혼입률 산출 기기(Plastic Reader)는 선별된 플레이크의 재질을 재확인해 최종 마대(결과물)의 순도를 측정하는 기기다.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이외에도 특정 플라스틱만 분해하는 기술을 응용한 농촌 폐비닐 처리 기술이 있다. 일반적으로 농가는 폐비닐 수거를 전문 처리 기업에 맡긴다. 이 때 지출하는 폐비닐 유통 비용만 연간 5000억 원이나 된다고 한다. 하지만 리플라의 기술을 농촌에 보급하면, 농가는 유통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 손쉽게 인근 공장에 가서 폐비닐을 분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폐비닐을 태워 없애면 온실 가스를 만드는 일산화탄소가 나오지만 리플라의 기술로 폐비닐을 미생물 분해하면 물과 이산화탄소 등 무기물만 남는다. 정말 우수한 친환경 ESG 기술이다.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마지막으로 플라스틱 재질 스캐너도 있다. 신기하게도 플라스틱에 가져다 대면 어떤 종류의 플라스틱인지 알려준다.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사진 = 리플라

 

 

리플라의 서동은 대표가 벌레의 미생물을 활용한 플라스틱 재활용을 처음 떠올린 건 고등학생 때 참여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국제우주도시설계대회’에서라고 한다.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재활용 문제 해결과 창업을 염두에 두고 생명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고 하니 재활용에 정말 진심인 사람이다.

 

포브스코리아 30세 미만 30인 2024에 선정되기도 한 미생물 박사 서동은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진 = 포브스코리아
사진 = 포브스코리아

 

“2016년 리플라를 창업할 당시, 1980년 이래로 꾸준히 제기된 플라스틱 재활용 순도 문제에 집중했습니다.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관련 논문에서 플라스틱 간 단일 재질 분리가 98% 순도로 되어도 재활용 플라스틱 판매 가격이 새 플라스틱에 비해 50~60%대라는 것을 알고 난 후, 직접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과 접촉하며 이 문제가 실제로 어떤 불편을 끼치는지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이물질 분리가 더 세밀하게 이루어진다면 재활용 공장에서 더 좋은 수익성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한편 리플라는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에서 혁신상을 2개나 수상하기도 했다.

 

■ 리플라만의 플라스틱 기술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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