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수익성 강화와 인력 운용 효율화를 위한 것으로 이마트가 점포별이 아니라 전사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서울 중구 순화동 이마트 본사. 자투리경제 사진 DB
이마트가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수익성 강화와 인력 운용 효율화를 위한 것으로 이마트가 점포별이 아니라 전사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서울 중구 순화동 이마트 본사. 자투리경제 사진 DB

이마트의 희망퇴직 단행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마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29조4722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손실로 연결기준 첫 영업손실 469억원을 냈다. 이마트 별도 기준을 봐도 매출(16조5500억원)은 전년대비 2.1% 감소했고, 영업이익(1880억원)은 같은 기간 27.4%나 급감했다.

1993년 창사 이래 전사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수익성 개선과 인력 운용 효율화를 위해서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등 3사의 기능을 통합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3사 대표를 겸임·총괄해왔다. 

기능통합은 불필요한 조직과 인력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이번 희망퇴직 조치는 예견됐던 것으로, 앞으로도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죽느냐 사느냐  유통업계간 생존경쟁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상황이다.

11번가는 희망퇴직 지원 대상을 전체 직원으로 확대했다. 11번가는 지난해 매각 시도가 불발된 뒤 자금난을 겪고 있다. 실적 역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번가의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은 1258억원으로, 전년도의 1515억원 대비 적자 폭을 17% 줄이는 데 그쳤다. 

또 롯데마트는 업황 부진에 점포 12개를 폐점하고 2021년 상반기와 하반기, 2023년 하반기 세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쿠팡과 C커머스(중국 e커머스) 업체 등 신흥 강자들이 유통업계를 잠식하면서 기존 유통기업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면서 이마트를 제치고 국내 유통업계 1위로 올라섰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 규모 31조 8298억원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매출을 합친 규모(35조8292억원)와 맞먹는다. 쿠팡은 지난해 4억7300만달러(약 61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C커머스 업체들의 공격도 거세지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지난달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약 621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약 136만명) 보다 46% 늘어난 수치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중국 알리바바는 한국 사업을 확대를 위해 3년간 11억달러(약 1조4471억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사업 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신흥 강자들에게 잠식당한 국내 유통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난한 몸부림을 떠나 근본적인 혁신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新 유통강자들과의 배송 전쟁에서도 뒤져서는 안되지만 오프라인 매장만이 가질 수 있는 특화된 전략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은 마트에 가는 것보다 주문 배송을 통해 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신속하게 원하는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마트는 물건을 싸게 사는 곳이 아니라 뭔가 색다른 소비경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자투리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