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도시 대개조 2탄 발표 11개 자치구 대상…'상업지역 총량제' 규제 풀어 초고층 업무시설로 조성
- 빌딩 숲 조성하기 보다는 강북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특화시켜야 개발 가치 높아져

서울시가 강북을 강남처럼 조성하기로 하고 상업시설 대폭 늘려주기로 했다. 그러나 뒤늦게 '강남 따라하기'식이 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서울 면적의 40%, 인구의 43%(448만명)가 거주하는 한강 북쪽의 도시 경쟁력을 강남 수준만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상업지역 총량제를 폐지해 강남 수준으로 상업시설을 늘린다. 노후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에 들어가 사업 속도를 단축한다.

하지만 이번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강북만의 차별성이 부각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식으로 개발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강북만의 독특한 장점을 살려 강남과는 다른 차별성을 확보하는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 창동·상계는, 바이오·ICT, 상암은 미디어에 특화


부동산 전문가들은 규격화된 용도 지역을 풀고, 다양한 건축 가능성을 열어 민간 개발을 유도하려는 것이지만 성공적인 개발 사례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즉, 한곳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랜드마크화하면서 하나 둘 다른 지역으로 넓혀가는 것도 괜찮은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서남권 준공업지역도 기업 유치를 위해 상업지역 변경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세운지구를 비롯한 도심권은 녹지 확보를 전제로 고밀 개발을, 용산정비창에 추진 중인 국제업무지구 역시 입지규제를 최소화해 복합기능의 고밀도 개발로 기업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이에 대해 김승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창동·상계는 바이오(Bio)와 정보통신기술(ICT), 상암은 미디어 등 일자리 분야를 특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동차량 기지 이전 부지에는 복합 쇼핑몰인 스타 필드와 셀트리온 등 바이오기업 등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 아이파크몰 내에 있는 본사를 복합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노원구 광운대 역세권건물로 이전하기로 했다.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은 창동차량 기지 개발사업과 함께 수십 년간 베드타운으로 기능한 노원 일대를 역동적인 경제도시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다. 대상지 인근에서 추진 중인 재건축 재개발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광운대 역세권 사업지에는 공동주택(3173가구)을 비롯해 도서관, 청년 커리어센터, 문화 체육센터, 주민센터 등 주민편의 시설과 업무용 오피스, 상업시설, 호텔 등이 건립된다. 900실 규모의 다양한 대학 공공기숙사도 새롭게 들어선다.

우이천. 자투리경제 사진 DB 
우이천. 자투리경제 사진 DB 
청계천 모전교(毛廛橋). 청계천의 다리 중 하나로 모전(隅廛) 부근에 있어 모전교라고 불린다.  청계천의 다리들 중 가장 위쪽에 있다. 모전은 각종 과일을 파는 가게를 말하는데, 큰 길 모퉁이에 설치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었다. 종로구 서린동과 중구 무교동 사이의 네거리에 있던 청계천의 옛 다리이다. 우전다리(隅廛―) 또는 모교(毛橋)라고도 불렸다.  자투리경제 사진 DB. 사진= 최영규 자투리경제 SNS에디터
청계천 모전교(毛廛橋). 청계천의 다리 중 하나로 모전(隅廛) 부근에 있어 모전교라고 불린다.  청계천의 다리들 중 가장 위쪽에 있다. 모전은 각종 과일을 파는 가게를 말하는데, 큰 길 모퉁이에 설치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었다. 종로구 서린동과 중구 무교동 사이의 네거리에 있던 청계천의 옛 다리이다. 우전다리(隅廛―) 또는 모교(毛橋)라고도 불렸다.  자투리경제 사진 DB. 사진= 최영규 자투리경제 SNS에디터

 


■ 북한산 등 주변 환경 적극 활용해야


서울시는 동부간선도로 상부공원화사업 등을 통해 ‘보행일상권 정원 도시’를 실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어디서 나 20분 내 숲·공원· 하천에 다다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의선숲길 보행 네트워크, 홍은 동 백련근린공원 힐링 공간 재조성 등도 추진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내년까지 강북권 11개 자치구별로 1개 이상의 수변활력거점 조성이 마무리된다. 현재 조성된 홍제천 수변 테라스에 이어 불광천, 정릉천, 중랑천, 우이천 등 14개 수변 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수변공간을 적극 활용할 경우 강북권만이 가질 수 있는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다. 북한산이라는 천혜의 자원을 십분활용해 정릉천,우이천 등 지류 하천을 복원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북한산 밑이라는 이유로 고도 제한이 걸린 지역에 대한 정비사업도 지원한다. 모아타운을 추진할 때 자연경관지구는 기존 3층에서 약 7층(20m)으로, 고도지구는 20m에서 최대 45m로 풀어주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강북권의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고 첨단산업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지역 특성을 면밀히 고려하지 않은 채 추진하는 고밀도 개발은 차칫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시청 청사에서 열린 '다시, 강북 전성시대' 기자설명회에서 강북권 대개조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시청 청사에서 열린 '다시, 강북 전성시대' 기자설명회에서 강북권 대개조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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