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히지 않은 생선은 3개월, 소고기는 1년까지만 보관 가능
냉동된 식품 해동할 땐 냉장고에서 '천천히'...조리는 '빠르게'

요즘 주부들은 고민이 깊어집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45세 주부 정 씨는 장바구니 물가가 무섭게 오르자 마트에서 세일하는 품목들을 사두고 있었는데요. 지난 15일 일본이 곧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생선을 대량으로 주문했습니다. 

정 씨는 "주로 아이들이 먹을 간식이나 생필품 등 유통기한 걱정이 없는 것들을 샀었는데 과일이나 고기는 보관 기간이 짧아 그러지도 못한다. 그런데 오염수 방류 뉴스를 접하고 어느정도 생선은 사둬야 하지 않나 싶더라"고 하소연합니다. 그는 "냉동보관만 믿고 잔뜩 사둘 수도 없는 노릇인데, 이후에 아이들이 생선을 찾으면 어떡하나 걱정이다"고 말합니다.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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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박 씨도 마트에 생선을 사서 냉동실에 보관해뒀다고 말했는데요. 박 씨는 "코로나 이후에 집에서 밥을 먹는 시간이 많아져 장을 자주 봤지만 생선을 쟁여두기는 처음이다"면서 "그나마 몇 개월은 생선 걱정은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박 씨가 냉동 보관하는 식품은 생선 뿐만이 아니었는데요. 박 씨는 "혼자 먹다보니 남은 음식 대부분을 냉동실에 보관한다"면서 "건강에 해롭지는 않을까 걱정이 될 때가 있다"고 말합니다. 

최근 인터넷에서도 오염수 방류 직전 수산물을 대량 구입해 보관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냉동보관이라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됩니다. 

식품을 냉동실에 보관할 땐 1회 먹을 분량으로 소분해 밀폐된 용기에 보관해야 합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생선을 중심으로 육류화 가공식품 등 종류별 식품 냉동보관법을 알아봤습니다.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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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보관은 '만능' 아니야 

냉동실은 온도가 낮아 음식을 넣어두면 어느 정도 보관 기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낮은 온도 때문에 미생물이 잘 번식하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냉동실에 식품을 오래 보관하면 수분이 빠지는 '냉동상(Freezer burn)'이 일어나 식품이 건조해져 맛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냉동된 식품을 신선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1회 사용량씩 나눠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할 수 있도록 랩 등으로 밀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선의 경우 내장을 제거하고, 물로 씻은 후 키친타월 등을 이용해 물기를 제거한 후 영하 18℃ 이하인 냉동실에 보관해야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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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히지 않은 생선은 3개월, 소고기는 1년까지만 보관 가능

일반적으로 익히지 않은 생선은 3개월, 익힌 생선은 1개월가량 냉동 보관이 가능합니다. 생선별로 보관 가능 기간도 제각각인데요. 조기나 병어처럼 얇은 생선은 보관 기간이 6개월가량인 반면 고등어나 삼치 등 통통한 생선은 2~3개월이 지났다면 폐기해야 합니다.

만일 냉동된 생선을 구입할 땐 표면에 얼음결정체가 없는 제품을 골라야 합니다. 표면에 결정체가 있는 경우 재냉동된 제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햄이나 베이컨, 소시지와 핫도그 같은 가공식품은 2개월까지만 보관해야 합니다. 익히지 않은 소고기는 1년까지만 냉동 보관해야 합니다. 다만, 양배추와 셀러리는 수분이 증발해 말라버리기 때문에 냉동 보관을 해선 안 됩니다. 캔 제품 역시 용기가 팽창돼 터질 우려가 있습니다.

냉동실에 식품을 보관할 때는 공기와 접촉하지 않도록 1회 사용량씩 나누어 랩으로 밀봉합니다. 포장 용기는 식품의 양에 맞추고, 18℃ 이하의 냉동실에 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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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동된 식품 해동할 땐 하루동안 '천천히'...조리는 '빠르게'

냉동된 생선이나 고기를 해동할 때는 하루 전 냉장실에서 천천히 해동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해동된 이후에 식품을 실온에 오래두면 미생물 증식이 빨라져 쉽게 상하기 때문인데요. 또 한 번 해동한 수산물이나 육류를 다시 냉동할 경우 변질될 우려가 있어 재냉동은 피해야 합니다. 

만일 급하게 조리에 사용해야 한다면 '냉수해동'을 추천하는데요. 생선을 위생팩에 밀봉한 후 찬물에 담가두거나 흐르는 물에 해동하는 방법입니다. 물에 담가둘 때 생선이 물 위로 떠오르지 않도록 적당히 무게가 있는 물건을 올려두면 좋습니다. 

미지근한 물에 해동해야 할 땐 소금 한 큰 술과 식초 3~4방울을 떨어트려 바닷물 농도를 비슷하게 맞춰줘야 생선 육즙이 손실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해동한 생선이나 고기는 가급적 빨리 조리해야 합니다. 실온에 놓아두면 변질될 가능성이 커지는데요. 가급적 조리 직전까지 냉동실에 보관해둡니다.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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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관 중 식품 표면이 말랐다면 폐기해야 

아무리 냉동실이라도 보관 기간이 길수록 식품의 신선도는 떨어집니다. 특히 남은 음식을 냉동 보관할 때 밀봉 포장은 필수인데요. 식품을 제대로 밀봉하지 않으면 음식이 수분을 잃게 되고, 식품 표면이 건조해지는 ‘냉동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냉동상을 입은 음식은 수분 함량이 떨어지고, 조직에 변화가 일어나 식품의 맛과 풍미가 떨어집니다.
해동 후 냄새가 난다면 세균이 번식했을 가능성이 커 먹지 않는 것이 좋은데요. 음식의 전체가 얼음결정체로 덮여 있다면 부패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먹지 말고 버려야 합니다.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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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물 쓰레기 냉동보관, 괜찮을까?

간혹 냄새나 벌레 꼬임 등 이유로 냉동실에 음식물쓰레기를 보관했다가 처리하는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음식과 함께 음식물쓰레기를 한 곳에 보관하는 행동은 괜찮을까요? 

결론은 절대 해선 안 됩니다. 냉동실은 온도가 낮아 미생물 번식이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지만 안심해선 안됩니다. 음식물쓰레기는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수분과 유기물이 합쳐져 있어 음식물에서 흘러나온 액체나 일부 물질들에서 세균이 번식해 식중독이나 장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음식물쓰레기는 반드시 즉시 버리고 식재료와 한곳에 보관하지 않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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