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부동산시장 뚜렷한 회복세 … 저금리와 전세난에 집값 상승

출처=NH투자증권

2015년 한 해 동안 주택시장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내집마련에 나서는 실수요가 늘었고 거래도 증가했다.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전국 주택 누적거래량은 100만 8,000여 건으로 전년동기대비 22.5% 늘었고, 연말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거래와 함께 주택가격도 상승했다. 전국 주택가격은 KB국민은행 기준으로 10월 말까지 평균 3.8% 상승해 이미 2014년 연간 상승률을 웃돌았다.

주택 공급량도 급증했다. 10월 기준 주택 인허가 실적은 60만여 건으로 전년동기대비 52.3% 늘었고, 새 아파트 분양물량도 연말까지 48만 건을 상회할 전망이다. 공급량이 늘고 분양가격도 올랐지만, 청약규제 완화로 투자수요가 증가하면서 청약열기는 뜨거웠다. 인기 단지의 경우 청약경쟁률이 수백 대 1까지 치솟고, 전국 평균 1순위 청약경쟁률이 연간 11 대 1까지 높아졌다. 미분양주택수는 3만 가구 대를 유지했다.

상가나 소형빌딩 같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관심도 지속됐다. 자산 재분배나 노후준비를 위해 임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부동산시장의 거래 증가와 가격 회복에 맞춰 토지시장의 거래도 꾸준히 증가했고 가격도 상승했다. 제주도 신공항 등 신규 개발지역과 주택 공급지역의 토지가격이 상승했고, 전철과 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망 개발지역의 상승세도 이어졌다.

2015년 4분기 현재, 가격상승 피로감과 과잉공급 우려 심화

하지만 올 들어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주택자금 마련과 주거비 부담을 토로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3분기를 지나면서 가격 상승 피로감이 커졌고, 가격 급등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관망세로 돌아서는 수요시장의 흐름이 포착됐다. 주택 거래가 늘어난 만큼 주택담보대출도 가파르게 증가했고, 단기간 주택 공급량이 급증하면서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에도 공급 경쟁이 심화되고 임대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상품과 지역에 따라 투자 경계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분양사기 등 공급 시스템의 제도 정비도 미비해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 사례가 증가했다.

여기에 2016년의 불안한 거시경제 전망이 더해지면서 부동산시장의 회복세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5년에 이어 경제성장률 전망이 불투명하다. 국내외 주요 기관이 발표한 2016년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연말 현재는 2.7%~3.2% 구간에 그치고 있다. 소득과 고용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1100조에 달하는 가계부채는 아파트시장의 지속적인 회복세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연내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국내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조절된다고 해도 가계의 대출 부담은 급증할 우려가 크다. 이미 지난 8월부터 자기관리에 들어간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 인상을 통해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

자료=국토교통부

 

출처=국토교통부

 

2016년 주택시장, 거래-가격-공급 둔화되지만, 급랭보다는 완만한 안정세

이에 따라 2016년 주택시장은 거래량과 가격변동폭, 공급량이 일제히 둔화될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의 <2016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은 연간 3.5%, 전세가격은 4.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공급량 역시 △인허가 52만 호 △착공 49만 호 △분양 35만 호 △준공 44만 호 등으로 준공물량을 제외하고는 모두 2015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2016년 주택시장의 거래, 가격, 공급 전망치 둔화는 2015년 대비 기고효과에 따른 것이다. 2016년 주택시장은 급격한 침체나 냉각보다는 점진적으로 완만한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전세불안과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주택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단기간 거시경제 회복을 견인할 수 있는 산업군으로서, 정부대책이 강력한 규제 강화로 급선회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동산시장의 연착륙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여준다.

소형주택, 재건축, 유망분양에 대한 주택수요시장의 관심 지속

주택시장의 경우 도심의 소형주택 거래와 재건축아파트, 신규분양시장이 2016년에도 시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우선 실수요 중심의 매매전환 거래와 가격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월세 전환이 빨라지며 전세난과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15년 10월 현재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73.3%로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 중이다. 전세난에 시달리는 무주택자들이 집값에 비해 높은 전세보증금을 기반으로 내집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도심 소형주택을 중심으로 상대적인 가격 오름세가 예상된다.서울 강남권과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재건축아파트의 강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아파트값 상승과 사업규제 완화로 투자성이 좋아졌고 사업 압력이 높아졌다. 건설사들도 재건축 수주에 나서면서 재건축아파트시장은 활기를 띨 전망이다.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면서 재건축 멸실에 따른 주변 전세가격 상승과 인기 아파트지구의 청약열기도 예상된다.

유망 지역에 공급되는 새아파트 분양에 대한 수요 관심도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국의 청약통장 계좌수는 1,968만여 좌에 이르고 그 중 1순위 계좌만도 1,089만여 좌에 달한다. 1순위 가입기간이 짧고 재당첨 제한도 없는 상황이어서 1순위 청약통장을 가진 투자자가 꾸준히 늘어나게 된다. 2016년 상반기까지 건설업체들의 밀어내기식 분양공급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한 분양시장의 청약열기는 좀 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서울 강남권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과도한 분양가 상승은 분양시장을 냉각시킬 수 있다.

한편 수익형 부동산, 상업용 부동산의 투자 열기는 지속될 전망이지만, 상품별로 공급 과잉에 따라 임대수익률이 하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 투자가치가 높은 상품을 선별하기도 어려워졌다. 과대광고나 분양사고도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신중한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신흥 업무지구나 성장중인 상권에서 공급되는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미래가치나 수익률이 불확실한 경우가 많다. 해당 도시와 상권의 성장속도, 그리고 지역 기반 산업시장의 흐름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의 투자성도 상당한 편차를 보일 전망이다.

지역별 양극화 심화, 수도권 견조한 상승세 유지, 지방은 조정

주택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점차 둔화되는 가운데 지역별 양극화는 점차 심화될 전망이다. 지역별로 가격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공급 부담도가 다르고, 지역 경기와 주거비 부담도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2015년까지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공급이 급증한 지역은 이미 거래 및 가격 둔화에 경고등이 켜졌다. 하지만 새 아파트 입주량이 부족하고 최근 전세비중이 급등한 지역, 멸실이 뒤따르는 재건축 사업이 활발해 아파트 공급부담이 덜한 지역은 2016년에도 상대적인 가격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거래와 가격, 공급의 중심축은 2015년에 이미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2016년에도 입주량이 부족하고 재건축이 본격화되는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움직일 전망이 우세하다. 과잉공급에 대한 부담이 커진 지방시장은 2016년부터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지역별로 정부의 주택정책은 물론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전략도 달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거계층 고착화 우려, 주택금융정책의 중요성 대두

주거계층간의 양극화 또한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2015년 주택거래를 분석해보면 아파트보다 저렴한 연립, 단독, 다세대 등의 거래가 증가했고, 월세시장이 확장되면서 중산층 이하의 주거비용 부담이 급증했다. 2016년을 예측해보면 서울 강남의 재건축을 필두로 고급주택의 분양이 성공을 거두는 한편 반전세나 월세로 밀려나는 주거하향 이동이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극화된 주거계층이 고착화될 우려 또한 크다. 주거하위계층은 상대적으로 주거비용 부담에 시달리며 내집마련과 자산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주거안정과 내집마련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 등 주거상향 이동을 위한 사다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16년에는 주택금융정책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될 전망이다. 저금리를 이용해 주택시장에 새로 진입한 수요자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전환용 대출상품과 주택자금 지원상품을 확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신규분양시장의 경우 잔금 대출과 중도금 집단대출의 신용대출 전환이 원활해야만 입주시점의 부작용이 최소화 될 것이다.

2016년 공급조절 성패, 중장기 주택시장 불안 좌우할 것

2016년에도 공급시장이 진정되지 않고 공급량이 지속된다면, 과잉공급과 그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는 지역이 늘어날 전망이다. 우선 입지와 수급상황, 분양가격에 따라 신규분양시장의 청약결과가 양극화되고 계약률 하락과 미분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과잉공급지역이 증가하면서 입주시점에 발생할 공급 쏠림과 입주대란, 빈집사태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

2016년부터 입주가 본격화되는 지방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늘어난 아파트 분양물량은 2017년부터 본격적인 입주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2016년에 주택시장의 공급조절이 실패하면 입주량 증가에 따른 시장 불안이 장기화 될 수 있다.

따라서 2016년 아파트시장의 경우 완만한 공급조절과 우회적인 투자수요 진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단, 지역별 수급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수급자 현황을 파악하면서 지역별로 공급 과잉에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입주물량이 증가하면서 거주하던 기존주택을 매각하려는 새아파트 입주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존 재고주택시장의 물량 증가와 가격 조정 가능성이 있다. 기존 재고주택의 활용도를 높이고 리모델링을 위한 제도 정비와 금융 지원책 마련이 절실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16년 부동산시장 키워드 '전세-주택금융정책-공급조절'

종합해보면, 2016년 부동산시장에, 특히 수도권 주택시장의 견조한 흐름에 영향을 미칠 변수는 전세시장의 불안이다. 전셋값의 상승과 전세난이 주택시장의 완만한 안정세를 유도할 것이다.

정책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또한 시장의 경착륙을 가져올 수도 있는 변수는 가계부채, 금리, 대출규제 등을 아우르는 주택금융정책이다. 특히 지난 7.22 가계부채대책에서 예고된 대출규제 강화와 그 연장선 상에 있는 주택금융정책들의 흐름에 따라 주택 및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이 달라질 것이다. 가계부채의 건전성은 관리하되 주택시장의 급랭없이 연착륙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을 좌우할 공급조절 변수는 당장 2016년 시장에서 발현되지는 않겠지만, 2017년부터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 중장기 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해서 2016년의 공급시장을 잘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부동산시장의 변곡점은 2016년 3분기

NH투자증권 김규정 연구원은 "2016년 부동산시장을 ‘상고하저(上高下低)’로 예측하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상반기까지는 2015년의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고 하반기부터 조정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반기에 실시될 예정인 대출심사 강화와 원금분할상환제 적용의 파급효과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주택공급에 따른 시장의 변화가 하반기 시장의 흐름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전반적인 저금리 현상은 지속되겠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 국내 기준금리의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2016년 하반기부터 금리 또한 서서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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