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에 8일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파월 미 연준 의장은 7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고조됐다. 시장은 미 연준이 오는 21~22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종전 예상치인 0.25%포인트 보다 높은 '빅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연준이 만약 3월 다시 빅스텝을 결정할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4.5∼4.75%에서 단번에 5.0∼5.25%로 올라간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 금융통회위원회도 4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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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월 '매파' 발언에 원·달러 환율 22원 급등…코스피 1.3% 하락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 여파는 국내 증시는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을 20원 넘게 급등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2.0원 오른 달러당 1,321.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같은 상승 폭은 지난달 6일(23.4원)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코스피는 1.3% 가까이 하락해 2430대에 턱걸이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1.44포인트(1.28%) 하락한 2431.91로 장을 끝냈다.지수는 전장보다 27.77포인트(1.13%) 내린 2,435.58로 개장해 약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1.81포인트(0.22%) 내린 813.95로 마쳤다.

코스피 지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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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월 “긴축 정당화하면 금리 인상 폭 높일 것”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간밤 청문회에서 "최근의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만약 전체 경제지표가 더 빠른 긴축을 정당화하면 우리는 금리 인상 폭을 높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은 완화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2%까지 낮추기 위한 과정은 멀고도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며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면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소 균형 잡힌 절제된 화법을 구사하던 연준 수장이 이례적으로 분명하게 추가 긴축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클 수 밖에 없었다.

물가 상승세도 여전하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6.4% 올라 12월(6.5%)과 거의 비슷한 상승세를 유지했고, 전월 대비로는 0.5% 급등해 12월(0.1%)보다 오히려 속도가 빨라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으로 7일 오후 4시 30분 기준으로 미 연준이 3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69.8%로 나타났다. 

현재 미 기준금리는 4.5~4.75%이지만 5.6%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삼성증권 "한국 최종 기준금리 전망 3.5%→3.75% 변경"

삼성증권은 이날 한국의 최종 기준금리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3.75%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정점에 대한 기대가 한국의 추가 기준금리인상을 정당화할 만큼 높아졌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기준금리는 추가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현재의 3.5% 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보다 커졌다"고 진단했다.

향후 3개월 내 국고채 금리는 3년물 3.50∼3.90%, 10년물 3.50∼3.85% 범위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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