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냐, 금융안정이냐" 

그동안 긴축 행보를 지속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오는 21~22일 열리는 FOMC에서 금리 인상 수준을 결정한다.

당초 3월 FOMC에서 최대 50bp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분석이 많았지만, 지나치게 빠른 금리 인상이 미국 실리콘밸리뱅크 파산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연준 스탠스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신생 기술기업이 입은 타격이 고스란히 은행으로 옮겨갔고, 금융권 전반의 리스크 전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FOMC가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동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21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될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인상하더라도 0.25%포인트, 이른바 '베이비 스텝'에 머물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21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될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인상하더라도 0.25%포인트, 이른바 '베이비 스텝'에 머물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3월 FOMC, '금리동결' vs '베이비 스텝' 

20일(현지시간) 시카고 상품거래소(CME)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연준이 0.25% 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62%로 집계됐다.

일단 물가지표를 보면 추가 긴축 필요성은 여전히 높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상승률이 전년 동기대비 6% 수준으로 연준 목표(2%)를 크게 웃돈다.

하지만 그동안 긴축의 배경이 됐던 고물가는 조금이나마 잡히는 모습이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6% 올랐지만, 지난 2021년 9월 이후론 가장 작은 상승 폭을 보이고 있다. 물가가 조금씩 둔화하는 흐름 속에서 연준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3월 FOMC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 한국은행도 금리 동결하나

예상치 못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금융 불안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한국은행이 4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초 4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갑작스러운 SVB 사태 여파로 한국은행의 스탠스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는 21~22일 열리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상하더라도 베이비스텝(0.2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은행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오는 21~22일 열리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상하더라도 베이비스텝(0.2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은행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삼성증권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연내 동결 전망으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진 상황이므로 금융시장 불안 수준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와 금리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되는 정도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채권 금리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뒀다. 삼성증권은 향후 3개월 내 채권에 대한 투자의견도 기존 '축소'에서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SVB 사태는 금융시스템의 약한 부분이 영향을 받을 만큼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에 도달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며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5∼7월 FOMC에서 0.25%포인트씩 인상해 최종적으로 5.50%에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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