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국민의힘 성남분당을 예비후보 페이스북 계정 캡처
김은혜 국민의힘 성남분당을 예비후보 페이스북 계정 캡처

김은혜 국민의힘 성남분당을 예비후보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의 면담 사진을 자신의 선거활동에 활용하면서 한은의 중립성이 크게 훼손됐다.

김 후보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대한민국의 건설경기를 살리고, 1기 신도시 재건축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절실하다"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의 면담 사진을 편집해 올렸다. 이창용 총재도 아무 생각없이 사진촬영에 응했다.

한국은행은 일반적인 정부기관도 아니고 더군다나 일개 기업도 아니다. 우리나라의 물가와 금융 안정 등 중요한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이같은 막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조직이다.

한 개인을 위해, 그리고 한 개 정당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국내 금융시장과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 여부는 증권을 비롯한 금융시장은 물론 부동산과 가계부채, 물가 등 여러 중차대한 현안과 맞물려 있다.

따라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내용은 철저히 보호되며, 최종 결정때까지 여러차례 신중한 회의를 한다. 

김 후보가 본인의 득표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이 총재를 활용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위다. 마치 이 총재에게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한 것처럼 자신의 행위를 적극 홍보했다.

한국은행 전경.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전경. 사진=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재건축 등 부동산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대출 금리 또한 인하되기에 부동산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그만큼 커진다. 돈이 풀리면서 가계부채 또한 증가하게 된다.

한국은행은 현재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 등 여러 요인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동결해오고 있다. 그런 한국은행의 수장인 총재를 만나 마치 기준금리가 예고된 것처럼 잘못된 내용을 알리는 것은 표만 의식한 질 낮은 행동이다.

한국은행 유희준 노조위원장도 김은혜 후보와 이 총재가 중립성을 훼손됐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유 위원장은 15일 성명문을 통해 "특정 후보가 총선을 맞이해 본인의 선거운동에 한은을 선전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며 "본인의 선거운동에 한은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이 총재의 처신도 문제다. 한국은행 직원은 관련 법령에서 금지하고 있는 선거운동 및 여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특정 정당을 옹호하는 발언이나 행위를 해서도 안된다. 이 총재는 이번 일에 대해 적극 해명을 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본인의 위치와 일거수 일투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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