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채권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금이라도 추격매수에 나서야 할지, 아니면 추세를 봐가면서 투자에 나서야 할지 투자전략 세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올들어 지난 26일까지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5대 증권사의 개인 상대 리테일 채권 판매액은 5조1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1.7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각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되면서 채권투자 선호가 뚜렷해진 가운데 채권형 ETF(상장지수펀드) 거래도 활황세다. 자산운용사들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 수요를 위해 다양한 채권형 ETF 상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그동안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인 것은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시중 부동자금이 채권시장 등으로 쏠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올들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채권과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돈이 쏠리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이 마무리 국면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가상승세가 둔화되면서 긴축 중심의 주요국 통화정책이 올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는 시장 기대가 번지면서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큰 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7일 코스피는 5일 연속 상승했고, 코스닥은 6일 연속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대비 0.62%(15.37포인트) 오른 2484.02로 장을 마쳤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의 채권 투자는 각자의 자산 규모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며 무조건적인 매수보다 각자의 자산 규모에 맞는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금리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고액 자산가 중심으로 만기가 긴 채권에 대한 수요가 있다며 여전히 채권 투자를 추천하는 의견도 있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주식과 채권, 원화가 비정상적인 상관관계를 보이며 동반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창섭 연구원은 ‘2023년 금융시장 트리플 강세 대비’ 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경기 반등에 따른 주식시장 강세와 물가 상승 둔화에 따른 채권금리 하락 가능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작년에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상황으로 전통적인 자산 간 상관관계가 붕괴한 가운데 달러화도 약세가 진행됐다. 올해도 자산 간 상관관계 이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식·채권·원화의 트리플 강세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은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정책금리가 물가상승률을 웃돌 때까지 금리 인상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연구원은 “이후 점차 경기가 개선되고 물가 상승이 진정되는 흐름이 나타나면 작년의 ‘트리플 약세’와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수급에 따른 채권시장 강세가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내 통화정책 완화기대 정도를 기대한 수준에서 현재 (채권)시장 강세를 주도하는 핵심은 수급 여건에 있다"며 "국고채 역캐리 부담으로 우량 채권시장으로 온기가 빠르게 이전됐고, 연초 수요 대비 부족한 공급 여건은 적어도 2분기까지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연초 글로벌 채권시장이 안정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 채권시장이 유독 강세를 나타낸다"며 "국내 채권이 강세인 이유는 물가 정점과 경기둔화, 통화정책 긴축 우려 완화라는 공통적 요인은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와는 달리, 채권 투자도 전체 투자 폴리폴리오 연장 선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분산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전체 자산에서 주식형 상품(펀드 포함) 비중을 50% 이상, 채권은 30%, 주가연계증권(ELS)은 20% 정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권고도 있다.
한편 채권을 통한 수익은 크게 이자와 시세차익으로 나눌 수 있다. 이자 수익은 정해진 대로 지급된다. 시세차익은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 가격이 오르며 그만큼 금리가 크게 하락할수록 더 많은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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