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연 5%대까지 올랐던 은행 예·적금 금리가 최근 3% 대로 내려오면서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투자자의 시선이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연 5%대까지 올랐던 은행 예·적금 금리가 최근 3% 대로 내려오면서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투자자의 시선이 옮겨가고 있다.

 

작년 말 연 5~6%대까지 올랐던 예금 금리가 최근 3%대로 내려오면서 적금에서 주식 · 채권 등으로 투자자금이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회 연속 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수신 경쟁 자제를 요청한 것도 시장 금리 하락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코스닥지수가 연초 이후 33% 상승하며 900선을 돌파하는 등 세계 증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것도 증시로의 자금 유입에 속도를 내게 하고 있다.

18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최근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우대 금리를 최고로 받는다고 해도 연 3.40~3.80%, 적금은 연 3.90~4.65%에 불과하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 국민·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정기예·적금 잔액은 842조 4300억원으로 전달 말(853조 200억원)보다 10조원 넘게 줄었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에서도 연 4%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이 사라졌다.  일반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했던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시입출금통장(파킹통장) 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 13일부터 파킹통장인 토스뱅크 통장과 모임통장 금리를 각각 0.2%포인트 인하했다. 세전 기준 토스뱅크 통장은 5000만원까지 연 2.0%, 5000만원 초과 금액에는 3.6% 금리를 적용한다.

금리가 높은 대부분의 상품은 점포 수가 적은 지방은행 상품이거나 까다로운 우대조건을 충족해야만 최고 금리가 가능하다.

은행의 대표 상품 39개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상품은 Sh수협은행의 '첫만남우대예금'으로, 연 2.95%의 기본금리에 최근 1년 이내 수협은행 예·적금 계좌 미보유, 첫거래 우대, 마케팅 동의 등의 조건을 모두 총족할 경우 연 4.0%의 최고금리를 적용한다. NH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이 최고 연 3.80%의 예금 금리를 제공하지만, 고향사랑기부금 납부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반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3일 기준 53조 6240억원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고 증시 거래대금도 급격하게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과 코스닥시장의 올해 첫 거래일 거래대금은 각각 5조 1200억원, 4조 3700억원이었으나 14일에는 각각 12조 8609억원, 13조 7538억원까지 늘어났다.

증시 대기성 자금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증시 급락 여파로 11조원 규모로 줄어들었으나 최근 잔고가 66조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7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계좌 수 역시 역대치를 경신 중이다. CMA는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단기성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급여 이체와 카드 대금 납부도 가능해 사실상 예금 계좌로 사용이 가능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CMA 잔고는 66조63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18일(66조7646억원)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많다. 미래에셋증권의 CMA 통장은 연 3.55%의 금리를, SK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각각 3.50%, 3.4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채권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을 노리고 발빠르게 채권에 투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올해 1분기 개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8조 655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조 4451억원)보다 5배가량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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