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업급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실업급여를 '시럽(syrup)급여'라고 비하하거나 남성과 여성 수급자를 갈라치기하거나 또는 수급자를 싸잡아서 부정 수급자로 몰아치고 있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실업급여액이 최저임금 근로자의 세후 월 소득보다 많다는 점과 퇴사와 재취업을 반복하는 반복 수급자가 많다는 데서 시작됐습니다. 문제가 많기 때문에 실업급여의 하한액을 낮추거나 폐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최근 열린 ‘실업급여 제도 합리화 공청회’에서 고용노동부 소속 한 공무원은 “청년·여성 등 일부 실업급여 수급자가 (실업급여로) 해외여행을 가고 샤넬 선글라스를 구입한다”고 발언을 했습니다. 여기에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시럽급여’ 발언으로 논란을 더 키웠습니다.

그렇다고, 일부 부정 수급자나 반복 수급자가 있다는 것을  호도해 마치 수급자 모두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매도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모든 제도가 그렇듯이 100% 완벽한 제도는 없습니다. 허점이 있고 틈새가 있습니다.

누군가가 이러한 선한 제도를 악용하거나 부정 수급한다면 이들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를 하면 됩니다. 실업급여 제도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도록 제도를 개편하면 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정부에 실업급여 제도 개선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일부 문제가 있는 것은 보완을 하고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우대받고 재취업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보호받는 공정한 노동시장이 될 수 있도록 실업급여 제도를 보완해야 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실업급여는 실직 근로자의 재취업 기간 동안 생활 안정과 구직 활동을 돕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갑자기 일자리를 잃어 생계유지를 위해 실업급여에 의지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같이 그 취지가 분명한 제도를 몇가지 문제점이 드러난다고 해서 폐지 또는 축소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발상입니다. 

실업급여는 실직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때 최소한의 방패막이 역할을 해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주기 위한 것입니다. 

실업급여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노동자들은 "실업급여를 수령하는 사람은 항시 울상을 짓고 다녀야 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휴직기간동안 매일 직업을 찾아다녀야만 하는 게 아니라, 휴식을 취하면서 정신 건강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동안 누적된 피로를 털어내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무언가 새로운 (취업) 의욕을 찾을 수 있다고도 말을 합니다.

노동자들은 내가 월급에서 쪼개서 고용보험 냈던 것을 되돌려 받는 것인데 마치 '시혜'를 받는 것으로 오인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실업급여, 누구에게는 '동아줄'이자 생명과도 같은 '구명조끼'입니다.

실업급여 지급 사유가 있는데도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노동자를 내보내면서 회사가 자발적 사직으로 허위신고하는 사례들도 있습니다.

모든 사회 현상에는 양면이 있습니다. 하나의 시각만을 가지고 모든 것을 본듯이 잘못 판단을 해서는 안됩니다. 이번 실업급여 논란이 소모성 논쟁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실업급여 제도를 보다 튼실하게 보완하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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