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경쟁력 높이고 신사업 기틀 마련
-해상풍력 및 해외 방산 수출활성화 박차

"당분간 내실 보다도 공격적인 '외형성장'을 통해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Global Ocean Solution Provider)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그동안 쌓아온 해양기술을 토대로 미래를 위한 선제적 투자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과감한 대규모 투자로 조선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사업 기틀을 강화하겠습니다"

한화그룹이 인수한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으로 사명 변경을 완료하고 미래 해양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뤄낸다는 목표다.

한화오션의 전략은 ▲ 방산 부문의 해외 진출 ▲ 친환경 연료 기반 선박 기술 확보  ▲ 스마트팩토리 및 물류자동화 등을 통한 조선소 업그레이드 ▲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진출 등으로 요약된다.

한화오션은 재원 마련을 위해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2조원 자금을 투입했던 것을 감안할 때 올해에만 총 4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달하는 셈이다.

각 분야별 투자금액은 ▲ 초격차 방산 솔루션 9000억원 ▲ 친환경·디지털 선박 6000억원 ▲ 스마트야드 3000억원 ▲ 해상풍력 토탈 솔루션 2000억원 등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주당 2만2350원에 신주 8948만5500주(보통주)가 발행된다. 신주 배정일은 9월 25일, 구주주 청약은 11월 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일반 공모 청약 기간은 11월 13∼14일이다.

한화오션은 오는 2040년까지 매출액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 달성을 통해 미래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한다는 각오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은 경남 거제사업장 내 대형 골리앗 크레인 4기에 한화 로고를 입히는 작업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옛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인수돼 지난 5월 23일 한화오션으로 새로 출범한 뒤 3개월여에 걸쳐 진행된 거제사업장, 서울 남대문사무소, 시흥R&D캠퍼스의 기업이미지(CI) 통합 작업이 마무리됐다. 높이 100m, 폭 150m로 눈에 잘 띄는 '조선소의 상징'인 골리앗 대형 크레인에한화 로고를 새기며 한화오션이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고 한화오션은 강조했다.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은 경남 거제사업장 내 대형 골리앗 크레인 4기에 한화 로고를 입히는 작업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옛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인수돼 지난 5월 23일 한화오션으로 새로 출범한 뒤 3개월여에 걸쳐 진행된 거제사업장, 서울 남대문사무소, 시흥R&D캠퍼스의 기업이미지(CI) 통합 작업이 마무리됐다. 높이 100m, 폭 150m로 눈에 잘 띄는 '조선소의 상징'인 골리앗 대형 크레인에한화 로고를 새기며 한화오션이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고 한화오션은 강조했다.  사진=한화오션

■ 현재보다 미래…신사업에 올인

한화오션은 향후 10년간 2430억달러(약 325조원) 규모로 성장할 잠수함과 수상함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해양 방산 기업으로 빠르게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잠수함용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한화시스템의 무인 전투체계 등을 결합하고, 향후 해외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한화오션은 친환경 제품과 기술 수요에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유상증자 대금 중 6000억원은 암모니아와 메탄올, 수소 기반의 '친환경 추진 시스템'과 암모니아·이산화탄소·수소 운반선 개발에 투입된다. 또 2030년까지 '레벨 4' 수준의 완전 자율운항이 가능한 스마트십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내년으로 예정된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을 위해 1000억원을 투입해 수상함 2척을 동시 건조할 수 있는 실내 탑재 공장 신축을 진행한다. 

한화오션은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중심으로 연간 18%씩 성장하는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도 2000억원을 투자해 진출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해상풍력 사업 확대와 해외 방산 수출을 늘리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2021년 모나코 에네티로부터 14~15MW급 대형 풍력발전기를 해상에 설치할 수 있는 선박 2척을 수주해 현재 건조중이다.향후 제작·운송·설치와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해상풍력 토탈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에 그간 부족했던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노후 크레인을 교체하고, 사업장 내 안벽 연장 공사도 진행한다. 이런 투자를 통해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친환경 선박 생산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또 3000억원을 투자해 현재 10% 중반 내외의 자동화율을 공정별로 최대 70%까지 높이며 안전하면서도 생산성이 높은 '스마트 야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초격차 방산, 친환경, 디지털 솔루션 등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3개였던 연구소를 5곳의 연구센터로 확장 개편했다.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이사는 "이번 투자로 조선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 전 세계가 직면한 안보와 기후 위기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최근 직원 연봉을 1000만원 가량 인상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 편입 후 처음으로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다. 한화오션은 '2023년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채용 규모는 연구개발, 설계, 생산, 영업, 사업관리, 경영지원 분야 등 총 100여명이다. 한화오션은 지원자들에게 다양한 채용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마이크로페이지를 새롭게 구축했으며, 직무 소개, 재직자 인터뷰, 홍보행사 일정 등 콘텐츠를 게시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 한화오션은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중심으로 연간 18%씩 성장하는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도 2000억원을 투자해 진출을 모색한다. 해양 풍력사업 개발에 더해 해상풍력 설치선, 하부구조물, 해상변전소 등의 제작·운송·설치와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해상풍력 토탈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건조한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 한화오션은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중심으로 연간 18%씩 성장하는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도 2000억원을 투자해 진출을 모색한다. 해양 풍력사업 개발에 더해 해상풍력 설치선, 하부구조물, 해상변전소 등의 제작·운송·설치와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해상풍력 토탈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진=한화오션

■ 유상증자 자금으로 신규 투자 올인 '역량 강화' 긍정적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의 영구전환사채 상환이 아닌 전량 신규 투자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주주사와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특수선 부문에서 해외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건조 역량을 확대한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긍정적"이라며 "신조선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는 내년에도 양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상선 부문의 매출액 증가 추세는 오는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외형 성장 사이클 장기화에 따른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한화오션은 잠수함·수상함·호위함 등의 방산사업과 액화천연가스(LNG) 및 풍력 등에 기반한 선박·해상풍력 사업 역량을 갖고 있다"며 "이번 증자 자금으로 사업 확장의 퍼즐을 맞추게 됐다"고 분석했다.

■ 투자 회수 시점 오는 2027년 이후…주가 당분간 약세 전망

한화오션이 부채비율 안정 및 신종자본증권 처리 등 재무건전성 제고가 아닌 신사업 투자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주주들도 있다.  2조3000억원이 넘는 신종자본증권도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한화오션의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소식에 지난 24일 주가가 약세로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보다 0.43% 떨어진 3만5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중 전 거래일보다 5.68% 하락한 3만320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식 수가 늘어나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되는 만큼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신한투자증권은 "유상증자로 마련된 자금 전액이 신규 투자에 투입돼 역량이 강화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대규모 증자에 따른 희석, 채권단 증자 참여 여부 등에 따른 우려로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투자 회수 시점은 오는 2027년 이후가 본격적인 시점인데 자금 조달효과를 감안해 미래가치를 앞당겨 오기에는 먼 시점"이라며 목표가를 3만원으로 낮췄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회사가 설명한 투자의 집행 성과가 실적에 발현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주식 투자자들의 투자기간을 크게 넘어선다"며 "당장은 대규모 신주가와 높은 할인율로 투자심리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7월부터 진행한 그룹 내 사업구조 개편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한화는 로봇 산업을 영위하던 한화정밀기계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인수, 해당 사업부를 모멘텀 부문에 편성했다. 한화는 건설, 기계, 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그룹 내 방산∙우주 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심으로, 한화솔루션은 한화첨단소재와 한화갤러리아를 분할하며 에너지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한화는 그동안 방산으로 인해 가려졌던 자체 사업과 건설부문에서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7월부터 진행한 그룹 내 사업구조 개편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한화는 로봇 산업을 영위하던 한화정밀기계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인수, 해당 사업부를 모멘텀 부문에 편성했다. 한화는 건설, 기계, 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그룹 내 방산∙우주 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심으로, 한화솔루션은 한화첨단소재와 한화갤러리아를 분할하며 에너지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한화는 그동안 방산으로 인해 가려졌던 자체 사업과 건설부문에서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 조선업 회복 국면…"재무구조 개선은 시간 문제”

증권가의 부정적인 전망에도 불구 약세를 보이던 한화오션 주가는 지난달 28,29일 이틀간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했다. 28일에는 전일에 비해 2650원(7.57%) 상승한 3만7650원을 기록한 데 이어 다음날인 29일 2600원(6.91%) 상승 마감했다. 
유상증자로 지분가치가 희석되는 만큼 악재인 것만은 맞지만 조달한 자금이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상증자가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면 나쁘게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자에 따른 자금 투자는 투자 시계열이 길고 당장의 기업가치 반영이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조선업 회복 국면에서 재무구조 개선은 시간 문제"라며 "조선업은 과거 경기 사이클 관점에서 신성장산업으로의 전환 시기이며 관련 투자는 신시장 개척의 의미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우리사주 20%와 계열사 지분을 합하면 증자의 절반 가량을 그룹사가 부담하고 있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엔 자금 부담 요인이겠지만 한화오션 투자에 대한 그룹사의 의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증자는 증권사의 잔여물량 총액인수로 확정적"이라며 "인수합병(M&A), 구체화된 방향성 제시, 실적 개선 속도, 채권단 증자 참여 여부, MSCI 편입 효과 종료 후 흐름 등은 지켜볼 점"이라며 "조선주의 중장기 성장 기조와 궤를 같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의 부정적인 전망에도 불구 약세를 보이던 한화오션 주가는 지난달 28,29일 이틀간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했다. 28일에는 전일에 비해 2650원(7.57%) 상승한 3만7650원을 기록한 데 이어 다음날인 29일 2600원(6.91%) 상승 마감했다.  31일 전일보다 1200원(3.03%) 하락한 3만8350원에 마감했지만, 이날도 외국인은 5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증권가의 부정적인 전망에도 불구 약세를 보이던 한화오션 주가는 지난달 28,29일 이틀간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했다. 28일에는 전일에 비해 2650원(7.57%) 상승한 3만7650원을 기록한 데 이어 다음날인 29일 2600원(6.91%) 상승 마감했다.  31일 전일보다 1200원(3.03%) 하락한 3만8350원에 마감했지만, 이날도 외국인은 5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 올 상반기 영업손실 2218억…적자 대폭 축소

한화오션은 올해 상반기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한화오션은 올해 1∼6월 영업손실이 221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696억원) 대비 크게 축소됐다. 상반기 당기순손실도 357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679억원)보다 개선됐다.

매출은 3조2605억원으로 34% 증가했다. 한화오션은 생산 일정을 맞추기 위해 회사 외부에서 제작하는 선박블록 물량을 늘려 가공비 및 외주비 등 원가가 상승함에 따라 적자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542% 였으나 올 상반기에 485% 수준으로 낮췄다. 한화그룹이 인수자금으로 투입한 2조원이 자본으로 편입되면서 재무건전성이 개선된 상태다.

반기 말 연결 기준 한화오션의 자산총계는 13조6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부채총계는 11조3000억원, 자본총계는 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연내 흑자 전환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라며 "큰 폭으로 개선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향후 안정적인 영업활동을 이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은 한화오션이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내년 턴어라운드(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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