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최악의 업황에도 증권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뿐만 아니라 세일즈앤트레이딩(Sales&Trading)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위기를 사전 감지하고 대응해 실적 성장을 이뤘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최악의 업황에도 증권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뿐만 아니라 세일즈앤트레이딩(Sales&Trading)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위기를 사전 감지하고 대응해 실적 성장을 이뤘다.

“사업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자본의 효율적 배분과 신속한 경영의사 결정에 최우선 순위를 둔다. 전 영역에서 위험요인을 재점검하고 보수적인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해나간다. 하지만 사업 신규 진입시 주도면밀하게 분석을 한뒤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이 서면 과감하게 진입한다."

메리츠증권의 '선제적' 리스크 관리 능력과 철저하게 '시장성'에 기반한 투자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평상시 사업을 운영하면서 리스크 최소화하되 사업이 결정되면 신속하게 진행한다. 

글로벌 경제 환경이 저성장·저금리에서 저성장·고금리로 전환되면서 미래의 투자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급격히 확대되고 있지만 메리츠증권의 발빠른 대응능력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주고 있다.

급속하게 변하는 투자 환경 속에서 한발 더 앞서 대응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방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10여 년간 축적된 부동산금융 노하우와 경험은 메리츠증권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고성장을 견인하는 핵심역량이다.

메리츠증권 여의도 사옥 전경
메리츠증권 여의도 사옥 전경

■ 메리츠증권, 강점은 더 다듬고 약점은 보완하고

지난 2009년까지만 해도 메리츠증권은 중소형 증권사에 불과했다. 자기자본 기준으로 따지면 20위권 정도였다.

그러나 이듬해 메리츠종금과 합병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이 당시 자기자본 규모는 13위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925억원으로 사상 첫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진입했다. 경기침체와 금리인상 등에 따른 증시 하락장 속에서도 실적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대형 증권사들을 제치고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원대를 시현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의 강점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이 가중됐지만,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했다. 부동산 PF뿐만 아니라 세일즈앤드트레이딩(Sales&Trading)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위기를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해 실적 성장을 이룬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에도 우려를 딛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호실적에도 올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현재까지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분석은 내놓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35억원과 161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32%와 1.92% 증가했다. 순이익은 22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을 달성했다. IB부문 수수료 및 이자수익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고, 차액결제거래(CFD)에 관한 선제적 한도 관리로 손실을 최소화한 것이 실적 개선이 도움이 됐다. 올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4431억원으로 2년 연속 1조 클럽 가입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메리츠증권은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리테일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말 출시한 ‘슈퍼(Super)365’ 계좌는 주식계좌에 남아있는 예수금에 일복리 이자수익을 제공하는 종합투자계좌다. RP(환매조건부채권) 자동투자 서비스를 비롯해 국내·해외주식, 채권 등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에 국내 최저 수준 수수료를 제공한다.

자료=현대차증권

 

/2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메리츠화재의 IFRS17 전환 기준) 86.4% 개선된 5881억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와 추정치를 각각 20.7%, 11.2%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현대차증권
2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메리츠화재의 IFRS17 전환 기준) 86.4% 개선된 5881억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와 추정치를 각각 20.7%, 11.2%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현대차증권

■ 2년 연속 1조 클럽 가입 여부 관심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PF 등 채무보증 규모를 2분기부터 줄여나가며 2분기 채무보증 실질 순잔액은 4조815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229억원 감소시켰다.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PF 대출은 수익보다는 안전성을 중시한다. 선순위 확보에 주력한 결과 선순위 비율이 97%에 달한다. 평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42%다. 담보 자산 가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도 원금 회수에는 지장이 없다는 의미다.

메리츠증권은 자본력과 시공능력이 튼튼한 A급 시공사와 책임준공을 약정하거나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가 준공을 보장하도록 딜을 구조화하고 있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는 철저한 안전 관리 시스템을 작동시키고 있는 셈이다.

기업금융(IB) 조직에서 발생한 부동산 관련 수익 비중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IB 조직 내 부동산 관련 수익 비중은 2019년 약 84%에서 2022년에는 49% 수준으로 낮아졌으며 회사 전체 수익 비중으로 살펴보면 41%에서 21%로 줄었다.

신한투자증권 임희연 수석연구원은 "8월 6일 메리츠증권이 280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지주 자사주 매입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임을 감안하면 연내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신탁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중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자본금의 150%를 초과하는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할 경우 주주환원 재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신한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임희연 수석연구원은 "8월 6일 메리츠증권이 280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지주 자사주 매입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임을 감안하면 연내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신탁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중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자본금의 150%를 초과하는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할 경우 주주환원 재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신한투자증권

■ 리스크 최소화하되 사업 결정되면 신속하게 집행

메리츠증권은 리스크관리본부 아래에는 리스크관리팀 및 심사팀이 있다. 여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각계 최고 역량의 실무진들이다. 딜 소싱(deal sourcing)등 초기 단계에서부터 실행 이후 사후 과정까지 전 부문에 걸쳐 꼼꼼하게 리스크를 체크한다. 

메리츠증권은 철저한 '가격정책(프라이싱: Pricing)'을 구사한다. 여러 변수를 대입해 시장가격과 손익분기점(BEP)을 비교한 후 시장가격이 BEP보다 충분히 높다면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을 내세워 과감하게 진입한다. 지금은 인기가 없고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더라도 향후 투자가치가 있고 충분히 시장가격에 준하는 투자 이익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이 서면 과감하게 시장 진입 결정을 내린다. 메리츠증권이 제대로 형성이 안된 시장에 진입해 시장가격을 형성하고 투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순자본비율(NCR)은 1994%로 1년 전인 지난해 상반기 말(1502%) 대비 492%포인트 증가했다. 같은기간 10개 주요 증권사들의 NCR 평균치(1466.8%)를 훌쩍 뛰어 넘는 것으로 지난해 말(1683%)과 올 1분기 말이었던 지난 3월 말(1929%)에 이어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NCR은 증권사들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향후 손실에 대응할 수 있는 증권사의 역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NCR은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에서 총 위험액(보유자산의 손실예상액)을 제외한 후 ‘업무별 필요 유지 자본’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산출한다. 메리츠는 한국투자증권(2195%)과 미래에셋증권(2026%) 이어 세 번째로 수치가 높다.

또 6월말 기준 자기자본은 6조1666억원까지 늘어났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2%로 지난 2014년부터 10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주주지분)을 활용해 1년 동안 얼마를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경영효율성을 가늠하는 수치다.

회사 관계자는 "부동산 외에도 좋은 사업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라며 "국내외 대기업, 글로벌 사모펀드 등과 구축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인수금융, 담보대출 등 다양한 기업금융 딜을 성사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 2분기 호실적에 메리츠금융지주 신고가 경신

메리츠금융지주의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7801억 원, 순이익은 5888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3.9%, 75.7% 올랐다. 자회사인 메리츠화재도 호실적을 냈다. 메리츠화재의 2분기 영업이익은 5787억 원, 순이익은 434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2%, 25.9% 올랐다.

메리츠금융의 양호한 2분기 실적 덕에 주가가 신고가를 경신하고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메리츠금융지주는 전일 대비 700원(1.32%) 상승한 5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상승이며, 7월부터 이어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강세는 메리츠금융지주를 비롯해 메리츠화재 등 자회사가 올해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둔 영향으로 풀이된다.

 30일 코스피시장에서 메리츠금융지주는 전일 대비 700원(1.32%) 상승한 5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상승이며, 7월부터 이어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 호조세에 힘입어 목표주가도 상향조정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메리츠금융지주의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 목표 주가를 5만8000원으로 올렸다.  현대차증권 이홍재 연구원은 "2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메리츠화재의 IFRS17 전환 기준) 86.4% 개선된 5881억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와 당사 추정치를 각각 20.7%, 11.2% 상회했다"며 "화재와 증권 모두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 기록했는데 화재는 투자이익 증가도 있지만 주로 전분기에 이어 예실차가 지속된 영향이며, 증권은 기업금융수수료 수익이 신규 딜 확대로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며 예상수준을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투자 의견 '매수', 목표주가는 기존 5만2000원에서 6만 원으로 상향했다.  삼성증권 정민기 연구원은 "증권의 경우 기업금융(IB) 손익이 화재는 투자부문 손익이 기대치를 상회하며 호실적 시현했다"며 "메리츠증권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은 주로 부동산PF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분기 기업금융수수료 수익이 155% 증가한 1250억원으로 회복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6만3000원까지 올려 잡았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11월 메리츠화재·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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