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23일 '또 놀러와!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 개최…공연·예술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오는 23일 서울 대표 문화 거리 ‘대학로’가 10개 테마 구역으로 변신한다.

서울 종로구(구청장 정문헌)는 지역 내 문화관광벨트를 조성하고 보행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오는 23일 ‘또 놀러와!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 행사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부터 서울대병원 입구에 이르는 약 350m 구간에 차량 운행을 통제하고 다양한 공연과 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 힙해진 대학로, 젊은이들이 돌아오다

1985년 5월 4일 처음 시작된 ‘대학로 차 없는 거리’는 매주 주말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차 대신 들어선 젊은이들은 집회를 하거나 거리 공연을 선보였고, 한쪽에선 막걸리 판이 벌어졌다. 

젊음과 낭만의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상권을 살리고자 했던 취지는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한편으로는 탈선 공간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서울대 의과 재학생들이 면학분위기를 해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음주와 집단행동으로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결국 1989년 10월, 대학로 일대가 미아로 확장공사 우회로로 지정되며 차 없는 거리 운영이 중단됐다. 4년여의 추억은 과거의 파편으로 남는 듯 했으나 최근 대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를 재개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2019년 서울시는 ‘낭만과 추억을 회상하는 Again1989!’를 슬로건으로 대학로 차 없는 거리 축제를 열었다. 5개로 구간을 나누고 거리 공연, 8090 복고 체험, 지역 상생 마켓, 반스 ‘걸스 스케이트 클리닉’, ‘제2회 걷자, 도심 보행길!’ 행사를 운영했다.

올해는 종로구 주도로 6월 17일, 7월 16일, 8월 19일 등 세 차례 ‘놀러와!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 행사 시범 운영을 계획했다.

첫 번째 시범 운영 기간에는 ▲공연존 ▲거리예술존 ▲온가족 휴식존을 구성하고 연극과 뮤지컬 등 버스킹 10개 팀의 공연, 뮤직폭포 런웨이, 펫케어 페스티벌 등의 프로그램을 준비해 관광객, 지역민, 관내 대학생의 참여를 유도하고자 했다.

지난 8월 19일 운영된 2차 행사는 성균관대와 함께 진행했다.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역사적 궤적을 기념하고자 조선시대, 개화기, 7080의 시대별 부스를 준비하고,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또 성균관대 로스쿨 무료법률상담, 의과대학 진로 멘토링 등의 상담코너도 마련해 젊은 청년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본래 2차 행사 기간으로 예정됐던 7월 16일에는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해 축제가 취소됐다. 이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서울 종로구는 상명대학교 총학생회와 함께 이번 ‘또 놀러와!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 행사를 기획했다.

■ "폼 미쳤다! 제대로 놀자!" …대학로 가게 10% 바우처 받아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박차

 '또 놀러와!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 행사 기간인 23일 정오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한때 전국에서 제일 넓은 횡단보도가 있는 곳으로 이름 떨쳤던 대학로가 10개의 테마별 구역으로 탈바꿈한다. 

혜화역 1번 출구 앞부터 서울대병원 입구까지 이어진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은 미션을 수행하고 스탬프를 받을 수 있다. 

혜화역 1번~2번 출구에서는 캐스팅 경연을 위해 준비된 캐스팅 스폿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무용, 아카펠라, 뮤지컬, 인디록 등 9팀의 예선 심사가 이뤄지며, 우수한 성적을 거둔 상위 3팀에게는 오후 5시부터 6시30분 사이 메인 스테이지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캐스팅 스폿 옆으로는 방음용 에어바운스가 설치된 ▲사랑슈팅 스포츠 존(Zone)과 스타워즈 코스튬플레이 그룹 ‘501군단(st)’, ‘레벨리전’이 함께하는 ▲스타워즈 존, 포토존 ▲뮤직폭포 프로포즈 존이 소소한 재미를 더한다.

5번 구역은 상명대학교에서 준비한 ▲영플레이어 존이다.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에서 주관해 플리마켓, 추억의 오락실 기계 배틀, 타투 스티커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젊음의 에너지가 넘치는 영플레이어 존 옆으로 ▲거리미술관 존이 마련돼 팝아트, 캘리그라피, 페이스페인팅 등 아트 작가의 작품 전시 및 시연을 즐길 수 있고, 도자핸드페인팅, 디퓨져 만들기, 가죽공예 등 아트공방 체험을 할 수 있다.

중앙에 마련된 종합상황실 및 교통통제실을 지나면 한민족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을 미리 느낄 수 있는 ▲ 추석 전통놀이 존을 만날 수 있다. 널뛰기, 윷놀이, 투호 등 전통 놀이 체험이 준비돼 있다.

그 옆으로는 메인 공연 스테이지라 할 수 있는 ▲열린무대가 끼가 넘치는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오후 2시부터 매시간 정각마다 펼쳐지는 ‘버블BOMB EDM DJ 댄싱 경연대회’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참가자를 모집해 진행된다.

서울대학교 병원 입구에는 잔디 위 놓인 드럼과 피아노를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 ▲퍼포먼스 프리 존과 잔디광장을 따라 놓인 빈백에 기대 쉴 수 있는 ▲그린파크 쉼터 존이 마련됐다.

행사장 중앙에 마련된 종합상황실 겸 교통통제실에서는 미아보호소, 응급처치실, 분실물 보관, 기타 안전상황 대응 등의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날 ‘또 놀러와!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 원활한 행사 운영을 위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차량 운행이 통제된다.

공공소통 전문가 이종혁 광운대 교수는 “젊음의 거리라는 역사성이 있는 플레이스 공간을 활용해 제대로 놀고 신나게 젊음을 발산해보는 경험이 청춘 문화의 격을 높일 수 있다”며 “침체됐던 대학 간 교류를 확대하도록 지원하는 한마당은 대학로다운 대학로의 진정한 부활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구는 올해 세 차례 ‘놀러와!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 행사를 시범 운영한 뒤 본격 추진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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