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고물가·고금리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와 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수출이 반도체 경기 회복과 미국 경기 호조 등으로 인해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는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 소비는 줄어들고 있다. 민간 소비의 경우 올해 1월 소매 판매 중 백화점과 할인점 카드승인액이 전년 동기인 지난해 1월 대비 각각 3.0%와 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 22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을 1.6%로 예상했다. 작년 11월 발표한 직전 경제전망에선 1.9%로 예상했는데, 3개월 만에 0.3%포인트(p) 낮춘 것이다. 다만 수출 증가율을 직전 전망(3.3%)보다 높은 4.5%로 예상하면서 전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이전 전망(2.1%)을 유지했다.
내수의 주요 축인 투자도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2.6%로 지난해 11월 전망 때보다 0.8%p가 낮아졌다. 지난해 4분기 건설투자는 전분기인 3분기 대비 4.2% 감소했고, 4분기 건설기성도 전 분기 대비 2% 줄어드는 등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소비 심리 회복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여러 상황을 봤을 때 기준금리가 인하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물가가 평탄하지 않고 울퉁불퉁하게 내려오고 있어 금리를 인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이번 달에도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물가상승률 또한 지난해의 3%대보다는 낮아졌지만,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2%대 후반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고금리로 인해 빚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도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지면서 소비 심리 회복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2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유지했다. 지난해 2월 2.4%에서 3개월마다 0.1%p씩 낮아지던 하락세는 멈춰섰지만, 지난해 11월 제시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기획재정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2%보다 0.1%p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민간소비의 부진은 고금리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나아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금리 등 긴축 재정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서 올해 민간 소비가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 대체적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