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오른쪽)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서울 중구 한은 본원에서 열린 확대 거시정책협의회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오른쪽)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서울 중구 한은 본원에서 열린 확대 거시정책협의회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전 세계가 금리를 빠르게 올릴 때 저희는 국민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가급적 천천히 올렸다. 미국, 유럽 등 국가들이 (금리를) 빨리 내린다고 해서, 저희가 빨리 내릴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일 '한국최고경영자포럼 기조강연'에서 한 발언이다.


■ 이창용 “긴축 장기간 지속 필요”


이 총재는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물가, 금융 안정 등 데이터를 확인하며 운용하되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 필요가 있다"며 "섣부른 조기 금리인하 시 물가와 부동산가격 상승 기대심리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의 금리 기조는 종전과 같다.

금리 인하와 관련, 결코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 표명을 여러번 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목표치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급하게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가 금리인하와 관련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가계부채다. 부동산 투자 심리가 강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금리 인하 분위기만 살짝 풍겨도 대출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현재의 부동산 시장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 안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같은 기조가 좀더 지속돼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앞서 빚내서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적지않은 리스크를 감내해야 할 것이라며 섣부른 부동산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에 대해서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이 낮지만 지속적인 구조조정 필요하다고 말했다.


■ 파월 "3월 금리 인하는 가능할 것 같지 않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금리인하에 상당히 신중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그는 미국 주요 물가상승률 지표는 이미 연준의 목표 범위인 2%대에 들어섰지만 ‘라스트 마일(last mile·목표에 이르기 전 최종 구간)’에서 성급하게 움직이지 않겠다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대로 지속 가능하게 내려가고 있다는 자신감(confidence)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밝혔다.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지표인 지난해 1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2.9%로 2%대에 진입했음에도 물가 하락 수준을 유심히 지켜보겠다는 얘기다.

결론적으로 너무 빨리 금리를 내렸다가 물가가 다시 오르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확실히 피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총재 또한 큰 폭의 인0플레이션 충격 이후 라스트 마일 리스크에 대한 부주의로 정책 당국이 성급하게 완화 기조로 전환한 사례가 다수였다면서 물가 안정을 이뤄내야 하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했다.


■ 블랙록 "연준, 금리인하 서두르고 싶지 않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제프리 로젠버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하를 서두르고 싶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로젠버그 매니저는 현지시간 1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더 많은 지표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파월 의장은 연준이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더욱더 많은 자신감을 원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연준이 금리인하를 서두르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5월 또는 6월에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美 금리 인하 시기는?…빨라야 2분기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8일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를 통해 “매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견조한 고용지표를 반영해 일부 기관이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을 연기함에 따라 대다수의 기관(10개)이 올 2분기에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연준의 마지막 금리 인상 이후 IB들의 금리 인하 전망이 일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연말까지도 IB들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12월 FOMC 이전에는 주요 IB 10곳 중 5곳만이 2분기 인하를 내다봤으며, 3곳이 3분기(7~9월), 2곳이 4분기(10~12월) 인하를 예측했다.

그러다 지난 1월엔 10곳 중 7곳이 2분기, 2곳은 1분기, 1곳은 3분기로 전망을 수정했다. 하지만 지난달 FOMC 이후엔 1·3분기 전망은 사라진 채 공통적으로 2분기를 인하 시점을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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