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 홈페이지 캡처

21일(현지 시간) 미국 법무부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anti-trust law)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이 여파로 애플 주가가 4.1% 하락했고 시가총액 또한 하루 만에 1130억 달러(약 150조 원) 증발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 정부가 잇따라 애플의 지배적 지위를 견제하고 나섰다. 애플은 생성형 AI와 모빌리티를 비롯한 기술 트렌드도 뒤쳐지면서 지난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은지 16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미 법무부는 애플이 아이폰·아이패드·클라우드를 중심으로 20년 넘게 구축해 온 '폐쇄적 생태계'를 문제 삼았다. 고객이 아이폰을 중심으로 맥북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앱스토어, 아이클라우드를 비롯한 자사 제품과 서비스만을 사용하도록 유도한 정책이 경쟁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법무부는 애플이 이 생태계에서만 앱을 허용하고, 타사 기기와 호환은 제한해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walled garden)’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7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애플은 자사 상품· 서비스끼리만 잘 연동되는 폐쇄적 생태계를 사업 전략으로 삼아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타사 서비스와 호환되지 않는 환경을 구축해 소비자의 편익 보다는 자신들의 이익 지키기에만 골몰했다는 게 미 법무부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반독점법은 자유시장 경제를 지탱하게 하는 중요한 근간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독점법은 1890년 존 셔먼 당시 상원의 원 주도로 만들어진 '셔먼 법'이 근거법이다. 

사례를 살펴보자. 셔먼 법에 따라 미 석유 시장의 88%를 차지하게 된 스탠더드 오일은 반독점법으로 인해 34개로 쪼개지게 된다. 

미 법무부는 컴퓨터 회사 IBM을 대상으로 1969년부터 13년 동안 긴 소송전을 벌였다.이 과정에서 IBM은 문제가 됐던 소프트웨어 끼워 팔기 전략을 포기하고 소프트웨어를 마이크로소프트(MS)사에 맡기게 됐고, 이로인해 MS는 급성장을 하게 된다.

또 미 정부는 MS가 컴퓨터 운영 체제(OS) 시장의 90%를 차지하며 독점기업으로 성장하자 곧바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다. 이로 인해 빌 게이츠 창업자가 일선에서 물러나고 다른 소프트웨어의 윈도 호환성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다른 경쟁자에 문을 열어주게 된다. 이를 통해 성장한 기업이 애플·구글 등이다. 

미 법무부는 빅테크의 독점을 방치할 경우 시장의 공정한 경쟁과 발전을 저해할 뿐 아니라 국가나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기업이 어렵게 창업을 해서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되면 다른 한편으로 욕심이 생기게 된다. 경쟁 상대인 다른 기업들을 짓누르면서 자신들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속성이 강해지게 된다.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진입장벽을 높이는 전략을 쓰게 되고, 다른 기업들이 성장하는 것을 막는 불공정 행위를 일삼기도 한다.

한 기업이 성장을 하면 긍정적인 역할만을 하는 게 아니라 되레 시장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점을 간파한 것일까 . 미 법무부는 적절한 시점에 반독점법 소송 제기를 통해 시장의 공정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미 법무부의 반독점법 소송 제기는 해체와 분열을 통해 또다른 신생 기업을 탄생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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