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이더리움 차트. 출처 = 업비트

 열심히 일만 해서 집을 마련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사회에 나가기 전부터 체계적인 자산 관리, 투자 방법을 알아야 서울 하늘 아래에서 홀로 설 수 있다고 한다. 할 줄 아는 것은 공부와 일 뿐인 한 대학생이 미래를 위해 자산 관리, 투자 방법을 배워가는 이야기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2017년 연말, 몇 달간 비트코인을 필두로 가상화폐 가격이 수 배에서 수십 배까지 널뛰기를 하던 시기였다.

 친구는 훈련소에 들어가기 전 “리플은 이러나 저러나 300원이니 잃을 일은 없겠지" 라며 가지고 있던 돈으로 리플을 사들였다. 한달 후 친구가 훈련소에서 돌아오자 리플 가격은 10배나 뛰어 있었고 친구는 그간 번 돈으로 피자를 쐈다.

 나는 비트코인 대신 이더리움에 가진 돈 몇 백만 원을 넣었다. 1 이더리움 당 200만 원 정도에 가격이 형성도 있었던 시기였다. 그리던 어느 날 밤, 불안한 마음에 가지고 있던 이더리움을 전부 매도하고 잠에 들었다. 다음날 일어나 차트를 확인해보니 간밤에 25%가 폭락했다. 만약 그날 밤 잠에 들기 전 가지고 있던 코인을 전부 정리하지 않았더라면 3년 간 "200층에 사람 있어요"를 외치며 구조대가 오기를 기다릴 뻔 했다.

 돈이 휴지조각마냥 한 숨에 사라지는 광경을 목격하고는 다시는 코인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사실 그날 이후로 코인 가격은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음을 증명하듯 끝 없이 추락하여 한때 3000만 원에 가까웠던 비트코인 가격은 300만 원까지 곤두박질쳤다. 거창하게 ‘다짐’까지 하지 않더라도 추락하는 코인에 배팅할 사람은 흔치 않았을 것이다.

 3년이 지난 요즈음,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에 돈이 풀리자 처음에는 주식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게임 판매점 ‘게임스탑’은 “공매도로 사기치는 월가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며 미국 네티즌들이 의기투합해 불과 일주일 사이에 10배 가까이 주가가 뛰기도 했다.

 주식이 어느정도 오르자 코인도 함께 덩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2018년 1월 경, 3000만 원 근처에 고점이 형성돼 있던 비트코인은 어느새 고점을 갱신하더니 1억 원의 문턱에까지 이르렀다. 과거 내가 갇힐 뻔 했던 이더리움도 전고점을 돌파하더니 하루가 멀다하고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코인 광풍을 두고 몇몇 사람들은 ‘새로운 화폐의 등장이다’, ‘시대가 바뀌었다’ 라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누군가는 ‘비트코인이 반드시 1억을 가는 이유’ 를 설명하며 ‘존버’를 타겠다고 당당하게 이야기 한다.

 

 나는 경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제대로 된 투자도 해본 적 없다. 통장에 1억 원은 커녕 1000만 원도 모아보지 못한 20대 중반 학생이기 때문에 아직은 돈의 논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코인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정말로 정당한 것인지, 그저 광풍을 합리화하기 위한 궤변에 불과한 것인지 판단할 능력도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과 같은 시장에 다시 내 돈을 맡기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흐름에 돈을 맡겨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이야 말로 2020년대를 생존하기 위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확천금의 이면엔 언젠가 찾아오는 청구서가 있을 것이다. 그 청구서를 받아보는 것이 나는 아니길 바라며, 가상화폐 열풍에 탑승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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