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들이 아무 때나 편하게 앉을 수 있게 항시 비워져 있어야 하는데…"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석이 비어 있는 경우가 드물다. 임산부들이 많아서 항시 만석인 것이 아니라, 임산부가 아닌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분들에게 다가가서 "임산부인가요"가 묻고 싶을 정도로 얄밉게 보일 때도 있다.

서울시가 지하철 1∼8호선 열차 1칸마다 2석씩을 '임산부 배려석'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임산부 배려석이라고 쓰여있지만 어린아이, 젊은 남자, 나이든 남자 할 것 없이 아무 꺼리낌없이 이 자리를 이용한다.  앉는 사람이 장땡이라는 인식도 팽배하다.

이런 상황에서 겉으로 표가 나지 않는 임산부들에게는 임산부 배려석 앉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배가 부른 사람이 와도 자리를 비껴주지 않는 마당에 언감생심이다. 

일각에서는 아무나 앉을 수 없게 임산부가 배지를 찍고 앉을 수 있는 자리로 만들든가 좀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누군가가 앉을 때 "임산부 맞으신가요"라는 멘트라도 울리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임산부들은 교통약자석에도 앉기가 쉽지 않다. 어르신들의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교통약자석은 몸이 불편하신 분, 어린이를 안고 계신 분, 임산부, 나이 든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된 좌석이다. 하지만 경로석이 돼 버린지 오래다. 

아무리 지하철이 붐벼도 임산부 배려석은 항시 비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임산부가 있으면 앉아야 되겠지만…. 나도 아이를 가지면 임산부 배려석 이용하기가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출산지원금을 주는 것도 좋지만,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아주 작은 배려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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