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ISSUE+] 금융시장 낙관론 속 '인플레이션 리스크' 부각
[경제 ISSUE+] 금융시장 낙관론 속 '인플레이션 리스크' 부각
  • [자투리경제=박영석 SNS에디터]
  • 승인 2021.01.0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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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는 등 금융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통화완화 기조가 뒷받침된 가운데 막대한 유동성이 자산가격 상승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경우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의 유동성 환경이 위축될 수 있다는 금융시장 참여자의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책 당국과 금융시장 간에 물가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IMF나 OECD, 미 연준 등 국제 금융기관은 물가의 완만한 상승을 예상한다. 한편 물가연동국채 금리 스프레드로 추산한 기대 인플레이션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2%를 상회했다. 자료=신한금융투자
정책 당국과 금융시장 간에 물가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IMF나 OECD, 미 연준 등 국제 금융기관은 물가의 완만한 상승을 예상한다. 한편 물가연동국채 금리 스프레드로 추산한 기대 인플레이션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2%를 상회했다. 자료=신한금융투자

◆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 유동성 공급 급증

지난해에 각국은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해 공격적인 정책 대응에 나섰다. 미국과 유로존, 일본의 재정지출은 GDP 대비 50%에 육박했다. 미 연준, 유럽은행(ECB), 일본은행(BOJ)의 합산 총자산은 2019년 말 13.6조달러에서 작년 12월 말 20.0조달러로 6.4조달러 늘어났다.

정부와 중앙은행발 유동성 공급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M3 유동성은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이같이 시중에 폭발적으로 풀린 돈이 물가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저효과 또한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하고 있다. 작년 코로나19 충격에 OECD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1% 내외로 후퇴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OECD 소비자물가는 분기 평균 전기대비 상승률이 0.4%대로 집계된다. 작년 물가가 낮았던 기저효과에 전년동기대비 상승률은 올해 2분기 중 2%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 정부 부양책 효과로 수요 측 상승 압력 자극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고용시장에서는 저숙련, 저임금 일자리가 대부분인 대면 활동이 많은 업종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기술 수준이 높은 고숙련, 고임금 일자리는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저임금 일자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자 평균임금이 상승했다. 미국과 유로존의 시간당평균임금 상승률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일반적으로 평균임금이 상승하더라도 실업자가 양산될 경우 따른 가계 소득 감소로 수요가 위축되며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하지만 각국 정부는 한시적으로 실업급여 강화를 통해 저임금 노동자들의 소득을 보충한다. 추가로 각국 정부는 고용시장의 구조적인 훼손을 우려해 수요 창출을 통한 고용 회복을 계획하고 있다.

투자 집행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중산층 일자리가 확충될 수 있다. 민간 고용시장에서는 생산성 개선 하에 이뤄지는 임금 상승이, 공공에서는 정부가 소득을 보장해주면서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

한국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율, 미국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율. 자료=OECD, 신한금융투자

원자재 가격 및 제품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코로나 이후 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자 상품 중심으로 재고 재축적(Re-stocking)이 진행됐으나 원자재 물동량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렸다. 코로나가 재차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원자재 재고 확대 결정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 운임은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반면 벌크, 탱커 운임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경기 회복에 따라 상품, 원자재 등 전반적인 해상 물동량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물동량 회복이 더뎠던 원자재는 가장 큰 폭의 물동량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적완화에 따른 달러 약세로 인해 원자재 가격도 상승 추세를 나타내면서 기업들이 원자재 재고 확충을 서두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코로나 이후 산업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원자재 수요가 점진적으로 개선 중인 가운데 달러 약세로 인해 원유, 철광석, 석탄, 곡물 등 주요 원자재의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NH투자증권
코로나 이후 산업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원자재 수요가 점진적으로 개선 중인 가운데 달러 약세로 인해 원유, 철광석, 석탄, 곡물 등 주요 원자재의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NH투자증권

철강, 화학제품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중간재 가격 상승도 원자재 수요 증가를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통적 비수기 구간인 4분기를 지나 중국 생산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춘절(2021년 2월) 이후에는 건화물선운임지수(BDI)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

NH투자증권 정연승 연구원은 "양적완화로 인한 달러 가치 하락도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며 "각국 중앙은행이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저금리 정책을 장기화한 가운데, 일정 기간 인플레이션을 유도하고 있어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생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원자재 재고 재축적(Re-stocking)을 앞당길 수 있고 원유의 경우에도 감산 규모 축소와 경기회복으로 수요가 일정 부분 회복되면서 물동량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2021년 생산 정상화,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원자재 수요가 개선될 전망인 가운데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 왼쪽). 국제 유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4%(0.20달러) 오른 50.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본격 대유행 이전인 작년 2월 이후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오른쪽). 자료=NH투자증권
2021년 생산 정상화,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원자재 수요가 개선될 전망인 가운데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 왼쪽). 국제 유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4%(0.20달러) 오른 50.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본격 대유행 이전인 작년 2월 이후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오른쪽).
자료=NH투자증권

◆ 미 연준, 인플레 예상 넘어설 경우 긴축모드 전환 가능성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인사들이 채권 매입 축소를 거론하고 있어 주목된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준은행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연준은행 총재는 올해 미국 경제 회복이 본격화하면 채권 매입 축소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연준은 인플레 목표치 2%를 통화정책방향의 지표로 삼고 있다. 만일 이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매입 축소 등을 통해 유동성을 조절하겠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 FOMC의 공식적인 스탠스는 경기가 어려운 만큼 당분간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배포로 경제가 회복 단계에 접어들 경우 자산 매입 속도 조절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 등 일부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채권 매입 축소가 이뤄질 경우 그 이후에는 단계적인 정책금리 인상 수순이 예상된다.
실제로 정책 당국이 제시한 코로나19 피해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신속한 백신 보급, 공격적인 재정 부양책 집행이 수요 회복을 견인한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은 1분기 중 취약계층, 2분기 중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르면 2분기부터 백신 접종 효과가 나타나며 코로나19로 상대적으로 억눌렸던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제 정상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 美 금리인상시 한국도 금리인상 압박 높아져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인플레가 심해져 미 연준이 금리인상 등을 통해 풀린 유동성 흡수에 나서게 되면 증시 등 자산시장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한은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0%, 내년은 1.5%로 예상하는 등 국내에서는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우리나라 금리정책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이는 곧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게 되고 시중에 풀린 유동성에 압박이 가해지면서 주식 및 부동산 시장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인하 기조 속에 은행 대출을 통해 주식 및 부동산 투자에 나선 경우가 많은데 금리인상시 자산시장의 버블 붕괴로 부채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물가 상승 압력 커질수록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

물가 상승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곧바로 금리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통화정책이 물가보다 고용시장에 달려있다는 점에서다. 인플레 우려가 높지 않다고 보는 쪽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고용이 회복 되기까지 3년 이상이 걸릴 것이란 점을 그 근거로 든다.

한계기업에 대한 점진적 유동성 지원 축소에 따른 구조조정 재개, 비대면 트렌드 가속화 등이 고용 회복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바뀐 통화정책의 역할과 목표를 감안할 때 조기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다. 작년 8월 잭슨홀 회의에서 연준은 평균물가목표제(Average Inflation Target)을 도입했다. 평균물가목표제는 인플레이션이 연 2%를 밑도는 기간 이후 일정기간(some time) 2%를 완만하게(moderately) 넘는 수준을 달성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물가가 2%를 당장 넘기더라도 정책 정상화에 나서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급작스런 유동성 축소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코로나19 이후 바뀐 통화정책의 역할과 목표를 감안할 때 조기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다. 작년 8월 잭슨홀 회의에서 연준은 평균물가목표제(Average Inflation Target)을 도입했다. 평균물가목표제는 인플레이션이 연 2%를 밑도는 기간 이후 일정기간(some time) 2%를 완만하게(moderately) 넘는 수준을 달성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물가가 2%를 당장 넘기더라도 정책 정상화에 나서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급작스런 유동성 축소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자료=신한금융투자

각국 정부는 현재 인프라 투자를 비롯한 수요 창출 부양책을 통해 고용시장 회복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하건형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향후 4년간 2조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유럽은 7500억유로 EU 회복기금을 마중물로 디지털과 그린뉴딜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라며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과 저금리 기조 등 재정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통화완화 기조는 당분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 연구원은 "하지만 가장 경기 회복세가 빠른 미국에서 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상존한다"며 "경기와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록 이러한 우려가 커질 수 있고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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