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개발자 품귀 현상…판교는 지금 전쟁 중(1)
IT업계 개발자 품귀 현상…판교는 지금 전쟁 중(1)
  • [자투리경제=김봉균 SNS에디터]
  • 승인 2021.03.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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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돋보기]
-초봉 6천만원· 평균 연봉 1억· 사이닝 보너스 1억
-기업은 "개발자 부족하다"… 취준생은 "억 소리 나는 곳은 일부"

“개발자 초봉은 6000만원, 평균 연봉은 1억.”

IT 개발자 연봉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는 소식이 온 언론사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더 이상 금융권이 부럽지 않다.”, “변호사에 맞먹는 지위다.” 등의 반응도 심심찮게 나온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IT 업계에 '뜻밖의' 호황이 찾아왔다. 국내 IT 산업의 선두주자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1년 사이 3배가량 뛰었다.

쿠팡은 성공적으로 뉴욕 증시에 상장하며 단숨에 시가총액 100조의 거대 기업이 됐다.

지난해 토스뱅크 채용 공고
지난해 토스뱅크 채용 공고

 IT 서비스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IT 업계에서도 개발자 구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핀테크(금용기술) 기업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토스뱅크 설립에 앞서 경력 개발자 공채를 시작하며 개발자 모시기 전쟁의 신호탄을 쏘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이전 회사보다 1.5배 높은 연봉, 이전 회사 연봉에 준하는 사이닝보너스(상한 1억) 제공, 1억 원 수준의 스톡옵션 부여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같은 시기 쿠팡은 개발자 공개채용에서 연봉 6000만원을 제시하며 개발자 모시기 대열에 합류했다. 기존의 쿠팡 서비스뿐만 아니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 배달서비스인 쿠팡이츠 등으로 몸집을 키워나가기 위해 더 많은 개발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쿠팡의 채용 홈페이지에서는 ‘다시는 없을 사이닝 보너스, 최소 5000만 원.’ 이라는 문구가 걸려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개발자 채용에 나서고 있다.

사이닝 보너스로 최소 5천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쿠팡 채용 공고
사이닝 보너스로 최소 500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쿠팡 채용 공고

 업계에서는 ‘네카라쿠배당토’ 라는 새로운 유행어까지 생겨났다.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의 줄임말로 개발자 연봉이 높고 대우가 좋다고 소문난 기업들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딴 유행어다. 기존 강자 네이버, 카카오, 라인(네이버에서 파생된 메신저 서비스)의 앞 글자만 만을 따서 ‘네카라’ 라고 부르던 것에 쿠팡과 배달의민족이 추가돼 ‘네카라쿠배’가 되더니 어느덧 당근마켓과 토스까지 이들 라인에 합류했다.

 IT 서비스 업계에 이어 게임 업계에서도 올해 들어 개발자 모시기 전쟁이 시작됐다. 게임 업계의 큰 손 넥슨이 개발직군(프로그래머)의 초봉을 5000만 원, 비개발직군(기획, 디자인 등)의 초봉을 4500만 원으로 올리고, 기존 직원들의 연봉을 일괄 800만 원씩 인상하겠다고 밝힌 것이 그 시작이었다. 넥슨과 함께 게임 업계 ‘3N’이라고 불리는 넷마블, NC소프트도 개발자 연봉 인상에 동참했으며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은 기존 직원 연봉은 일괄 2000만 원 인상하고, 초봉은 6000만 원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게임업계 3N 중 하나인 NC소프트 본사출처 = NC소프트 웹페이지
게임업계 3N 중 하나인 NC소프트 본사.  출처 = NC소프트 웹페이지

 IT· 게임 업계에서 높은 연봉을 제시해가며 개발자 모시기에 나선 것은 업계 특성상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IT 산업은 전통적인 제조업, 물류업 등과 달리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크게 필요하지 않은 대신 사람에 대한 투자가 알파이자 오메가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최신 설비와 넓은 공간을 갖춘 공장을 차릴 필요도, 프로그램을 판매하기 위해 전국에 유통망을 마련할 필요도 없다. 뛰어난 인력과 그들이 능력을 발휘할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투자이기 때문에 사업 확장을 위해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높은 연봉, 훌륭한 복지를 제공하면서도 필요한 개발자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국의 대학에서 매년 쏟아져 나오는 컴퓨터학과 졸업생, IT 학원에서 교육 과정을 수료한 비전공자의 머릿수는 그 어느 때보다 많지만 기업들은 인력난을 겪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들이 진정으로 찾고 있는 ‘개발자’는 어디에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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