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 경제(Gig Economy)'. 그 때 그 때 필요에 따라 임시직을 고용해 일을 맡기는 경제 형태다. 긱(Gig)이라는 단어는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에서 필요할 때마다 임시로 연주자를 섭외해 공연하던 방식을 의미한다.

긱경제 노동자 또는 온라인 플랫폼 노동자들은 '개인 사업자'와 같은 개념이다. 매일 만원버스나 지옥철로 직장까지 출퇴근할 필요도 없이 일하고 싶을 때 일을 골라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투리경제에서는 긱경제 사례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 프리랜서 카피라이터 김씨는 매일 아침이면 동네 카페로 출근한다. 집에서도 일이 가능하지만 좀 더 집중하기 위해 카페로 일을 하러 나온 것. 하지만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몇 시간 같은 자리에서 일하다 보면 카페주인의 눈치가 보이고, 점심을 먹고 다시 장소를 옮기게 되면 하루 두세 군데 카페를 전전하는 것은 예삿일이다. 여러번 장소를 옮기니 생각보다 집중도 안 되고, 음료 값도 부담스럽다.

# 유튜브 크리에이터 장씨는 다양한 클라이언트와 업무 조율을 위해 회의를 진행한다. 결과물을 보면서 수정하고 보완작업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3시간. 긴 시간 집중도 높게 회의를 진행해야 해서 카페에서 만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회의가 있을 때 마다 공유 오피스를 대여하는데 시간당 대여비용만 1회 2만~6만원이다. 일주일에 2~3회 빌려야 하니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런 긱워커들을 위해 서울시가 디지털 플랫폼 발전, MZ세대 노동트랜드 변화 등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긱 워커(Gig Worker, 긱노동자)’들에게 언제든 편리하게 이용 할 수 있는 공유작업공간을 무료로 제공한다.

사진 =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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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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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 워커’란 디지털 플랫폼(크몽, 숨고, 탈잉, 이랜서, 이모작 등)과 단기계약을 맺고 일회성으로 일하는 초단기 노동자로 디자이너, 통·번역가, 프로그래머, 유튜브 크리에이터, 학원강사 등 전업 프리랜서나 계약직 형태로 경제활동을 하는 노동자를 말한다. 최근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긱 경제 발전과 함께 긱 워커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렇게 점점 증가하고 있는 많은 수의 긱 워커들은 작업공간으로 본인의 집 이외에 카페, 공유 오피스 등을 유료로 이용하여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다. 물론 매월 꼬박꼬박 내는 임대료보다는 저렴하지만 가끔은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있는 작업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게 긱워커들의 바람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가 긱워커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긱 워커들을 위해 이용시간 제한이 없고, 작업은 물론 회의와 미팅도 할 수 있는 작업공간 ‘긱 워커 워크 스테이션’ 1호점을 합정역 인근에 조성했다. 긱 워커라면 누구나 별도 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홍대·합정지역은 출판사를 비롯한 중소규모 디자인회사가 많아 관련 긱 워커 밀집 지역 중 한 곳이다.

사진 =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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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 워커 워크스테이션 1호점(합정)>은 공간을 새롭게 마련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운영 중인 ‘합정 이동노동자쉼터’의 여유로운 주간 시간대를 긱 워커와 쉐어링 해 긱워커들이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책수혜 대상은 확대하고, 여유있는 시간 대의 공간을 활용하는 동시에 예산도 절감하는 삼박자를 모두 갖춘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대리운전기사 밀집 지역인 합정역 인근에 조성된 ‘합정 이동노동자쉼터(월~금 오전9시~익일 새벽6시 운영)’는 콜대기와 휴식공간 등으로 대리기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 월평균 대리기사 1800여명 이용했다.

주간 시간대 운영되는 <워크 스테이션 1호점(합정)>은 총 252㎡(76평) 규모로 위치도 합정역 2번출구 도보 1분(마포구 양화로 73 체리스빌딩 5층)으로 접근성이 아주 좋다. 긱 워커가 이용 가능한 시간은 오전 9시~오후 9시까지며, 이후 시간은 기존 운영 목적에 맞게 대리운전기사 등 이동노동자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된다.

시설을 살펴보면 6인석 테이블 3개, 1인석 테이블 10개(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 반영 시) 등의 작업공간을 비롯해 별도의 교육실과 소규모 회의실, 간단한 취식이 가능한 탕비실 등을 갖췄다. 회의실 및 교육실 등에서 클라이언트 미팅과 회의도 가능하다.

사진 = 서울시
사진 = 서울시

작업공간 외에도 프리랜서가 대부분인 긱 워커들을 위한 노동법 교육과 법률·세무상담 등도 정기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특히 긱 워커에 꼭 필요한 지적재산권 보호교육과 계약분쟁 관련 상담, 종합소득세 등 세금 관련 컨설팅 등 특성을 반영한 밀착 지원도 펼친다.

현재 서울시는 대리운전, 퀵서비스 등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서울 내 5개소(서초, 합정, 불광, 북창, 상암)를 운영 중이며, 상반기 합정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 다른 곳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내외 긱 경제 시장은 매년 급성장하는 추세로 긱 워커들도 자연히 증가하고 있어 작업환경은 물론 노동권익 사각지대에 놓인 긱 워커를 위한 공간지원, 교육, 상담 등 서울시만의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며 “유휴공간을 활용한 이번 워크 스테이션을 시작으로 정책 수혜 대상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아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 퇴사의 시대에 점점 많아지는 긱워커들을 위해 각 지자체의 도서관, 구청 등 공공기관과 스타트업, 창업보육센터 등에도 이러한 공간들은 점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이런 공간들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니 깨끗하게 사용해서 서로 배려하는 사회가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긱 워커 워크스테이션(합정)

■ 위치 : 마포구 양화로 73 체리스빌딩 5층(합정역 2번 출구 도보 1분)
■ 시설 : 6인석 테이블 3개, 1인석 테이블 10개, 교육실, 회의실, 탕비실 등 
■ 이용시간 : 오전 9시~오후 9시 (야간에는 이동노동자쉼터로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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