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 경제(Gig Economy). 그 때 그 때 필요에 따라 임시직을 고용해 일을 맡기는 경제 형태다. 긱(Gig)이라는 단어는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에서 필요할 때마다 임시로 연주자를 섭외해 공연하던 방식을 의미한다.

긱경제 노동자 또는 온라인 플랫폼 노동자들은 '개인 사업자'와 같은 개념이다. 매일 만원버스나 지옥철로 직장까지 출퇴근할 필요도 없이 일하고 싶을 때 일을 골라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투리경제에서는 긱경제 사례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그때 그때 발생하는 수요에 따라 프로젝트별로 초단기 근로를 제공하는 ‘긱 이코노미(Gig Econmoy)’가 확산하면서 긱워커(Gig Worker)들에게 프로젝트를 맡기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건강보험, 고용보험, 복리후생 등 정규직을 고용할 경우 매월 부담해야 할 고정비가 만만치 않은데 긱워커를 사용할 경우 이런 고민이 바로 해결된다. 근로자들도 특정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워라밸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비정규직과는 차이가 있다.

지난 7월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국내 기업 458개사에 긱워커를 활용한 적이 있는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기업 중 36.0%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긱워커에게 업무를 맡긴 이유는 ‘비정기적이고 단건으로 발생하는 일이라서(67.3% ·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이어 ‘급한 업무라서(32.7%)’ ‘정기적이지만 직원을 고용하기에는 일의 볼륨이 크지 않아서(30.9%)’ ‘정규직ㆍ계약직 고용 인건비가 부담돼서(20.0%)’ 등이 뒤를 이었다. 

사진 = 사람인
자료 = 사람인
사진 = 사람인
자료 = 사람인

 

긱워커에게 맡긴 직무 분야는 ‘IT개발(20.0%ㆍ복수응답)’ ‘디자인(18.2%)’ ‘서비스(16.4%)’ ‘문서작업ㆍ작문(15.2%)’ 등의 순으로 많았다. 실제 긱워커를 활용한 경험이 있는 기업(165개사) 중 86.1%는 ‘긱워커의 업무 처리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긱워커에게 업무를 맡길 것’이란 기업도 94.5%에 달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국내 긱워커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긱워커는 220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8.5%로 집계된다. 보스컨컨설팅그룹(BCG) 코리아는 통계청 조사를 기준으로 국내 전체 취업자 2600만명 중 1000만명이 긱 워커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현재의 작업 환경이 바뀐 이유는 대략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유행어로 대표되는 제조업에서 지식 기반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다. 이제 골목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둘째, 코로나19 대유행은 재택으로 대표되는 원격 근무를 일상화시켰다. 사람들은 집에서 일하는 것이 워라밸의 전형으로 느낀다. 많은 사람들은 과거와 같이 사무실로 정시에 출근하는 관습에 다시 길들여지기를 원치 않는다. 출퇴근 지옥도 직장 상사와 마주하면서 불편해하는 것도 이제는 싫다.

세 번째, 많은 이들이 ‘위대한 체념’이라고 현상을 설명하듯이 사람들이 일 자체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 구조적인 변화가 생겼다. 긱 이코노미의 급성장이다. 원하는 일을 원하는 시간에 하고 쉬고 싶을 때 무전여행을 간다. 저축이라는 개념은 머릿속에서 지운다. 집을 사는 것은 오래 전에 포기했다. 나의 지금의 시간을 즐긴다. 긱 워커들이 그렇게 산다.

사진 = 사람인
자료 = 사람인

 

사진 = 통계청
자료 = 통계청

 

이런 이유로 전문인력이 긱 워커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마땅한 직장을 구하지 못한 비자발적 프리랜서가 아닌 주도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개발해 나가는 ‘커리어형 프리랜서’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전문성이 높은 분야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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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긱 이코노미가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전세계 GDP의 2%에 해당하는 2조70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며, 약 5억4000만명의 인구가 긱 이코노미의 혜택을 입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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