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자재값 인상 등으로 분양가가 더 오를 거란 판단에 청약 수요 늘어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이 반등하며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서울과 수도권 등 핵심지역에만 주택 수요가 몰리고 있다.  입지 여건이 양호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이 오른 반면 지방은 오히려 부진한 결과를 보이면서 초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분양 물량 완판 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청주와 창원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지방에선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서울과 수도권 등 핵심지역에만 주택 수요가 몰리고 있다.  입지 여건이 양호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이 오른 반면 지방은 오히려 부진한 결과를 보이면서 초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분양 물량 완판 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청주와 창원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지방에선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집값이 확실하게 바닥을 쳤다는 신호가 없는 상황에서 지역과 입지 여건이 양호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이 치솟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에서는 그 어느때보다 청약 경쟁이 치열하다. 고분양가 ‘완판’ 단지도 나오고 있다. 반면 지방은 미달사태가 계속 되는 등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인한 청약 양극화는 더 심해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등 핵심지역에만 주택 수요가 몰리고 지방은 철저하게 외면받는 양상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여전히 높은 기준 금리(연 3.5%)와 역전세난 지속,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불안 등으로 집값이 급등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부동산 거래가 줄어드는 여름 비수기를 지나 하반기 들어 관망세가 확산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에 따르면  하반기 매매가는 전년대비 0.7%, 전세가는 2.0%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국내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12.9% 감소한 200조1000억원,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0.7% 증가한 259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이 부동산 경기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올들어 5월까지 서울 일반공급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이 49.8대1에 달했다. 작년 하반기(5.8 대 1) 대비 9배 가까이 증가했다.  6월 서울 아파트분양전망지수도 105.9를 기록해 올해 처음 100을 넘어섰다. 

서울 은평구 신사동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은 일반분양에서 모든 가구의 계약이 끝나 완판됐다. 이 단지는 지난달 진행한 1순위 청약 당시 121가구에 9550명이 몰리며 78.9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 앞서 분양한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 가재울 아이파크’ 역시 52가구 모집에 총 4672명이 몰려 8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이같이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청약 흥행이 이뤄지는 것은 고금리와 자재값 인상 등으로 분양가가 더 오를 거란 판단에 청약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치솟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영향이다.

서울 민간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가 3100만원을 돌파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 당 941만4000원, 3.3㎡당 3106만6200원으로 평당 3100만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당 928만6000원, 3.3㎡당 3064만3800원)보다 1.38% 오른 수준으로, 전년 동월과 (㎡당 855만원)과 비교하면 10.11% 상승했다. 
전국적으로도 평균 분양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613만7000원으로 전월 대비 
0.96%, 전년 동월 대비 11.77% 올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원자재가격 인상 및 규제지역 해제로 민간 분상제가 완화되며 분양가는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이 반등하며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청약 열기에 도움이 주고 있다.

또 중도금대출 규제 해제로 분양가와 상관없이 대출이 가능해졌다는 것과 규제완화로 지방 거주자도 서울 아파트 청약이 가능해진 것도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청약시장 분위기가 바뀌면서 무순위청약 열기도 뜨겁다.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6월 7일까지 전국 무순위청약 평균 경쟁률은 100.3 대 1을 기록했다(1922가구 모집에 19만2820명 지원). 작년 하반기 평균 경쟁률(15.5 대 1)보다 6배 높다. 참고로 올 3월부터 거주 지역과 보유 주택 수에 관계없이 국내에 거주하는 성인이면 누구나 무순위청약이 가능하다.

1~5월 지역별 아파트 청약 경쟁률. 자료=한국부동산원

지방의 청약 경쟁률은 정반대다. 올 5월까지 미분양 1위 지역인 대구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0.03 대 1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남(0.04 대 1), 제주(0.12 대 1), 울산(0.16 대 1)도 경쟁률이 1 이하이고, 경남의 한 단지는 45가구 모집에 단 한 명도 청약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기조와 역전세 등의 여파가 여전한 상황에서 청약에 나서는 것은 청약 당첨 후 자금 마련을 위한 시간적 여유(착공 이후 2~3년)가 있다는 점과 그사이에 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리가 동결되고 집값이 바닥을 다졌다는 인식이 일부 확산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대출이 다시 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22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말보다 6040억원 늘어난 678조 2162억원이다. 이달 말까지 잔액이 크게 줄지 않는다면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다. 5월 말 가계대출은 1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 전환했다. 이달 대출 증가 폭도 지난달(1431억원)보다 훨씬 커질 전망이다.22일까지 세부적으로는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510조 1596억원)이 4834억원 늘었다.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것은 단정짓기 어렵지만 최근 집값 하락세가 완만해진 것을 사실이다. 정부도 올들어 특례보금자 리론, 다주택자·임대사업자 주 담대 허용 등을 통해 ‘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지원해오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반기 건설부동산 시장에 대해 상반기보다는 양호하다는데 동의하면서도 고금리와 공사비 이슈 등으로 인해 상승국면 전환까지는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  올해 하반기 분양시장에서 양극화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 분양시장 간 경쟁률 차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양상품의 상품성은 입지와 가격이 결과를 좌우하기에 분양시장의 양극화는 당분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서울지역은 공급 물량 자체는 크지 않지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반면 수도권은 서울보다, 지방은 그보다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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