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주택·부동산 시장, 주택가격 하락과 신규 수주 감소 등 부진 예상
-총선 전까진 매수심리 위축 계속될 듯…금리, 금융정책, 서울 전셋값 등이 변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주에 이어 상승폭이 축소되고 아파트 매매 물건도 전달보다 5000개 이상 늘어나는 등 조정장에 접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와 매수·매도인 간 희망가격 차이 등으로 인해 주택 수요자층이 활발한 거래보다는 관망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주에 이어 상승폭이 축소되고 아파트 매매 물건도 전달보다 5000개 이상 늘어나는 등 조정장에 접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와 매수·매도인 간 희망가격 차이 등으로 인해 주택 수요자층이 활발한 거래보다는 관망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회복세를 보이던 주택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섰다. 이같은 분위기는 내년 총선전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추세인데다 매수·매도인 간 희망가격 차이 등으로 인해 거래가 뜸해졌다. 기준금리가 더이상 오르지 않더라도 시중금리는 여전히 상승하고 있고 상승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동이나 러시아의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 디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심리가 얼어붙은 상태다.

또 자재값 상승 등의 여파로 건설사들의 인허가 및 착공이 줄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 아파트, 매물 쌓이고 상승폭 줄고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주에 이어 상승폭이 축소되고 아파트 매매 물건도 전달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의 2023년 11월 1주(11월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매매가격은 0.03% 상승, 전세가격은 0.1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0.05% 상승했지만, 전주(0.07%)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특히 강남구가 29주 만에 보합으로 전환했으며, 강북(-0.01%), 노원(-0.01%)은 하락했다.

경기도(0.05%)도 전주(0.08%)보다 상승 폭이 줄었고, 인천(-0.02%)이 상승세를 멈추고 27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0.04%)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수도권(0.07%→0.04%) 및 서울(0.07%→0.05%)은 상승폭 축소, 지방(0.01%→0.02%)은 상승폭이 확대됐다.

매매 물건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7만9404개로, 지난달의 7만4159개보다 5245개 늘었다. 같은 기간 전세 물건은 3만915개에서 3만4564개로, 월세 물건은 1만8604개에서 2만319개로 각각 증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했다는 것은 조정장 초입을 의미한다"며 "최고 연 7%까지오른 담보대출 금리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중단, 급매물 소진,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금융시장 불안 등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박 위원은 당분간 거래 소강 속 매도자와 매수자 간 힘겨루기가 펼쳐지다가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약세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내년에 하락세 본격화될 것

서울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중개업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고금리에 대출 이자를 버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경매 물건도 줄줄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10월 서울 주택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98.2로 지난달(106.5)보다 8.3포인트 하락했다.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지난 8월(106.4)과 9월(106.5)에는 100을 웃돌며 상승 전망이 더 많았지만 3개월 만에 다시 하락 전망이 더 많아진 것이다.

이 지수는 KB국민은행이 전국 중개업소 6000여 곳을 대상으로 2~3개월 후 집값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100을 밑돌면 2~3개월 뒤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매수 가격과 매도 호가 간의 간격 차이가 발생하고 있고 균형 가격에 의한 계약이 성립되지 않아 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있다"며 "고금리 기조에 세계 취기 신호가 점차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 위축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신영 리얼투데이 PR본부장은 "거래가 뜸해지면서 관망세를 보이는 상황이 내년 총선 전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분양시장도 지역별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분양가 민감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금리가 낮아져야 하는데, 시중은행들이 유동성 비율을 맞추기 위한 수신 경쟁을 하면서 대출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말을 기점으로 수신 경쟁이 잦아들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가 떨어져야 실수요자들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부동산 가격 하락 제한적일 것"…급격한 조정이 아닌 완만한 조정

최근 전셋값 상승세와 내년도 입주 물량의 급격한 감소 등으로 인해 조정 국면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집값이 하락하려면 임대인들이 대거 매물을 내놓아야 하는데 전세가가 4개월 연속으로 올라 그럴 상황이 아니다"라며 "매매를 하락 전환할 만한 요인이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내년에 서울의 입주물량이 적은 편이고,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내년에 조정이 있다고 해도 급격한 조정이 아닌 완만한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이같은 완만한 조정이 짧은 기간이 아니라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도 10여년 만에 최저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부동산R114이 10일 기준 집계한 전국 입주(예정) 물량 통계에 따르면 내년도 서울의 입주 물량은 1만921가구다. 이는 부동산 R114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가장 적었던 해는 2011년의 2만336가구다. 내년도 전망치는 이보다도 절반가량 줄어든 것이다. 올해 입주 물량인 3만2795가구와 비교해도 3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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