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LH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LH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벽식 구조 아파트에서도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번에도 상부에 있는 그대로 보고도 하지않고 몰래 보강공사를 하다 들켰다.

26일 LH 등에 따르면 인천 검단신도시에 짓고 있는 LH의 공공분양 아파트 단지 13개 동 중 4개 동의 외벽 지하층 철근이 동별로 적게는 17%, 많게는 50%까지 누락됐다. 철근이 빠진 지점은 이 아파트 4개동의 지하 벽체 부분 6곳이다.

LH는 철근이 빠진 사실을 올해 6월 감리업체의 감리 과정에서 인지했지만, 입주 예정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보강 공사를 벌였다.

벽식 구조에서 외벽 철근이 누락되면 대형 붕괴사고 위험이 커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벽식 구조인 아파트에선 외벽이 하중을 지지하는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철근 누락은 붕괴와 같은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철근 누락이 발견된 4개 동은 발견 당시 지하층 골조 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LH는 벽 내부에 철근을 더 넣는 것은 어렵게 되자 기존 벽체에 철근이 들어간 콘크리트를 덧대는 ‘증타 보강’ 공법으로 보강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LH는 보강공사 후 별도의 안전점검을 실시해 구조적인 안전성이 확보됐는지를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LH는 철근이 누락된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대해서도 입주민들과 소통 없이 보강공사에 해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더욱이 무량판 구조 91개 단지 전수조사에서 15곳에서 철근 누락을 확인했다고 밝혔는데, 재확인 결과 10곳이 조사 대상에서 누락됐다. 이중 5곳은 철근 누락이 있었음에도 경미하다며 발표에서 뺐다.

LH 부실공사와 도덕적 해이는 파도 파도 끝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지하주차장에 이어 벽식 구조로 지어진 LH 아파트 외벽에서도 철근 누락이 확인되자 정부가 해당 단지를 설계감리한 용역업체가 관여한 다른 LH 현장에 대해 일제점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LH 외벽 철근 누락 긴급점검회의’를 열고 “기본적인 부분에서 이런 실책이 벌어진 것을 국민이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주문했다.

LH 뿐만 아니라 국토부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철근 누락 등 잘못된 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면 일단 긴급회의를 한다. 그리고 나서 전수조사를 하라는 장관의 '엄명'이 떨어진다. 이어 보강공사가 되풀이 되는 식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또다른 부실이 드러날 것이 틀림없다. 이어 사후약방문 처럼 계속되는 다람쥐 쳇바퀴식 대응도 제발 중단됐으면 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8월9일 경기도 화성시 비봉지구 A-3 구역 공공아파트 공사 현장을 찾아 안전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8월9일 경기도 화성시 비봉지구 A-3 구역 공공아파트 공사 현장을 찾아 안전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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