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하면 일본, 일본 하면 애니메이션을 떠올릴 정도로 일본은 애니메이션 강국의 이미지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만화 출판사와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물론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소비층과 충성도 높은 마니아층의 높은 구매력을 통해 성장해 온 '재패니메이션'은 이미 하나의 카테고리로 분류되고 있다.

 

마법천자문 애니메이션(韓KBS&日토에이 합작)
마법천자문 애니메이션(韓KBS&日토에이 합작)

애니메이션을 즐겁게 시청한 후 에피소드 말미에 흐르는 엔딩곡의 스태프 롤을 보다 보면 한국인 스태프들의 이름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작화 실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한국 애니메이터들은 다양한 애니메이션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일본 제작사와 함께 합작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도 한다. 국산 작품인 마법천자문 외에 라라의 스타일기, 카레이도스타, 탑블레이드 등 90년대생이라면 친숙할 이 작품들 모두가 한국과 일본이 함께 만들어낸 애니메이션들이다. 

 

이처럼 출중한 실력을 지닌 애니메이터들이 많은 만큼 국내에서도 다양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들이 등장했지만, 영상등급위원회의 과도한 규제 및 열악한 제작환경 등 거대한 문제에 부딪히며 국산 애니메이션과 한국 작품의 애니화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사그러들고 있었다.

 

네이버 웹툰 원작 '신의 탑' (日텔레콤 애니메이션 필름 애니화)

그러던 중 2020년에 네이버 웹툰의 대표작 중 하나인 '신의 탑'이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국산 작품 애니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애니화에 대한 기대가 없었던 팬들에겐 깜짝 선물과도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직접 움직이는 모습에 감회가 남다르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네이버 웹툰 원작 '갓 오브 하이스쿨' (日MAPPA 애니화, 박성후 작화감독)

 

같은 해에 네이버 웹툰 원작인 '갓 오브 하이스쿨' 또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MAPPA를 통해 영상화돼 원작 팬들의 열렬한 환호는 물론 영어권에서도 뜨거운 반응이 일었다. 일본에서 맹활약 중인 애니메이터 겸 감독 박성후가 직접 감독한 고퀄리티 액션씬은 호평 일색이었다.

 

박성후 감독이 뒤이어 맡게 된 '주술회전'은 많은 원작 팬들을 만족시킨 높은 퀄리티로 제작돼 세계적으로 히트에 성공,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최초로 히트작을 배출한 한국인 감독이라는 선례를 남겼다.

 

카카오페이지 글/웹툰 원작 '나 혼자만 레벨업' (日A-1 픽쳐스 애니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는 국산 웹소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날로 커지는 와중에, 카카오페이지 최대 히트작 '나 혼자만 레벨업'의 애니메이션화 소식으로 SNS가 뜨거웠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 A-1 픽처스가 협업해 제작한 애니메이션은 뜨거운 호평 속에 올해 1월 7일부터 방영되고 있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 양국의 애니메이션 협업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 중국과 영어권에서도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국산 히트작들이 늘어나는 만큼 국내 작품의 IP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및 게임화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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